음.. 보면서 <파프리카>나 <밤은 짧아 이 아가씨야 걸어> 같은 작품 생각났음
만화보단 소설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란 생각도 했고
(공교롭게도 위 두 작품은 소설이 원작임 ㅎㅎ)
뭐 소설로 나오면 어차피 어떤 방법으로든 영상화 했을거고 애니화 하는 과정에서 각색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나올 수 밖에 없을테니
애초에 원작자가 시각화 한게 나은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그렇다기엔 회수되지 않은 것들이 남아 아쉬운게 있는건 사실이라 ㅠ
아무래도 상상이라는게
시각적 이미지화된 만화라는 매체는 이미지화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한정적이게 되거든.
이미지화 해서 보여지는 것 자체가 단점이 되어버리는 그런 느낌.
물론 장면 연출적인 면에서 박스라는 컷에 그려져야 하는 만화라는 틀을 부수려고 했던 작가의 고민이 화면 연출엑서 돋보이지만
소설이라면 애초에 그 한계라는게 없는 상태에서 발현되니까.
그런면에서 아쉬움이 있음 물론 시나리오 상태에서 만화가 된거지만(조각글에서 발전해서 글이 되고 콘티로 옮겨지면서 연출되어 이미 정제되었을 테니까)
사실상 극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은 주제를 보여주기 위한 도구인거지 실제 극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은 아닌거 같음.
작품의 주인공이 극의 흐름을 이끌어 가는게 아니라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자체가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강했달까?
오히려 작 초반에 쇼코와 스이 에피소드는 크게 흥미롭지 않았어. 나한테는 쇼코는 너무나도 민폐 포지션이었거든 스이의 일상에 파고들어서
스이만의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존재.
이후에 스이가 변화하고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나의 공백'이라는 책과 함께 전개되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면서 전환이 되었다고 생각함
그래서 내가 느끼기엔 작품 초입부터 등장하는 인물 두명 (천연 재질의 쇼코, 쇼코가 초능력자라고 말하는 스이)이 중요한게 아니라
소라시로시(空白)이라는 극의 배경무대와
'나의 공백' 이라는 극중 등장 소설과 소설 창작자가 소설가가 되기 위해 소라시로시에 이주해서 자리 잡은 것
그리고 주인공 소녀들이 처음 마주친 공간이자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문제해결이 진행되는 공간인 '사유지' (행인이 쉽게 접근하지 않는 라인이 쳐져 있는 공간이자 사실상 소라시로시의 '공백' 공간임) 의
설정 자체가 포인트고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함.
주요 등장인물은 이 설정을 표현하기위한 도구일뿐
일반적인 만화에서 말하는 주인공과는 다른 역할이라고 느껴졌어.
우리는 원래 살고 있는 삶보다 더 창의적인 발상을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는 것을 작품화 하고 싶었던거 같음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1차적 해석 보다 철학적 접근이 필요한 작품인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