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게 영원이가 먼저 깨서 자는 승지 얼굴 손도 못 대고 가만가만 한참을 구경하다가
문득 창밖을 보니까 날이 너무 좋은 거임 근데 너무 이른 시간이고 그래서
승지 깨우지 말고 혼자 잠깐 산책 갔다 오려고 쪽지 써서 침대 옆 탁자에 두고
진짜 잠깐만 나갔다 올 거니까 휴대전화 대신 전자시계만 짤깍 채우고 조용히 나가는데
영원이 인기척이 아예 사라지니까 허전함에 귀신같이 눈 번쩍 뜬 권승지가 바로 영원아~ 애기야? 하고 찾는데
으응 하고 돌아오는 미성이 없어서 그때부터 심장 철렁하겠지ㅎ...
벌떡 일어나서 온 집안 다 뒤져도 애가 안 보여서~정작 바로 옆에 쪽지는 못 봄~ 초조하게 전화 거는데 폰도 집에 있고ㅠ
개놀라서 잠옷 차림 그대로 뛰쳐나가려는데 때마침 영원이가 문 열고 들어오다가 같이 놀랄 듯
너 어디 갔다 왔어? 응? 언니 깨우지 그랬어 괜찮아? 갑자기 숨도 못 쉬게 안겨서 쏟아지는 질문에 영문도 모르고
쪼... 쪽지 못 봐써? 잠깐 산책 갔다 온다구 했는데... 하는 012
그제야 정신 들어서 ...쪽지? 무슨 쪽지? 얼빠진 승지 데리고 방에 가서 탁자 위에 ㅈㄴ 얌전히 잘 놓여 있는 쪽지 보여 주고ㅋㅋㅋㅋㅋㅋ
그날 지영원 하루 종일 언니한테 귀에 피나도록 당부 들었을 듯
앞으로는 무조건 말하고 나가기, 휴대전화 꼭 챙기고 다니기, 아니 그냥 혼자 나가지 말기, 꼭 언니 부르기, 자고 있으면 깨우기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