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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2012년 5월 바자 런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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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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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인터뷰야. 길지만 찬찬히 읽어봐ㅋㅋ 알럽른든

https://m.dcinside.com/board/kimsoohyun/151583

https://img.theqoo.net/IopQA


BEAUTIFUL STRANGER IN LONDON


전통이라는 갑옷을 두르고 트렌드라는 명마에 오른 베테랑, 런던의 피카딜리 광장 한가운데에 '스타'라는 작위를 부여받고 날아온 김수현이 서 있다. 지금 김수현이 '핫 스타'인 건 단순히 그가 '떳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심장이 우주만큼 뜨거워진 무언가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폭발과 팽창의 시기를 겪으며 당신의 올해를 특별하게 만든 아름다운 남자, 김수현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에디터/ 윤혜정

Photographed by Choi Yongbin


런던에 싫증 난 사람은 인생에 싫증 난 사람이다.”라는 영국 철학자 새뮤얼 존슨의 명언은 아마도 올 한 해 내내 런던을 지배하는 문구가 될지도 모르겠다. 2012년은 명실상부 런던의 해다. 세계 최초로 세 번째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다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60주년이라는 겹경사까지 맞이한 런던의 자부심은 도시를 부유하는 그레이 컬러의 공기마저도 들뜨게 했다.
꼬장꼬장한 중년 신사 같던 이곳이 이제 아름답고, 추하고, 고귀하고, 우스꽝스럽고, 무료하고, 흥분되는 것 모두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렇게 전통이라는 갑옷을 두르고 트렌드라는 명마에 오른 천하무적 베테랑 같은 런던, 그 중심부인 피카딜리 광장에 지금 김수현이 서 있다. 인종이나 국적 따위는 짐작할 수도 없는 수많은 인파와 어깨를 부딪치며 그는 처음 대면하는 낯선 세상을 응시하고 있다. 연기 인생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히며 ‘스타’라는 작위를 부여받은 그는 갑옷이나 말 없이도 기죽지 않고 반짝반짝 빛난다. 2012년이 런던을 특별하게 만들었다면, 오히려 김수현은 2012년을 특별하게 만든 남자다.

배우를 만나러 가는 건 평소 맘에 둔 남자 집에 초대받은 것처럼 설레는 일이다. 동시에 당장 차를 돌리거나 땅으로 꺼져버리고 싶을 만큼 긴장된 순간이기도 하다. 하물며 다른 곳도 아닌 런던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김수현이라는 데야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이훤으로 살며 올 한 해를 시작한 김수현은 그 존재 자체로 신드롬이 되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청춘 스타는 많지만 한 시대의 문화적 트렌드를 다시 쓸 수 있는 스타는 많지 않다. 이번에 그는 ㅈㅇㅅ, ㄱㄷㅇ 혹은 ㅇㅂ, ㅎㅂ 등이 규정한 남자스타의 영역을 한뼘 확장시켰고, 팬층은 그보다 몇 배 더 넓혔다.
스물다섯 또래 배우들이 착실하게 쇼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스타의 조건을 만들어가는 동안 김수현은 일련의 과정을 훌쩍 뛰어넘어, 어쩌면 날아올라 전혀 다른 곳에 가 있다. 인터뷰를 핑계로 브런치를 먹으며 보는 이의 마음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 이 앙팡테리블에게 물었다.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모르겠어요, 민망해서.(웃음) 음…. 우선 겁이 많이 나요. 자꾸만 조심하게 돼요. 스스로 머리 쓸 시간도 없이. 그렇지 않으면 변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들 하더군요. 하지만 원래 안 변하는 인간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그 소리를 안 들으려고 애쓰고 있더라고요. 뭘 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 눈치만 보고 있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잖아요. 어쨌든 그 대가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시는 게 처음인 데다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혹독한 나름의 대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절정이 곧 고비임을 솔직하게 인지할 수 있는 것 역시 그만의 특권이다. “사람이 첫눈에 마음을 다 쏟아버릴 수 있는 게 계산적이지 않은 거잖아요. 그 부분에서 제가 좀 바뀐 것 같아요. 분명히 첫눈에 반해서 촬영하고 싶은 마음에 점점 흥분했었는데…. <드림 하이>로 김수현의 존재를 알린 후에 밖으로 보여지는 첫 작품이라 그런지 주위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평소와는 달리 이거 따지고 저거 따지고…. 연기할 때도 그렇고요. 그런 데다 환호해주시니 ‘아, 어쩌면 이게 맞을지도 몰라’ 하면서 눈을 딱 가리게 되니까. 내 허점이 보여도 덮어버린 상태로 가고. 그 불편한 걸 왜 끄집어내서 다시 보나, 그렇게 될까 봐 무서워요.”

런던에 오기 직전 김수현이 어떤 나날을 보냈는지 예측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그가 대한민국에서 방영되는 웬만한 종류의 광고를 다 찍었다는 얘기도, 웬만한 매체에서는 모두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는 얘기도 들렸다.
“3월 한 달이 꽉 차 있었어요. 9일에 촬영이 끝났는데, 당시엔 실감이 안 나는 거예요. <해를 품은 달>이 끝났다고? 하지만 다음 날부터 일이 드라마 촬영에서 광고 촬영으로 자연스레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뭔가가 불편했어요. 드라마가 끝났다는 것도 실감하고 싶었고, 돌아볼 시간도 필요했는데…. 쫓기고 도망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심지어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죠.” 빠르게 말을 잇던 김수현이 숨을 돌렸다. “제 좌우명이 ‘전체를 보라’인데, 그렇게 시야가 좁아질 정도로 뭔가 맘에 안 들었었나 봐요. 이거 하려고 뛴 건데, 이게 행복하지 않으면 바보지.” 그리곤 한껏 표정이 어두워진 날 안심시키려는 듯 “그런데 며칠 안 걸렸어요. 괜찮아요.(웃음)”라고 말했다.

아까부터 난 그의 눈동자를 유심히 따라가고 있었다. 누군가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눈”이라고 했던 그의 눈은 과연 힘이 셌다. 그가 다음 질문을 종용하는 눈빛으로 바라볼 때에는 번번이 말문이 막혔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해를 품은 달>에서 왜 그렇게 클로즈업이 많았는지 이해가 된다. 그 눈이 장난꾸러기처럼 돌변할 때에는 내게도 장난 한번 걸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았다.
불행히도 그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었지만, 그의 유쾌함을 목격하기에 시간은 충분했다. 촬영 중간중간 투명인간과 연기하듯 정체불명의 단어를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녹음해서 우울할 때마다 무한반복듣기하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촬영장소로 이동하던 중 차에서 돌연 내리고는 식겁한 매니저와 보디가드를 유유히 따돌리는 솜씨는 또 어떤가. 콜록콜록 기침을 하고는 “괜찮아?”라고 달콤한 목소리로 묻는(물론 제 자신에게)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리고 <뉴욕 타임스>가 만든 단편영화 중 거울에 비친 자기자신을 유혹하던 제임스 프랭코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와 다른 점이 있다면, 김수현은 나르시시즘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해를 품은 달>의 마지막 촬영 날, 김수현이 배우들을 끌어안고 엉엉 울던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이 작품이 그에게 얼마나 고뇌의 시간을 안겼을지 짐작할 수 있게 한 장면. 김수현은 종종 "<해를 품은 달>은 날 무릎 꿇게 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명품 조연들의 기에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연기한적도 있었고, 모니터를 보며 좌절한 건 부지기수였다. 이훤으로서의 첫 대사를 내뱉기까지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스스로에게 실망할까 봐 무서워서. 거울 앞에서 수만 번 연습한 고백처럼 어렵게 내뱉은 그의 대사에 시청자들은 눈을 번쩍 떴지만 그는 스스로에게 낙제점을 주었다. 하지만 우리가 종종 잊어버리는 게 있다. 그가 출연한 작품은 고작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 드라마 <정글피쉬>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자이언트> <드림하이> 등이 전부다. 한계에 둔감한 게 더 이상하다. "제작발표회 장에서 '믿어주십시오, 믿어주십시오' 했잖아요. 내가 날 못 믿으니까, 여러분이라도 믿어주십시오, 한 거죠.(웃음) 그건 저에게 한 말이기도 했어요."

<해를 품은 달>은 이훤의 로맨스인 동시에 성장 스토리였다. 푸른 숲의 덜자란 대나무 같은 젊은 왕은 중신들의 견제, 과거의 상처, 운명등과 맞서며 온전히 일어선다. 그건 김수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왜, 고무줄을 발에 걸어서 당기는 운동 있잖아요. 이만큼 당겼다, 다음엔 좀 더 많이 당기고. 사실 계속 힘을 주고 당기려면 괴롭잖아요. 더 많이 당길수록. 이번에 그게 좀 늘어난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탁 놓아버리는 때가 있거든요. 그게 지금은 늘어나긴 했는데, 언제 또 놓아버릴까 봐 겁나기도 해요. 제가 스스로 난 어른이야, 그러질 못해서." 어떤 사람이 어른인 것 같은가? "글쎄요. 이번에 회사에서 어른들의 세계를 봤죠. 세금이라던가, 뭐 그런.(웃음)" 나는 그가 본격적인 어른 역활을 맡은 이번 드라마에서 무엇을 보여줄 작정이었는지도 궁금했다. "게임을 할 때 열심히 몬스터를 잡는 건 경험치를 올리기 위해서예요. 연기도 마찬가지죠. 첫 사극이다, 왕 역활이다 그런 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거예요. 전 아직 어떻게 해도 미완성의 단계입니다. 예전에 수상 소감을 말할 때에도 10년만 지켜봐달라고 했는데, 그때까지 전 계속 도전, 도전하면 돼요. 그렇게 생각하면 일단은 겁이 나지 않습니다."

김수현은 종종 '소년과 남자 사이'에 있는 청년으로 묘사되곤 한다. 어른의 몸에 아이의 얼굴, 그리고 의젓하면서도 안정적인 목소리. 세 가지 요소의 절묘한 조합에 미혹된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심지어 촬영을 위해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옆 자리에 앉은 할아버지는 김수현이 자리를 뜨자 무척 아쉬워했는데, 김수현은 아마도 할아버지가 본 가장 아름다운 동양인 중 한 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실제 만나본 그는 그 사이 어디쯤에 있는 게 아니다. 그 두 가지를 모두 가졌다. 청춘 배우들에게서 종종 발견되는, 그러니까 어디에선가 꽃을 꺽다가 온 것 같은 청년과는 좀 다른 이미지라는 거다. 세상을 보는 그만의 시선에 은근히 놀란 건 언젠가 복싱에 대해 이야기한 글을 봤을 때다. 스물다섯 남자의 말에 괜히 감동받은 서른여덟 살 여자는 밑줄을 그었다.

"복싱에서 스파링은 굉장히 중요해요. 감탄할 정도로 샌드백을 잘 두들기던 사람도 정작 링 위에 올라가면 엉덩이가 빠지고 움츠러들죠. 링에 올라가서 맞아봐야 해요. 포즈를 아무리 잘 잡아도 여전히 눈빛은 토끼 눈빛, 양의 눈빛일 수밖에 없거든요. 링 위에 올라가 늑대의 눈빛이 될 때까지 맞곤 했어요. 링에 오르면 '이 경기에서 널 꼭 이기겠다,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는 둘째치고 그냥 한 가지밖에 없어요. 상대와 나. 호흡을 느끼지 않으면 무조건 맞을 수밖에 없죠. 그러다 보면 체력도 고갈되고. 그런 걸 다 이겨내고, 또 일어서야 해요."

이 이야기를 꺼냈더니, 그가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걸 매스복싱이라고 한대요. 보면서 피하면 이미 늦어요. 그래서 보기 전에 느끼기 위해 몸으로 익히는 거죠."  이 남자에게 링이란 현장 혹은 세상쯤 되려나? 김수현이 유난히 단단해 보인 건 <자이언트>에서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인생을 바치고, <드림하이>에서 꿈을 찾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던 청년으로 출연했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충분히 때리고 맞고 단련하는 법을 알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 드라마 전에도 관장님이 많이 때려주셨어요. 작품 들어가기 직전이 정말 괴로운 시간이거든요. 어김없이 그때 슬럼프가 와요. 하지만 바닥을 치고 나와야 그나마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혼자 울기도 하고, 막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고.(웃음)"

김수현의 연기를 평한다면, 난 대사와 대사, 동작과 동작 사이의 행간의 뉘앙스를 읽어내는 감각을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내내 어깨와 팔, 손을 끊임없이 이용했는데, 그건 꽤 유용한 습관이다. "연기를 시작할 때, 어떤 형이 그랬어요. 연기는 만드는게 아니라 기억하는거라고. 그때부터 눈이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오스카 와일드가 "기억은 우리가 항상 품고 다니는 일기장"이라고 했던가? 김수현은 시시때때로 일기장에 뭔가를 쓰고 또 읽는다. "모든 상황과 사물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특히 어떤  희로애락의 감정에 처할 때, 그걸 기억하려고 했죠. 그렇게 눈이 변하면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영화나 소설을 보다가 눈물을 흘린다거나, 친구랑 말다툼을 해서 화가 났다거나, 축구를 하다가 넘어졌는데 너무 아팠다거나 이런 상황들이 다 다르게 보이는 거예요. 고등학교 3학년 때인가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어느 날 헤어지재요. 어떻게 해야 하지? 하다가 결국 이성적인 회로를 막아놓고 닥치는대로 행동하게 되잖아요. 그러면서도 다시 이성을 찾을 수 있게 한 것이 그 시선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상황이 진심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건 아닐까? "그저 날 한 번 더 보는 거죠. 잠깐 빼놓으면서. 그러면서 일상을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아요." 그의 눈이 런던의 오래된 호텔 레스토랑을 천천히 훑었다.

어느 토크쇼에 출연한 그는 얼마 전 월세에서 전세로 집을 옮겼고, 꼭 어머니에게 집을 장만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연기는 그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 꿈을 적어내는 공란에 친구들 걸 베껴서 쓰던 그는 누군가의 앞에서 주목받는다는 건 생각지도 못한 내성적인 아이였다. 엄마의 권유로 웅변 대신 연기를 배운 후에야 비로소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집에서 천장 보고 누워 빈둥거릴 때에도 불안하거나 초조하지 않았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연기를 해도 즐거웠다. 그리고 지금 그는 억만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20대의 아름다운 시절을 가장 찬란하게 보내고 있다. 그런 김수현의 꿈은 심플하다. "난 연기자니까, 나로 인해 슬프고 기쁘고,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그런 거나 좀 잘 했으면 좋겠어요. 저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웃는 게 전 좋아요. 심지어 그냥 웃기고 싶어, 웃기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은 그래야 살 것 같아요."

그는 오는 7월에 개봉하는 최동훈의 <도둑들>에서 막내 도둑인 잠파노 역할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그가 어떤 에너지를 내뿜을지 지켜보는 건 <도둑들>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감독님과 선배님들, 그리고 스태프들이 그렇게 친해지는 게 신기했어요. 늘 와하하 웃으면서 촬영한 것 같아요. 원래 다 그런 건가요?" 이 경험은 그에게 또 다른 목표를 안겼다. "<바스터즈:거친 녀석들> 보셨어요? 크리스토프 왈츠 아저씨가 악역으로 나오잖아요. 그가 말하는 모습이 노래하는 거 같지 않았어요? 파이 먹는 장면은 예술이었죠. 라라라라, 하는데 제가 다 긴장되더라고요. 완급 조절이나 대사 톤을 어떻게 하는지 자꾸만 듣고 싶어지고. 그 에너지가, 기운이 너무 좋은 거예요. 나도 저런 배우가 되고 싶은데 지금은 뭐부터 해야 할 지 막막하기도 하고, 할 수는 있나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모른다고 걱정히는 그에게 <중경삼림>의 대사라도 읊어주고 싶었다. "캘리포니아가 그렇게 좋은 곳이야?" "몰라, 시시하면 다른 곳으로 가면 돼."

지금 김수현은 성공과 꿈, 자신감과 불안, 그리고 보여주고 싶은 것과 보여주어야 할 것의 경계에서 서 있다. 그 아슬아슬함을 온전히 즐기는 순간, 그는 "내 옷고름 한 번 풀지"라고 말하던 이훤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섹시한 남자가 될 것이다. 그에게 물었다. "욕심이 많은가요?" 그가 웃는다. "야심가 인가요?" 더 크게 웃는다. "모두들 욕심을 드러내지 말라고 하지만, 전 그 말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세상의 무엇에 대한 욕심이라기보다는 제 스스로 만족하고 싶은 맘이 큰 것 같아요."

어쩌면 불안이란 인생의 '빅뱅'을 경험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태초의 우주는 엄청나게 밀도도 높고, 무지막지하게 뜨거웠을 것이다. 그래서 팽창할 수 있었다. 지금 김수현이 '핫 스타'인 건 단순히 '떴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심장이 그때의 우주만큼 뜨거워진 무언가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병에 시달리기도 하고, 숨가쁘기도 하고, 어지럽기도 한 시절이 지날 것이다. <해를 품은 달>로 이룬 세상이 이제껏 김수현 인생에서 가장 넓은 우주이겠지만, 앞으로 우린 꽤 여러 번 그가 만들어낼 거대한 충돌에 기꺼이 흔들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김수현이 과연 어떤 남자일 것 같은지 묻는다면 긴말 않고 딱 한마디만 하겠다. "대체 누가 올바르게 보려면 두 번을 보고, 아름답게 보려면 한 번만 보라고 했나? 김수현은 완벽하게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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