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문화초대석 오늘은 귀한 배우 한 분을 모셨습니다. 좀처럼 이런 자리에는 잘 나오지 않는 분인데요. 배우 신하균씨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A. 네 안녕하세요.
Q. 사실은 저희가 먼저 제안을 드렸지만 응하지 않으실 거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인터뷰를 워낙에 안하시다 보니까. 응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A. 괴물이라는 드라마를 너무 많이 사랑해 주셨는데 제가 인사를 못드린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빌어서 인사를 드리고 싶고 궁금한 것들에 대해서 좀 말씀을 드리고 싶고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Q. 이동식이라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선인지 악인지 굉장히 헷갈렸거든요. 그런 인물 연기하시면서 굉장히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하셨어요?
A.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이동식이 어떤 인물인지 다 아실텐데, 선인지 악인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구요. 대본을 읽고서 이 드라마가 잘 만들어진다면 두 번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 볼 때와 다시 볼 때 다른 느낌을 주고자 하는 바램이 있었고, (그걸 위해서)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그런 고민을 했던 거 같고. 이동식이 가지고 있는, 그 밑바닥에 깔려 있는 고통이나 슬픔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장르가 주는 재미를 충분히 보여줘야 되겠다. 그 두가지를 같이 가지고 가야되겠다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Q. 괴물 같은 경우에는 신하균씨 눈을 클로즈업 하는 장면이 많았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요. 이렇게 많이 클로즈업 하는 경우가 없지 않나요?
A. 클로즈업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가
Q. 눈에 핏줄이 많이 서 있는 걸 보고, 네티즌 분들이 '실핏줄도 연기를 하는 거 같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실제로는 어떻게 하신거에요?
A. 그냥 뭐.... 피곤했나? 그냥 대본에 있는 대로 하다 보니.. 제가 눈이 잘 충혈이 돼요 실제로도. 그리고 그 세트가 워낙 먼지도 많고 그래서. 건조하고 그랬습니다.
Q. 죄송합니다. 저희 회사의 잘못인 거 같아서(ㅋㅋㅋ) 감히 우리 신하균 배우님에게 먼지가 쌓인 세트장을...
A. 아니 그건 아니고, 물을 좀 많이 마셨어야 되는데... 농담입니다.
Q. 지금은 되게 아예 없으셔가지고
A. 물을, 오늘은 물을... 엄청 많이... (물병 들어서 보여줌)
Q. 괴물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호평받고 사랑받을 거라고 예상을 하셨어요?
A. 아뇨 못했죠. 예상은 못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 전달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많은 분들이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만 가지고 했구요.
Q. 어떤 이야기를 가장 전달하고 싶으셨어요?
A. 아무래도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우리가 놓치고 가는 것들에 대한 부분들? 그런것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끔 만드는, 그런 이야기인 것 같구요. 사실 장르가 스릴러이기 때문에 장르가 주는 재미도 분명히 보는 분들에게 드려야 되겠지만, 우리가 살면서 돌아보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야기를 주로 하는 것 같아요.
Q. 어떤...
A. 실종자들에 대한 이야기. 저도 이 작품을 하면서 알게 됐는데 성인 실종자들이 실종이 되었을 때 단순 가출로 처리가 되고 이런 것들을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어떻게 보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아주 다양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Q. 저희가 지난주부터 하고 있는게 실종자에요. 장기실종아동. 잃어버린지 30년 40년 된 사람들 얘긴데, 보면 이동식 경사가 처음에 처했던 상황과 (물론 거기는 여동생이 성인이거나 많이 컸던 상황이지만, 아동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얘기를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A. 제가 맡은 동식의 입장이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런 부분(이 큰 것 같고).... 또 항상 이런 스릴러 물에서는 '범인이 누군가', 범인에 중심이 많이 가 있고 사건에 중심이 많이 가있는데, 우리 드라마는 피해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참 좋았던 거 같고... 우리가 놓치고 가는 것들이 그런 부분인 것 같아요.
Q. 맞아요. 사실 범죄의 피해자 같은 경우에는 그 불행이 영원히 사라지지는 않는 거잖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좀 줄어들수는 있어도... 하지만 죽을때까지 거머리처럼 매달려 있는 듯한 느낌을 저도 사회부 기자로서 취재하면서 느꼈는데, 이동식 경사를 보면서 그런 느낌을 정말 많이 받았었거든요. 깜짝 놀랐어요. 말씀을 너무 잘해주시는데요?
A. 제가 좀 횡설수설 하는 거 같은데...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Q. 아니에요. 너무 잘해주시고 너무 진솔하게 얘기해 주셔가지고...
A. 그럼 뭐... 여기서 끝?
Q. 아니 이제 시작입니다... 갈길이 많이 남아있어서
A. 아 네네... (멋쩍은 웃음)
Q. 신하균씨 데뷔했을 때가 딱 여진구씨 나이라고 하던데 보시면서 옛날 나의 젊었을 때 시절의 그런 것도 생각나시지 않았나 싶어가지구요.
A. 사실 많이 놀랐어요, 너무 잘해서. 제가 그 나이때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 본인의 스타일을 가지고 아주 유연하게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는 부분도 너무 좋았고. 항상 한주원의 모습으로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저도 집중을 더 할 수 있었고 그랬습니다.
Q. 다른 배우님분들은 천호진 배우님 말고 그 전에 호흡을 맞춰보신 적이 거의 없으시죠?
A. 네, 그렇죠. 거의 다 처음 보는 배우들이었고... 하지만 연극을 하시면서 내공을 쌓아오셨던 분들이라 현장에서 첫 촬영부터 워낙 합이 잘 맞았고, 정말 만양이라는 곳에 살았던 분들인 것처럼 연기가 자연스럽게 잘 나온 것 같아요.
Q. 만양이라는 지역안에서 가족이 아니어도 끈끈하게 지내고 있는 것들을 보면서 예전에는 저랬던 거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더라구요. 요즘 도시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지내지 않잖아요. 찍으시면서 좀 재밌으셨을것 같아요.
A. 다같이 나오는 장면이 정말 좋았어요. 기다려지고. 워낙 혼자 있거나, 한주원을 만나면 눈을 부라리면서... 그런 격앙된 감정으로 촬영을 했어야 되기 때문에 조금 쉬어갈 수 있고. 다같이 모여있으면 마치 예전에 연극할 때의 느낌을 받기도했고. 그렇게 재미나게 촬영을 했던 거 같아요.
Q. 심나연 피디님은 1화 엔딩씬, 신하균씨가 웃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으시더라구요. 혹시 직접 명장면을 꼽으신다면 어떤 장면을 꼽고 싶으세요?
A. 좋은 장면이 참 많은데 저는 뭘 먹는 장면이 좋더라구요. 식사하는 장면이 꽤 많이 나와요. 정육점 원형 테이블에서 다같이 삼겹살 구워먹고, 김치찌개 먹는 장면도 좋고, 그리고 뭐... 아까 그 설렁탕. 한주원과 설렁탕 먹고 복국 먹고, 생선국수 먹고 이런 장면도 좋고. 굉장히 일상적이고 우리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이고 그래서 공감도 더 되는거 같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스릴러라는 장르가 조금 더 땅에 발을 붙일 수 있게 만드는 그런... 그런 씬들이 모여서 나갔던 거 같고. 제 캐릭터가 워낙 계속 깔려있는 아픔들이 있었기 때문에 쉬어갈 공간이나 씬들이 그런곳에서 있었던 거 같구요. 그런 장면을 좋아하고... 기억에 남는 대사는 마지막에 제가 하는 대사가 있어요.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똥 잘 싸고. 이 대사가 사실 글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연기를 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울컥했거든요. '그러면 되는데... 우리 사는게 뭐 있나' 그런 생각도 들고. 제가 주원이한테 했지만,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좀 목이 메이네요.
Q. 다른인터뷰 기사 보니까(거기서도 기자가 '단답형 인터뷰를 워낙 하셔서 걱정했다'는 말을 해서 얘기 하셨던 것 같은데) 요즘 호르몬 때문에 말이 많아졌다 이런 얘기를 하셨더라구요.
A. 네 예전보다는 확실히 많아진 것 같아요. 정리가 잘 안되어서 그렇지. 어릴때부터 말 잘하는 분들이 굉장히 부러웠었거든요. 제가 이 일을 하는게, 저같이 말주변이 없어도 이야기 안에서 연기를 함으로써 뭔가를 전달하고 그걸 통해서 소통할 수 있다는게 너무 좋거든요. 인터뷰는 잘 못하지만 작품을 통해서, 이야기를 통해서, 계속해서 소통해 나가고 싶고 그렇습니다.
Q. 마무리 멘트처럼 해주셨지만 몇 가지만 더 여쭤보고 가겠습니다.
A. 네... 꽤 기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Q. 연기를 하신지 이제 20년 넘으셨죠?
A. 음... 더 된 것 같은데요. (23년?) 네네. 꽤 됐네요. 과거를 잘 생각을 안하는 편이라.
Q. 왜 과거를 잘 생각 안하시는 편이세요?
A. 그냥 제 가치관이 그런 것 같아요. 그냥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에 다가오지도 않을 건데 불안해하지도 말며, 그냥 현실에 충실하자. 그겁니다. 지금 잘 살면 되는거죠.
Q. 슈퍼앞에서 우셨을 때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이동식 경사가 본인이 놓고 한주원 경위를 덫처럼 데리고 간 거잖아요? 그런데 그 장면에서 울기까지 하는 건 이동식 경사가 너무 프로페셔널하다고 느껴지지 않을까.
A. 그래서 대본에 그렇게 쓰여있었는데 감독님하고 상의를 했죠. 사실 이동식은 연기자가 아닌데,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을 했고, 현장에서 일단 한 번 가보자! 제가 글로 읽은거랑 현장에서는 또 다를 수 있으니까. 근데 현장에서 그런 감정이 또 생기더라구요. 사실 그전 상황이 바로 전날에 손가락 발견하고, 범인도 알게 되었고, 그리고 집에 와서 정신없이 있다가 그때 손가락을 갖다 놓고, 정신없이 정육점에 갖다가 온 상황이고, 잠 한숨도 못자고 굉장히 바쁘게 하루가 지나갔고. 다음날 한주원을 보고 조금 이성을 차리고, 작전을 시작을 하려고 하는 상탠데. 다시 그 손가락을 봤을 때 여러가지 감정이 있었을 거 같아요. 미안한 감정도 있을거고, 슬프기도 하고. 저도 모르게 왈칵 울음이 나오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촬영을 했고, 다행히 쭉 붙여서 보니까 그게 과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너무 거기서 또 아무렇지 않게 연기를 했으면 그것도 좀 이상했을 거 같고.
Q. 그러면 헷갈리지 않았을 거 같아요. 시청자들이 봤을 때, 아 지금 저게 뭐가 있구나! 이동식 경사는 뭘 알고 있구나를 바로 알아차렸을 거 같아요. 근데 울어서 한주원 경위도 속았지만 보는 시청자들도 사실은 다 깜짝 놀랐거든요. (손가락을) 갖다 놓으시는 장면을 보고. 근데 심나연 피디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몇 번을 찍어도 그 호흡까지 똑같이 살렸다. 그래서 클로즈업 같은 경우도 계속 할 수 있었다. 그게 너무 감사하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A. 조금씩 다르게 했는데.. 똑같이 느껴졌구나...
Q. 여러번 계속 찍으면 감정이 유지되기가 어렵지 않으세요?
A. 그렇죠, 힘들죠. 계속 그런 격앙된 감정을 보여주는 건 힘들죠. 근데 뭐, 해야죠.
(본체 말투 : 음... 그렇죠. 힘들죠. 또 그렇게 계속 이렇게 그런 격앙된 감정을 계속 보여주는 거는... 힘들죠. ....근데 뭐, 해야죠.)
Q. (인터뷰어님 웃음) 약간 말씀 패턴이, 물어보면은... (답변이) 그렇죠.
A. (멋쩍은 웃음)
Q. 그 짤도 있어요. 옛날에 인터뷰 했는데 이런 연기는 어떻게 하십니까? 물어보면 대답이 '그렇게 씌여있었어요. 시나리오에 그렇게 써있었어요.' 그런데 몇 년 뒤 또다른 작품을 했는데 답은 똑같더라구요, 복붙한거 처럼. 그걸 이렇게 쫙 모아놓은 짤 있는 거 아세요?
A. 그렇죠. 실제로 그러니까. 그때 거짓말하고 지금 또 다르게 얘기할까요?(설마 그때는 거짓말이고 지금 다르게 얘기하려구요? 이런 말투) 다 씌여져 있는대로... 기본 설계도가 시나리오, 대본이니까.
Q. 그 별명은 어떠세요. 하균신이라고 많이들 부르잖아요. '연기의 신' 이래가지구
A. 영어식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식으로.. 하균신. (매우 쑥쓰러워함) 괜히 이런 말씀을 드리는게 아니라 정말로 제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항상 불안하고, 후회되고 반성하고 그게 더 많습니다. 집에 촬영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항상 창밖을 바라보면서 아쉬워하고 그래요.
Q. 괴물을 찍을 때도 그런신 적이 많으세요?
A. 그렇죠. 똑같죠.
Q. 어떤장면에서 후회가 되셨나요?
A. 항상 그래요. 집에 가는 길은. 더 보완하고 싶고. 놓친 것들 다시 보완해서 다음 촬영 또 잘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고. 저는 지금도 그렇고 예전 시작했을 때도 그렇고, 제 능력이나 재능에 비해서 과한 사랑을 받거나 칭찬을 받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항상 들구요.
Q. 스스로에게 되게 엄격하신 편인 것 같아요.
A. 저는 알잖아요 제가 저를. 아니까 자꾸만 헛점이나 단점들이 워낙 많이 보이고. 그래서 사실 잘 못봅니다 제가 한 작품들을. 사실 괴물도 두 번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말씀 드렸는데 저는 두 번 못보겠어요. (한 번은 보셨어요?) 한 번은 봤죠. 제가 제 연기 보는게 너무 저는 쑥쓰럽고 아직도... 그래서.
Q. 20년 넘게 지나셨는데도 여전히 보시면 부끄러우신...
A. 그렇죠. 항상 그래요. 다음엔 좀 더 잘 해서 이야기를 더 완성도 있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Q. 그럼 너무 외로우실 꺼 같은데
A. 뭐 그래도 외롭고 저래도 외롭고 외롭겠죠. 그래도 저는 나눌 수 있으니까. 이렇게 또 소통을 하니까 힘이 되죠. 이렇게 많이들 좋아해 주시고, 이런 자리도 제가 나올 수 있고.
Q. 이런 자리는 늘 나올 수 있는데 안나오시는...
A. 아이 아닙니다.
Q. 신하균씨 또 밥 잘드시고.. 잠 잘자시고... 마지막은 생략하겠습니다. 아까 듣고 싶었던 얘기라고 하셔가지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 초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 영상 못보는 덬들을 위한 텍스트본
텍스트는 내가 좀 다듬어서 건조해 보일 수 있는데 영상 귀엽고 난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