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역+오역+어색함+두루뭉술 주의 ※
<다메다메> 프로듀서/연출 오오타입니다.
이 공간에, 그리고 트위터에도 늘 많은 댓글을 남겨주셔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읽어 주시니 굉장히 기쁩니다만, 매주 꼬박꼬박 갱신한다는 것은 조금 부담이 됩니다.
소부에라고 하는 여자 후배 P도 일지를 쓰도록 부탁받은 거 같은데,
그녀는 고양이처럼 내키는대로 한 달에 한 번 이하의 빈도로 쓰고 있습니다.
같은 부탁을 받아 하고 있는데 어째서 이렇게나 다를까요…….
이것이 성격 차이라는 걸까요.
오늘밤은 제5화.
오늘로서 드디어 드라마도 반환점입니다.
5화는 뭘 쓸까 하고 대본을 휘리릭 다시 읽으면서,
당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되새기다가 문득 떠오른 말은 '어려웠다'였습니다.
그럼 무엇이 '어려웠'는지 설명드릴게요.
● 아리카와 캐스팅이 '어려웠던' 문제
드라마에서 이렇게까지 곤욕을 치르는 아리카와에 대해서입니다.
이 아리카와 캐스팅이 너무 어려웠어요.
그도 그럴 것이 아리카와는 3화 마지막에 고백도 하지 않았는데 카사이에게 차이고 맙니다.
상당히 비참하죠.
<다메다메>는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만 등장합니다.
유일한 예외는 다이코쿠도 야가미 부장이지만, 야가미가 얽혀있는 것은 서브 스토리입니다.
(개인적으로 야가미는 대기업병을 앓고 있을 뿐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업계에는 비교적 종종 있는 타입이거든요...웃음)
메인 스토리라인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들 착한 사람들이에요.
그건 애초부터 마치다 군과도 이야기했던 것이었습니다.
뻔한 악역이 있으면 이야기는 다이나믹해지지만, 그런 건 이번에는 하지 말죠, 라고.
뻔한 악역이라는 것은 부인에게서 남편을 빼앗는 소악마나, 사장에게서 회사를 빼앗는 야심가 부하같은 것을 말합니다.
그런 가운데 아리카와는 메인 스토리에 얽혀있는 인물이지만 카사이에게 일방적으로 차이고 맙니다.
사건만 놓고 보면 카사이는 못된 여자가 될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카사이가 아리카와와 좀 더 진지하게 연애하면 될까…그것도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아리카와 군은 해맑게 차이는 역할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캐스트가 중요해졌습니다. 누가 연기할 것인가.
사랑받는 사람입니다. 웃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사람,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에요
핸섬한 사람이 하기엔 어려운 역할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웃기기만 한 남자도 어렵습니다.
이 느낌, 여러분도 감이 오지 않으세요...?
개로 비유하자면, 시바견은 너무 잘생겨서 불쌍하고, 불독은 너무 못생귀염이라서 그 또한 불쌍합니다.
하지만 치와와 정도의 비주얼이라면 딱 좋아요. 왜냐하면 치와와는 개성있게 귀여우니까 차이더라도 분명 금방 다음 사랑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요...
죄송합니다. 개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서... 감이 안 잡히신다면 죄송합니다...
그래도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대강은 이해하셨죠?
자, 그래서 떠오른 사람이 마에하라 미즈키 군입니다.
눈은 땡그랗고 일본인 답지 않게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입니다.
하지만 말걸기 어려운 미남이라기보다는 약간 푸근해서 그런지 친근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저는 타마다 기획이라는 극단을 좋아해서 자주 작품을 보러 다니는데 마에하라 군은 타마다 기획의 레귤러(?) 멤버 중 한 명입니다.
참고로 타마다 군이 각본과 감독을 맡은 <그날들의 이야기>라고 하는 영화에서 선배가 동정임을 알게 된 순간에 태도를 바꾸는 후배 역을 훌륭하게 연기하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3화에서 마에하라 군이 연기하는 아리카와는 카사이에게 차이고 난 뒤에 바로 '기다려라, 다음 사랑!' 하며 해맑게 뛰어갑니다.
그 장면에 슬픔은 있었지만 비굴함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것이 아리카와 캐릭터로서는 베스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리카와 군, 제5화에서는 사진으로 등장합니다.
꽤 다뤄져요. 앞으로도 나오고, 사랑받는 캐릭터예요.
마에하라 미즈키 군, <다메다메> 말고도 주목해봐주세요.
● 방식이 '어려웠다', 마타이치의 대사
그 다음 '어려웠다'는 카츠요의 시골 농가 친구인 마타이치의 대사입니다.
단지 저희는 이것을 신경쓰지 않았고, 눈치챈 것은 마치다 군 뿐이었습니다.
일단 마타이치의 캐릭터를 먼저 설명할게요.
마타이치는 카츠요의 농가 친구이고, 나이는 카츠요보다 약간 위인 70대 초반 정도입니다.
군마현에서 농가를 꾸리고 있고, 아마 지금까지의 인생도 거의 군마에서 보냈을 거예요.
지금도 매일 농사일을 하는 건강하고 부지런하고 밝은 성격입니다.
다만, 한편으론 교류하며 지내는 커뮤니티가 좁고, 가치관이 좀 낡아빠져서 일상적인 인사로 악의 없이 음담패설을 섞는 타입입니다.
오늘날의 젠더론과는 무관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 마타이치가 시골로 내려온 여성에게 할 법한 대사라고 하면...
"애인은 생겼어?" "결혼했어?" "그러다 때 놓쳐" "애는 없고?"
등등, 요즘 같은 시대에 회사에서 말하면 한방에 아웃될만한 것들의 총출동입니다.
그런 하라스먼트 발언은 젊은 남성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일은 좀 어때?" "장가를 가야 어른이 되는 거야" "시골에 내려가서 뒤를 이어라."
라던지...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그런 성격의 마타이치가 오랜만에 만난 카츠요의 손자인 타마치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저희가 생각하고 쓴 대사가 이겁니다. 참고로 이건 무산됐습니다.
음담패설이기 때문에 불쾌하게 느끼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어요.
음담패설이 거북하신 분들은 건너뛰어주세요.
*빨간 네모 안 |
마타이치: 오! 곤타냐! 많이 컸네! 거기도 커졌냐?!
여러분들은 이 대사를 읽고 생각하셨나요?
70 넘은 할아버지가 오랜만에 만난 25세 남성에게 하는 대사로 적합할까요?
솔직히 할 법한 대사이긴 해요.
그것이 저희가 내린 결론으로, 저희는 이 대사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마치다 군이 말했습니다.
"이 음담패설은 꼭 필요한 걸까요? 여기서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마타이치가 옛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인간이라는 점인데, 그렇다고 해서 음담패설을 좋아한다는 것을 내세울 필요는 없잖아요?"
그렇네요...!
"이 말을 듣고 불쾌하게 여기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 굳이 음담패설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요?"
……확실히, 그렇다.
이번 회차는 감독 3명, 작가 2명, 모두 남성입니다.
아무래도 그런 배려가 부족했습니다.
이 장면을 본 100명 가운데 99명은 그저 할아버지의 농담이겠지, 하고 개의치 않더라도 나머지 1명은 신경 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이 장면의 대사를 바꿨습니다.
어떻게 바꿨는지는 본방을 기대해 주세요.
그런데 마치다 군도 남성이고, LDH라는 체육계(?) 집단에 있고, 본인도 체육계 출신임에도 매우 세심합니다. 여성의 시점을 가진 사람입니다.
저는 남중남고에서 야구부 활동, 게다가 남자 4형제로 자랐기 때문에 그것을 핑계삼아 여성 시점의 결여에 관해서는 '어쩔 수 없지…' 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만, 환경이 아닌 개인의 평상시 마음가짐임을 배웠습니다.
● 각본 작업이 '어려웠다', 빠지기 쉬운 실수
이어지는 '어려웠다'는 각본 작업에서 제가 빠지기 쉬운 실수에 대해서입니다.
이것도 저희는 신경쓰지 못했고, 눈치챈 것은 마치다 군이었습니다.
타마치(내면은 카츠요)는 나카노 군에게 어렴풋이 연정을 품고 있습니다.
제5화에서 타마치(내면은 카츠요)가 나카노와 함께 귀성하면서 그 연정이 가속됩니다.
총8화인 구성을 생각해보면, 뭔가 일으키고 싶어지는 지점입니다.
참고로 각 화의 초반 5~10분 사이에 일어난 일을 쓰겠습니다.
#1 타마치 등장 / 암흑에 떨어지기까지.
#2 세미나에 타마치(카츠요)가 간다. 카츠요 옳은 말 대잔치.
#3 카사이 등장 - 곤타를 향한 올곧은 마음
#4 나카노 등장 - 곤타에 대한 존경, 재회. 겐타에 대한 존경, 재회입니다.
그렇습니다.
우선 1화부터 4화까지는 주요 캐릭터 4인을 1화씩 소개했습니다. 이것은 큰 이벤트예요.
그렇다면 제5화도 조금 큰 이벤트로 들어가고 싶어져서 저희가 생각한 것이 귀성 & 가속되는 연정이었습니다.
이야기의 그루브감으로 말하자면 나쁘지 않아요.
주요 캐릭터 4인도 이미 나왔겠다, 타마치와 카츠요의 체인지도 눈에 익었겠다, 슬슬 그 다음 전개를 원하는 거죠...
'그래, 시골로 돌아가자. 그러면 타마치와 나카노의 거리도 좁혀져서 코미디 느낌이 강해질거야.' 틀리진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저희가 빠진 함정'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그것은 '가속되는 연정'에만 정신이 팔려 각본을 만들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현저하게 드러나버린 장면입니다.
드라마 스토리 복습입니다만, 제4화에서 나카노가 타마치(카츠요)에게 함께 사업해보자며 권유했죠.
오늘밤 방송되는 제5화에서 그 이야기를 카츠요(타마치)에게 보고합니다. 참고로 지금부터 보여드리는 것은 무산된 대본입니다.
*빨간 네모 안 |
카츠요(타마치): 아니아니, 아이돌은 어쩌고?
타마치(카츠요): 어쩔 수 없지! 좀 더 설레는 일이 생겼으니까!
카츠요는 '어쩔 수 없지!'라며 아이돌에 대한 꿈을 포기합니다.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카츠요(타마치)는 연정을 품고 있는 나카노와 함께 사업을 하는 것으로 머리 속이 꽉 차 있기 때문이니까요.
아이돌 따위의 꿈보다도 나카노와의 시간을 소중히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라고 저희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마치다 군이 냉정한 의견을 말했습니다.
"나카노를 향한 카츠요의 애정선을 너무 강하게 해버리면, 나카노가 타마치(카츠요)를 존경하기 어렵게 되지 않을까요?"
…흠흠, 그렇네요.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카츠요가 연정으로 들뜨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카츠요다움은 드러내주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스스로의 꿈을 향한 카츠요의 올곧은 자세가 타마치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렇네요, 이해했습니다. 확실히 그렇습니다.
저희는 타마치(내면은 카츠요)의 애정선을 강하게 하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냉정하게 생각할 때, 마치다 군이 말한 것은 지당합니다.
저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출신인데다 코미디 드라마를 좋아해서 그만 '재미있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것이 나쁜 방향으로 나와버렸는데, 그점을 마치다 군이 지적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카츠요의 파워풀함을 보여주면서 나카노에 대한 연정도 보여줄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여기도 대사를 바꿨습니다.
어떻게 바꿨는지는 본방에서 확인해주세요!
● 인력 수급이 '어려웠다'
다음은 '인력 수급'인데요.
그 전에... 자, 문제 나갑니다. 이 사진에 틀린 부분이 하나 있어요.
아시겠나요...?
자, 알아내셨나요...?
이것은 <다메다메> 심화 퀴즈 중급자 레벨쯤 될까요...
정답은... 문패에 적힌 카츠요의 성이 틀려서 '타마치 카츠요'라고 되어있다...였습니다.
카츠요의 집은 일본의 시골이기 때문에 남편의 성을 따르는 것이 아직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가정입니다. 타마치 곤타는 카츠요의 딸인 나오코의 아들이기 때문에 나오코의 남편쪽 성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카츠요의 성은 '타마치'가 아니겠죠...
이거... 촬영 끝나고 알았어요...
그렇다면 왜 이것이 '인력 수급'이 '어려웠다'와 관련있는가 하면, 즉 일손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이제는 촬영이 끝났으니 말할 수 있지만, 미술팀이 압도적으로 일손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지금 드라마 현장은 일손이 부족합니다.
최근 몇년 사이 일본 드라마 수가 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지상파 드라마도 늘었고, OTT 업체의 오리지널 드라마도 늘었습니다.
게다가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거대자본의 OTT 업체는 예산도 막대합니다.
즉 참여하는 스태프 수도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죠. 작품 수도 늘어, 예산도 늘어 어쨌든 어느 부서든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아니, 써놓고 보니 네 번이나 '일손 부족'이라고 썼네요.
뭐 그만큼 일손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만약 드라마 업계에 관심있는 분이 계신다면 부디 소개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편집 단계에서 고쳐 본방에서는 '오치아이 카츠요'로 나갑니다.
그런데 자~알 보면 '오치아이'와 '카츠요' 글씨체가 다르네요...
● 하지만 촬영현장은 '힘들지 않았다'
'어려웠다, 힘들었다' 라고만 말하니 푸념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현장은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이것은 카츠요 집 거실에 있는 오코타 코타츠.
배우분들 모두 대기시간에도 코타츠에서 기다려주셨습니다.
일단 옆집을 대기공간으로 준비해뒀지만,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이곳에서 대기해주셨습니다.
만일 대기공간으로 돌아가있으면 매번 부르러 가게 됩니다.
저희는 당연히 스탠바이 상태에서 배우 분들을 부르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기다립니다.
매번 대기공간으로 부르러 간다고 치면 3분 기다려요.
그것이 하루에 열 번이라면 30분. 스무 번이라면 60분, 촬영에 시간이 걸리겠죠.
촬영시간이 타이트하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 배우분들은 이런 식으로 코타츠에서 기다려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촬영현장은 '힘들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럼 오늘밤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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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여기 https://community.tv-tokyo.co.jp/view/post/0/106782 (무료 회원가입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