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이동식(신하균)은 해당 범죄 피해자의 가족이자, 사건을 축소하려는 배후가 지목한 유력 용의자였으며, 이제는 그 사건을 파헤치려 하는 경찰로 등장한다. <괴물>은 동식이 갖고 있는 세 겹의 레이어를 이용해 추리를 풍성하게 유도하고, 긴장감을 형성해 시청자와 심리전을 펼친다. 그러는 사이 <괴물>은 자연스럽게 ‘실종 피해자 가족’이라는 동식의 정체성에 포커스를 옮겨 놓는다.
동식의 파트너 한주원(여진구)은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는 냉철하고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다. 무결하다면 가해자가 아니고, 무관하다면 피해자가 아닌 그의 이성적인 세계에서 동식은 의심할 구석이 많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다. 그러나 그렇게 쌓아올린 경계심이 무색하게 동식과의 거리를 점점 좁히며 주원이 느끼는 것은 어쩌면 동식이 이 사건의 모든 고통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짊어지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한 사건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두 축만 있다고 믿는다면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무용하거나, 억지스러운 성찰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괴물>은 ‘괴물은 누구인가’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두 축 바깥에 좌표 없이 존재하는 사람들을 주목한다. 축의 주변에는 가해자의 지인과 피해자의 가족들이 있겠지만, 축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한 면에는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선을 긋고, 그들의 불길한 기운을 경계하던 내가 있을 것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064698
👆 전문은 여기
경향신문 칼럼인데 너무 좋아가지고
가족을 잃은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의심받는 용의자이자
범인을 쫓아야 하는 형사인 이동식
가해자와 피해자 밖에 없는 세계에서
가해자로 의심받는 사람과
가족을 잃은 사람이라는
새로운 좌표가 생긴 한주원
그리고 그 사건의 주변인인 만양 사람들과
사건과 자신을 분리하면서 수군대는 다른 사람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서
우리드만의 분위기가 탄생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