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기도 전에 연재가 시작되고 끝난 만화를 덕질하는
외로운 덕후는 이번에 베르사유의 장미 뮤지컬이 나온다고 해서
너무 기뻐서 연차내고 뮤지컬 보러 갔다가 그 감격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고 허우적대다 이제야 정신을 차렸음
그래서 이 기회에 대놓고 영업 좀 해 볼라고
그럼 시작해 볼게!!
가끔 더쿠에도 아니, 쟤가 여자였어?라는 글이나
아니, 재가 여자였어?라는 댓글이 달려서 세대차이 느끼게 하는
남장여자 캐릭터의 독보적인 존재인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
바로 베르사유의 장미의 주인공이야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주인 공 중 한명이라고 하는게 맞긴 함
원작자인 이케다 리요코 여사는 위의 세명
오스칼, 마리 앙투와네트, 페르젠 백작
이 세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니까
그래서 원작 만화를 보면 위의 세명이 당시 유럽의 강대국인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웨덴에서 태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프랑스 대혁명이 시작하고 나서 오스칼이
대혁명이 진행되면서 마리가
그리고 최후에 페르젠이 죽으면서 이야기가 끝나는 구성임
하지만 아무리 창작자라고 해도 자기 작품이 자기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 경우가 있지...
원래 오스칼의 하인이자 놀이친구로 자르제가에 들어와 살던
오스칼 유모의 손자인 앙드레 그랑디에
이 친구가 만화 연재 후반부에 인기가 치솟으면서
주인공인 오스칼의 상대역 자리를 차지하게 됨
사실 이케다 여사는 오스칼보다는 마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었던 것 같아
하지만 오스칼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잘 만든 나머지
사실상 베르사유의 장미의 주인공은 오스칼+남주인공은 앙드레
이렇게 되어 버리고 말았음
그래서 원작인 만화와 나중에 제작된 애니를 볼 때 느낌이 다른데
연재가 모두 끝나고 제작된 애니는 확실하게
오스칼을 주인공으로 두고 전개가 진행 됨
특히 애니 감독이 바뀐 19화 이후부터는 더더욱
오스칼의 고뇌와 성장이 눈에 띄게 드러남
(베르는 원작과 애니가 상당히 다른 부분이 많이 있는데
이건 기회가 되면 나중에 따로....)
일단 지금은 주인공인 오스칼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게
오스칼은 대대로 프랑스에서 장군직을 유지해 온
유서깊은 백작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나
위로 이미 여러명의 언니들이 있어 이번에야말로 아들을 기대하던
오스칼의 아버지 자르제 장군은 또 다시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해
이미 백작부인은 나이가 있고 몸이 약해 더 이상 자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
이번에야말로 아들을 낳아 후계자로 삼아야 했는데 또 딸이 태어난거지
결국 자르제 장군은 이 막내딸에게 오스칼이라는 남자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의 아들로 키워 최고의 군인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게 됨
이때가 1755년, 같은 해 오스트리아에서는
오스트리아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와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란츠 1세 사이에서
똑같이 막내딸로 훗날 프랑스 왕비가 되는 마리 앙투와네트가 태어났고
같은 해 스웨덴에서는 막대한 재산과 권력을 자랑하는
페르젠 가문의 후계자로 한스 악셀 폰 페르젠이 태어났음
(생일 순으로 보면 오스칼이 젤 마지막임)
어쨌든 여자로 태어나자마자 남자로 자라나게 된 오스칼은
아버지의 소원대로 뛰어난 검술 실력을 가진 14살 소녀로 자라게 됨
그리고 오스칼과 마리가 14살이 되던 해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동맹을 위해
마리 앙투와네트는 훗날의 루이 16세가 되는 도팽(황태자)과 결혼하기 위해
오스트리아를 떠나서 프랑스로 오게 되고
루이 15세는 황태자비가 될 마리를 경호하기 위한 근위대장을 뽑는데....
얘(제로델)랑 검술시합을 해서 이기는 사람이 근위대장 하기로 함
뭐...당연히 오스칼이 이기지
하지만 문제는 정식 시합에서 이긴게 아니라
시합장에 가는 도중 길목에서 제로델을 기다리고 있다가
비공식 결투를 해서 이겨 버렸던 거
사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남자로 자라온 오스칼은
실제로는 여자이기에 더더욱 '남자다운 삶'을 원했던 인물이야
천부적인 재능이건 오스칼의 피나는 노력이건 간에
실력도 여느 남자들 못지 않다는 자부심도 있어
하지만 그런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외국에서 온 여자'를 지키는 일
그것도 여자니까 여자를 지키는 일에 더 적합하다는 이유로
내정된 거나 다름없는 일이라는게 싫었던 거야
하지만 검술시합에 안 나가면 실력이 부족해서
도망쳤다는 말을 듣게 될 테니 그건 또 싫은거지 ㅋ
그래서 시합장으로 가는 상대방을 중간에서 가로채서
결투해서 한방에 이겨버리고 끝냄 ㅋㅋ
시합장에서는 루이 15세를 비롯한 수많은 귀족들이
오스칼이 오시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오스칼은 나타나지 않고
비공식 결투를 치룬 사실이 알려지면서 루이 15세도 화를 내고..
오스칼은 그대로 군인으로서의 인생은 끝날 위기에 놓였는데
그런 오스칼을.....
얘가 구해 줌
사실 얘는 가만히 있었음 자연스럽게 본인이 근위대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루이 15세에게 가서
근위대장을 맡을 만한 사람은 오스칼밖에 없다고 얘기함
그래서 오스칼은 용서를 받고 근위대장으로 임명이 되어 버리고
스스로 오스칼의 부관이 되어 군에 입대함
(그렇게 오스칼한테 코 꿰여서 인생 말아드심......)
이 친구의 이름은 빅토르 클레망 드 제로델
초반에는 등장이 미미하나 후반에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투하하는 바람에 오스칼도 정줄 놓게 만들고
독자도 정줄 놓고 "제로델!!"을 외치게 만드는 인물임 ㅋ
여튼 오스칼은 그렇게 근위대장으로 임명을 받는데...
사춘기 오스칼의 반항은 끝나지 않았음
응, 얘 지금 14살임....
결국 오스칼을 설득해서 군복을 입도록 설득하라는
명령을 자르제 장군에게 받은 앙드레
하지만 앙드레는 오스칼을 설득하지 않아
누구보다 오스칼의 생각을 잘 아는 앙드레는
오스칼이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알고
심지어 아주 깊은 내면 속에는 지금 군복을 입으면
영원히 여자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있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음
앙드레는 오스칼을 설득하지 않았고
오스칼은 결심을 해
스스로의 선택으로 군복을 입고 군인의 길을 가게 됨
여자로 태어났지만 태어나는 순간부터 본인의 성별을 거부당하고
남자로 자라온 오스칼은 이때 스스로 남자로 살아가기로 결정을 해
오스칼은 군인으로서 자신의 일을 훌륭하게 수행해 내
타고난 배경도 좋고 본인이 실력도 뛰어나고
자신이 호위를 맡은 마리 앙투와네트의 깊은 신뢰도 얻고
그 어떤 것도 오스칼의 앞날에 걸림돌이 될만한 것은
없어 보였지...없어 보였지...없어...보였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끊어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