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복잡하지ㅋㅋㅋㅋ 표로 정리해봤는데
[자아성찰의 시작: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ㅡ 시작하는 정국, 선택하는 윤기
화양연화의 인트로가 윤기였고, 럽유얼셆 기 인트로가 정국인건 둘 모두 시작하는 존재이기 때문인것같아. 나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하는 존재들.
하지만 아직 너무나 무지해. 어디로 가야할지를 몰라.
윙스에서 윤기에게 자동차가 달려오고 길이 아래위로 생기잖아. 그 차는 정국이를 치는 차일 것 같고, 자아에 대한 탐색의 계기가 되는 우연한 사고를 의미하는 것 같아. 정국이는 시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계속 교통사고를 당하는 거지. 지금 어떤 상태에 놓여있더라도 자아성찰의 계기는 갑작스레 찾아와 버리니까. 그렇게 시작된 자아, 출발하는 윤기에게는 너무나 다른 길이 놓이고, 어디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워 할 뿐이지.
화양연화의 윤기와 정국이는 서로를 구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비슷한 존재들이고 방향성이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진짜 성장을 이뤄내지는 못해. 정국이는 아직 오멜라스에 남겨진 아이야.
[자아의 타자화: 나를 남과 동일시한다] ㅡ 보여주는 호석, 감춰지는 지민
그 방향을 (her, here)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것이 승. 하지만 이건 거짓된 방향인데, 왜냐면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이 없이 엄마처럼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나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좋은 모습만 포장해서 거짓된 자아만 보여주기 때문이야. 양철나무꾼처럼, 여행의 계기가 되는 사랑이지만 나중에는 이게 진정한 사랑의 방식은 아니었단 걸 깨닫게 되는 그런 사랑.
여기서 사랑을 '나'에 대한 사랑으로 본다면, her는 3인칭이잖아? 아직 I, 1인칭으로 날 사랑하지 못한다는 의미지.
(* 추가) 지민이와 호석이도 그렇게 연결되는 존재들. 하이라이트 릴에서 지민이는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그저 바라볼 뿐이고,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못해. 외면을 의미하는 호석이가 여자아이와 즐겁게 지내고 있지만, 진짜 자신을 숨기고 있기 때문에, 내면을 의미하는 지민이는 상처입는 거지. 계속해서 병원에 있는 지민이는, 사실은 나 자신을 드러내고 마음껏 울고 소리지르고 싶어하는 상처입은 내면의 자아일 것 같아.
[자아의 발견: 나만의 방식이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은 나 혼자만 존재하지 않는다] ㅡ 도움을 청하는 태형, 손을 내미는 남준
그러나 어떤 전환점에서 나의 거짓된 자아 사랑이 깨지게 돼. 태형이처럼 나의 주변 상황을 파괴적으로 깨뜨리기도 하고, 남준이처럼 자신에 대해 고뇌하고.
여기서 더 발전적인 부분은, 그렇게 나뿐만이 아닌 주변에 대해서 점차 인지하게 된다는 점이야. 태형이가 계속 '전화하고, 대화를 요구하는' 부분에서 그게 드러나는 것 같아. 혼자 속으로 삭이는 게 아니라 밖으로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하는 거야. 그리고 동시에 남준이처럼 내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었는지 인지하게 되는 거지. 도움만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그들을 도울 수 있지는 않을까 손을 내밀어보기도 하는.
데미안으로 보자면, 에바부인과 만나서 대화를 통해 '나를 찾는 과정이 자아 그 자체구나'라고 알게되는 것.
그 과정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들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 가는 것.
[자아의 확립: 나는 나 자신이다]
그리고 결, 갇혀있던 틀을 깨고, 자아를 찾는 과정, 마음에 들지 않던 나, 불행한 과거, 바꿀수 없는 상황, 내 주변의 사람들, 이런 걸 전부 받아들이고 그냥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게 되는 것이 석진이의 과정. 석진이는 위의 세 단계를 전부 거치는 자아 그 자체, 데미안이자 방탄이고, 여행을 하는 도로시이자 여행의 목적인 마법사 오즈이기도 한 것 같아.
(* 추가)
-> 사실 계속 타임리프를 하는 석진이의 처음의 목표는 '모두의 해피엔딩=처음의 행복하던 상태 그대로 있기'야. 그냥 행복한 유년의 상태로, 윤기와 정국이처럼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로. 나 자신만 아는 상태로 있는 것.
하지만 아무리 시간을 돌려도 계속 균열이 생겨. '시작, 순수, 무지'를 의미하는 정국이는 자꾸 사고를 당해. 변화를 의미하는 태형이는 자꾸 다른 선택을 하려고, 성장하려고 바다로 뛰어내리지. 옛날 그대로 나 자신에 갇혀서 살고 싶은데, 자꾸 외부의 어려움과 성장통에 부딪히고 마는 거야. 이걸 외면하는 건 곧, 행복한 오멜라스의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 나 자신이 마음이 편안하기 위해 지하실의 아이 정국이를 외면하는 것과 같아. 해결해야 할 새로운 시작이 저기 있는데도 그걸 알지 못하고 내 안에 갇혀서 돌고만 있는거지.
-> 그렇지만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자 자아를 찾는 과정은 변화하기 시작해. 잊혀진 기차역의 태형이는 혹시나 기차가 오지는 않을까 소리를 듣고, 설국열차 안에서 남들을 찾으려는 존재인 남준이는 달리기 시작하지. 그로 인해 처음엔 가만히 앉아있던 정국이가, 옷더미에 앉아 기다리기만 하던 윤기가, 기차 밖에서 자신을 보여주기만 하던 호석이가, 모두가 다함께 달리게 되잖아. 그리고 그 순간 "새로운 선로"를 달리는 기차를 찾게 되는 거.
오즈의 마법사는 사실 평범한 인간이었고 자기가 마법사인 것처럼 포장하고 지내던 사람이었지. 석진이도 오즈처럼 자아를 부풀려 보기도 하고, 숨어보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했지만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어. 결국 나는 나임을 인정할때 도로시가 되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집으로 간다, 집에 온것같다'는 표현은 데미안에서도, 도로시도 계속 이야기하는 것인데, '진짜 나를 찾는다'로 해석하면 될 것 같아. 그리고 도로시의 여행의 목적은 뭘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어. 도로시의 목적은 그냥 집으로 가는 그 자체였잖아.
여기까지 B/U를 자아를 찾는 과정에 기초해서 분석했다면,
운명을 받아들이는 관점에서는 어떻게 해석되는 지 두번째 글을 통해 보려고 해.
두번째 글 링크: http://theqoo.net/706235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