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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150일차 아기 키우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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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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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엔 아기가 졸리거나 힘들때 움마ㅠㅠ, 엄메ㅠㅠ 같은 소리를 내면서 칭얼거림. 그게 내 귀에는 꼭 엄마ㅠㅠ 엄마 안아죠ㅠㅠ 엄마 재워줘ㅠㅠ 처럼 들려서 곤란함. 딱히 아기가 뭘 부탁한건 아니더라도 뭐든 다 해주고 싶어짐.



2. 한달만에 만난 친정엄마한테 아기가 꼭 칭얼댈 때만 엄마라고 한다고 투정을 했더니, 엄마가 웃으면서 '원래 힘들때 찾는게 엄마야, 너도 아직도 그렇지' 하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심. 왠지 찡해서 눈물날뻔...



3. 100일의 기적대신 145일의 기적이 왔음. 145일부터 밤에 맘마를 찾지 않고 7시간 반을 연달아 자 주고 있음. 역시 갓난아기 육아는 존버가 답이다



4. 요즘엔 엎드린채로 팔다리를 공중에 띄우는 슈퍼맨 자세를 연습하고 있는데, 한동안 파닥거린 다음엔 꼭 멈추고 나를 가만히 쳐다봄. 오구오구 우리 아가 엄청 열심히 하는구나😆 하고 칭찬해주면 만족했다는 듯이 씩 웃으면서 다시 파닥거리고, 또 칭찬받으려고 멈추고 쳐다봄. 이걸 하루종일 반복함. 힘들어서 울면서도 토할때까지 함. 나도 아기때는 저렇게까지 열심히 살았을텐데 왜, 언제부터 게을러졌을까 하고 반성할 때가 있음



5. 슈퍼맨 연습을 하다가 토하고 거기에 얼굴을 박더니... 눈에 다래끼가 났음. 그래서 한동안 맘마를 먹이는 중간에 시럽으로 된 약을 줬는데, 이제는 맘마를 주면 바로 삼키지 않고 10초정도 멈춰서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본 다음에 조심스레 먹어봄.



6. 내가 하도 똥강아지라고 불러서 그런가, 오늘은 똥싼거 씻겨주려고 기저귀를 벗겨줬더니 번개같이 손을 내려서 똥을 손가락에 찍고...그 손을 또 입에 넣음... 나중에 면접에서 어릴때 별명을 묻는 면접관이 있거든 똥을 찍어먹어서 똥강아지라고 불렸다고 답하렴 아가야



7. 조리원에서부터 유난히 예민하고 불안함이 많다는 말을 계속 들었던 아가. 수유실에 들어갔을때 악을 쓰다가 숨이 막혀서 켁켁거리는 아기가 있으면 100% 내 아기였음. 품에 안겨 자다가도 공기청정기 돌아가는 소리에 놀라서 울고ㅜㅜ 도우미님은 아기가 경기할까봐 걱정되셔서 조리기간이 끝나고 나서도 종종 연락을 주셨음.

그런 아기에게 세상이 안전하다는걸 알려주려고 150일동안 정말 애썼는데... 이제는 쪽쪽이도 백색소음도 없이, 자기 침대에 눕혀주면 평온하게 알아서 잠드는 아기가 되었음. 잠이 들랑말랑 하다가 잠시 눈을 떠서 내 얼굴을 확인하곤 씩 웃으며 안심하고 다시 잘 때는ㅠㅠㅠ 너무너무 사랑스러움ㅠㅠ 키우는 보람이 있구나 아가ㅠㅠ




8. 아기를 키우다 보니 '나라면 이렇게 해주면 행복할 것 같은' 방식으로 아기를 대하게 됨.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긴 한데, 그게 옳은 방식이 아니라면 부모가 아무리 자기를 희생해도 자기만족에 그칠 수 있다는 게 무서움. 그래서 아기가 잠들면 늘 육아서를 펼치게 됨. 미리 공부해 둘걸... 조금 후회됨.



9. 아기는 누군가 자기한테 말을 거는데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싶으면 조금 망설이다가 일단 조금 웃어봄.


10. 아기는 나의 거울임. 아기가 웃어줄때 그 눈동자에 비치는 나는 두배로 환하게 웃고 있어서, 아기가 내 행복한 표정을 보고 따라 웃은 거라는 걸 깨닫게 됨. 짜증을 내려다가도 내가 웃고있으면 미간을 찌푸리더라도 예의상 입꼬리는 올려줌. 행복한 아기가 되게 해 주려면 내 멘탈관리가 중요하구나...하고 자주 느낌



https://img.theqoo.net/jsbuc
글 끝내기 애매하니까 짱구같은 볼 사진으로 마무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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