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역+오역+어색함+두루뭉술=발번역주의 ※
미니백이
흔들리고
머리칼도 휘날리고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쑥스러운 웃음.
PARCO에서
만났으니까
다음에도 PARCO에서 만나.
하고 말한 건
그였다.
도쿄에는
PARCO가 몇 군데 있는 지 알아?
그녀가 대답할 수 있었던 건
시부야
그리고 이케부쿠로.
"아, 키치죠지도!"
"정답"
하지만,
우에노는 말하지 못했다.
긴시쵸, 쵸후, 히바리가오카도.
그는 도쿄 내 7개 점포를
술술 말한다.
어쩜 그렇게 잘 알아?
하고 묻는 그녀에게
도쿄에 왔을 때
알아봤어.
하고 그는 말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는
PARCO 같은
패션몰이 없어서
그것은,
도시의 상징처럼 여겼다.
도쿄타워도
스카이트리도 아닌
PARCO야말로
젊은이들이 동경을 품는
도시의 상징인 것이다.
PARCO가
이탈리아어로 '공원'
이라는 것도
실은
이케부쿠로가 1호점이라는 것도
그는 Wikipedia에서 검색해
알고 있었지만,
"...잘 와닿지 않아?"
그녀의 표정을 보고
그는 웃는다.
그는 웃으면,
꽤 다정해 보여.
평소엔
쿨한 느낌이라
조금
다가가기 힘들 정도지만
미소는 너무나
상냥한 걸.
웃는 모습이
실제의 그,
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두 사람은,
다음에는
시부야에서
조금 북쪽으로 올라가
이케부쿠로PARCO에서 만나자
고 약속했다.
벚꽃전선은
마침 도쿄에
다다르려고 할 무렵.
하지만,
바깥은 아직 추우니까.
모처럼 장만한
봄옷,
바깥을 걷기에는
조금
걱정돼.
하지만,
PARCO에 들어가면
안심이다.
이케부쿠로PARCO
가본 적 있어?
하자
그녀는 고개를 젓는다.
그녀는 도쿄에서 태어나,
계속 살고 있지만
가본 적 없는
장소가 많다.
가는 곳은
다 정해져 있다.
그녀는,
마음에 드는 것들 속에서 살고 있다.
여행지에서는
호기심으로 가득차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대지만,
도쿄에 있을 땐
늘 가던 곳에만 가는 걸.
그런 그녀에게,
그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그녀는 생각한다.
이곳에는
아직
얼마든지
모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 속에
설레는 기분이
쫙 퍼졌다.
드림 스텝
이라는 건,
이 계단을 말하는 거야?
그녀는
이케부쿠로 PARCO의
나무계단을 오르며
뱅그르르
돌아
그에게 묻는다.
"으응"
고개를 끄덕이고
그는 스윽 시선을
어색하게 피했다.
"???"
얼굴을 돌리자,
그녀는 순간
당혹스러웠지만
금새 알아차렸다.
아,
이 사람
부끄럼쟁이구나.
그녀의 하트에
작은 불이 켜진다.
사랑의 예감은
비로소 현실감을 머금은 채
그녀의 가슴을
울린다.
두근거림은
달콤하고 아프다.
두근거림은
뜨겁고 쓰리다.
그녀는
미니백을 흔들며
무심결에
계단을 뛰어올랐다.
사실은,
그녀도
부끄럼쟁이인 걸.
-
맛탕이의 변
사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도
롯ㄷ백화점
다 가보진 못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