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년의 시간을 줄테니 네가 지운 그 애의 기억을 완벽하게 되살리렴. 그럼 네게 다리를 준 것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으마. 그리고 영원히, 영원히 육지에서 살게 해주지.'
이제 지상에서의 시간이 5분 밖에 안 남았다. 이대로 그 애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실패하더라도, 시도 한 번쯤은 더 해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물밀듯 올라갔다. 무묭은 바삐 걸음을 옮겼다. 다리가 휘청거렸다. 사실 뛰고 싶었는데 뛰는 건 역시 무리였다.
그냥, 그냥 마지막 한 번만 더 그 애를 보고 싶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 무묭의 시선 안에 무묭이 사랑해머지 않는 그가 보였다. 그는 무묭을 보고 인상을 쓰더니 다른곳으로 가려 몸을 돌렸다. 무묭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의 팔을 붙잡았다. ●●이 말 한마디 없이 무묭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자 무묭은 냉큼 다른 손으로 ●●의 팔을 붙잡았다.
"치우세요."
●●이 차갑게 말했다. 무묭은 고개를 저으며 ●●을 올려다보았다.
무묭의 눈동자 안에는 그가 담겨있었고, 그는 모르는 그의 기억이 가득 담겨있었다. 무묭은 ●●을 발코니로 이끌었다. 왠일인지 ●●은 순순히 따라와 주었다. 그 사실에 무묭이 희망을 품고 ●●을 올려다보았다. 왠일인지 눈물은 나지 않았다.
날 기억해줘, ●●아 제발.
말은 못하니 눈빛으로 그리 애원했지만, 그의 눈빛은 더없이 차갑기만 할 뿐이었다. 간절함을 담아 ●●의 손을 생명줄처럼 꼭 쥐고 있던 무묭이 ●●의 손을 놓았다. 스스륵. 그렇게 꼭 잡고있었는데, 손은 참 쉽게도 그녀의 손에서 멀어졌다. 그 순간 무묭은 깨달았다. 그동안 애써 무시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아, 끝이겠구나.
지금 자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은 끝까지 자신을 기억해내지 못할 것이다. 이미 두 번의 실패를 겪지 않았던가. 이젠 그녀의 기억이 사라질 차례였다. 세 번의 기회. 그 세 번의 기회는 이제 바스라졌다. 오직 한 사람만이 기억할 수 있는 두 사람 몫의 기억을 남긴 채.
“미안했어요.”
무묭이 그 말을 끝으로 저지할 틈도 없이 ●●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문댔다.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 욕심이 생길까봐. 더 살고 싶어질까봐. 두 눈을 꼭 감은채.
인어의 키스는 기억을 지운다.
우주조차 거스를 수 없는, 바다만의 법칙이었다.
***
'대가는 네 기억이란다. 1년 동안 기억을 되살리는데 실패하면 네 기억은 없어질거고, 바다의 원리에 따라 그 애 기억은 돌아오겠지. 그리고 이거 명심하렴, 실패하면 바로 바다로 돌아와. 육지에서의 1년이 다가면, 넌 물거품이 된단다.'
그녀는 최후에 순간까지 마지막의 시도를 걸었다.
물거품.
그녀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부디 그 애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길.
그리 빌면서.
이제 지상에서의 시간이 5분 밖에 안 남았다. 이대로 그 애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실패하더라도, 시도 한 번쯤은 더 해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물밀듯 올라갔다. 무묭은 바삐 걸음을 옮겼다. 다리가 휘청거렸다. 사실 뛰고 싶었는데 뛰는 건 역시 무리였다.
그냥, 그냥 마지막 한 번만 더 그 애를 보고 싶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 무묭의 시선 안에 무묭이 사랑해머지 않는 그가 보였다. 그는 무묭을 보고 인상을 쓰더니 다른곳으로 가려 몸을 돌렸다. 무묭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의 팔을 붙잡았다. ●●이 말 한마디 없이 무묭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자 무묭은 냉큼 다른 손으로 ●●의 팔을 붙잡았다.
"치우세요."
●●이 차갑게 말했다. 무묭은 고개를 저으며 ●●을 올려다보았다.
무묭의 눈동자 안에는 그가 담겨있었고, 그는 모르는 그의 기억이 가득 담겨있었다. 무묭은 ●●을 발코니로 이끌었다. 왠일인지 ●●은 순순히 따라와 주었다. 그 사실에 무묭이 희망을 품고 ●●을 올려다보았다. 왠일인지 눈물은 나지 않았다.
날 기억해줘, ●●아 제발.
말은 못하니 눈빛으로 그리 애원했지만, 그의 눈빛은 더없이 차갑기만 할 뿐이었다. 간절함을 담아 ●●의 손을 생명줄처럼 꼭 쥐고 있던 무묭이 ●●의 손을 놓았다. 스스륵. 그렇게 꼭 잡고있었는데, 손은 참 쉽게도 그녀의 손에서 멀어졌다. 그 순간 무묭은 깨달았다. 그동안 애써 무시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아, 끝이겠구나.
지금 자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은 끝까지 자신을 기억해내지 못할 것이다. 이미 두 번의 실패를 겪지 않았던가. 이젠 그녀의 기억이 사라질 차례였다. 세 번의 기회. 그 세 번의 기회는 이제 바스라졌다. 오직 한 사람만이 기억할 수 있는 두 사람 몫의 기억을 남긴 채.
“미안했어요.”
무묭이 그 말을 끝으로 저지할 틈도 없이 ●●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문댔다.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 욕심이 생길까봐. 더 살고 싶어질까봐. 두 눈을 꼭 감은채.
인어의 키스는 기억을 지운다.
우주조차 거스를 수 없는, 바다만의 법칙이었다.
***
'대가는 네 기억이란다. 1년 동안 기억을 되살리는데 실패하면 네 기억은 없어질거고, 바다의 원리에 따라 그 애 기억은 돌아오겠지. 그리고 이거 명심하렴, 실패하면 바로 바다로 돌아와. 육지에서의 1년이 다가면, 넌 물거품이 된단다.'
그녀는 최후에 순간까지 마지막의 시도를 걸었다.
물거품.
그녀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부디 그 애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길.
그리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