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도 일찌감치 끝냈겠다 승지는 아이들도, 자기 자신도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옆구리에 끼고있던 피구공을 던져주며 내뱉은 말이 무심했다.
자유시간, 재밌게들 놀아라.
대부분의 아이들은 우르르 달려들어 편을 가르고 종목을 골랐다. 그러나 그늘에 뭉쳐있던 몇몇 여학생 무리는 쪼르르 달려와 승지에게 들러붙었다.
권쌤, 권쌔앰~.
공 줬잖아, 가서 놀아.
아 싫어요. 햇빛 너무 쎄.
쌤 왤케 수업 대충해요? 그럼 안짤려요?
공무원의 장점이지.
와... 완전 월급 도둑...
야, 나 정도면 도둑까진 아니지. 월급 좀도둑이라고 해라.
꺄르르 터지는 웃음에 귀가 따가웠다. 승지는 출석부를 든 손을 휘휘 내저으며 아이들을 쫓아냈다. 출석부를 피해 밀려나면서 무리중 한 명이 종알거렸다.
아니, 역사쌤은 막 애들 수업 듣게한다고 앞에서 노래부르고 그러던데. 쌤은 진짜 암것도 안해.
노래?
넹, 지쌤 노래불렀어요.
뭐더라? 태정태세 문단세~ 하는거.
승지는 종달새마냥 노래하는 영원이 상상 되지 않았다. 언젠가 수학여행 장기자랑을 권하는 학년부장 구선생의 말에도 난처한 듯, 그러나 단호하게 반대하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럼에도 애들 앞에서 조선왕조를 가락까지 붙여가며 흥얼거렸다는 게 곱씹을수록 웃음이 터졌다.
어! 권쌤 웃는다!
호기심어린 얼굴들이 들이밀어지자 승지는 웃음기를 빼고 근엄하게 입을 열었다.
빨리 안가면 태도점수 깎는다? 3반 이민채... 감점...
진지한 얼굴로 파일을 펴 펜을 끄적거리니 아이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운동장으로 향했다. 겨우 잠잠해진 사이 승지는 고개를 들어 학교를 올려다보았다. 영원이 담당한 1학년 교실을 차근차근 훑었다. 저 교실 중 어딘가에서 또 노래를 부르고있을 지 모르는 아이를 떠올리니 바보같은 웃음이 실실 흘러나왔다.
지쌔앰~.
방과 후, 교직원 대부분이 퇴근한 1학년 교무실은 조금 한산했다. 영원은 장난스레 늘려진 목소리의 주인을 돌아보았다.
눈을 마주친 승지가 손을 펴 살래살래 흔들어보였다. 영원은 얼떨떨하게 손을 따라 흔들었다. 승지는 씩 웃고는 영원의 책상에 다가와 칸막이에 팔꿈치를 기댔다. 능글한 미소를 입가에 건 얼굴이 지나치게 가까웠다.
애들이 그러던데.
...네?
지쌤, 수업 때 노래부르셨다고.
영원은 숨을 들이켰다. 딱 한 반에서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어서 관둔 방법이었다. 어떻게 아는거야...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승지는 그런 반응에 만족스러워하며 마저 말을 이어갔다.
나도 듣고싶다.
...뭘요?
지쌤, 노래.
좀만 늦게 태어날 걸 그랬어, 지쌤 제자였으면 노래도 듣는건데. 툴툴거리는 승지의 말은 귀에 닿지 않았다. 영원은 고개를 숙이고 웅얼거리며 말을 꺼냈다.
그거... 가요같은 게 아니고... 그냥 왕 묘호 외우는...
아는데.
영원은 슬쩍 고개를 들고 승지를 올려다보았다. 근데 왜 듣고싶어요, 라고 물어오는 눈빛에 승지는 선선히 답했다.
그냥 지쌤이 부르는 노래가 듣고싶어요.
솔직한 답에 영원은 다시 고개를 숙여야했다. 저녁이 다 되어 노을이 비쳐드는 교무실은 고요하고 푸근했다. 영원에게도 드리운 저녁 햇살이 발개진 얼굴을 조금 감춰주었다. 적막을 비집고 나온 건 자그마한 목소리였다.
한 번 만이에요...
승지는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작게 한숨 쉰 영원의 입에서 미성이 흘러나왔다. 교무실안을 가득 채운 노래가 감미로워 승지는 바지 주머니에 꽂아둔 핸드폰에 녹음이 잘 되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나중에 권쌤 모닝콜, 조선왕조 송 으로 바꼈다구 함.
지영원 - 조선왕조 송 (feat. 권쌤 두근거리는 소리)
자유시간, 재밌게들 놀아라.
대부분의 아이들은 우르르 달려들어 편을 가르고 종목을 골랐다. 그러나 그늘에 뭉쳐있던 몇몇 여학생 무리는 쪼르르 달려와 승지에게 들러붙었다.
권쌤, 권쌔앰~.
공 줬잖아, 가서 놀아.
아 싫어요. 햇빛 너무 쎄.
쌤 왤케 수업 대충해요? 그럼 안짤려요?
공무원의 장점이지.
와... 완전 월급 도둑...
야, 나 정도면 도둑까진 아니지. 월급 좀도둑이라고 해라.
꺄르르 터지는 웃음에 귀가 따가웠다. 승지는 출석부를 든 손을 휘휘 내저으며 아이들을 쫓아냈다. 출석부를 피해 밀려나면서 무리중 한 명이 종알거렸다.
아니, 역사쌤은 막 애들 수업 듣게한다고 앞에서 노래부르고 그러던데. 쌤은 진짜 암것도 안해.
노래?
넹, 지쌤 노래불렀어요.
뭐더라? 태정태세 문단세~ 하는거.
승지는 종달새마냥 노래하는 영원이 상상 되지 않았다. 언젠가 수학여행 장기자랑을 권하는 학년부장 구선생의 말에도 난처한 듯, 그러나 단호하게 반대하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럼에도 애들 앞에서 조선왕조를 가락까지 붙여가며 흥얼거렸다는 게 곱씹을수록 웃음이 터졌다.
어! 권쌤 웃는다!
호기심어린 얼굴들이 들이밀어지자 승지는 웃음기를 빼고 근엄하게 입을 열었다.
빨리 안가면 태도점수 깎는다? 3반 이민채... 감점...
진지한 얼굴로 파일을 펴 펜을 끄적거리니 아이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운동장으로 향했다. 겨우 잠잠해진 사이 승지는 고개를 들어 학교를 올려다보았다. 영원이 담당한 1학년 교실을 차근차근 훑었다. 저 교실 중 어딘가에서 또 노래를 부르고있을 지 모르는 아이를 떠올리니 바보같은 웃음이 실실 흘러나왔다.
지쌔앰~.
방과 후, 교직원 대부분이 퇴근한 1학년 교무실은 조금 한산했다. 영원은 장난스레 늘려진 목소리의 주인을 돌아보았다.
눈을 마주친 승지가 손을 펴 살래살래 흔들어보였다. 영원은 얼떨떨하게 손을 따라 흔들었다. 승지는 씩 웃고는 영원의 책상에 다가와 칸막이에 팔꿈치를 기댔다. 능글한 미소를 입가에 건 얼굴이 지나치게 가까웠다.
애들이 그러던데.
...네?
지쌤, 수업 때 노래부르셨다고.
영원은 숨을 들이켰다. 딱 한 반에서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어서 관둔 방법이었다. 어떻게 아는거야...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승지는 그런 반응에 만족스러워하며 마저 말을 이어갔다.
나도 듣고싶다.
...뭘요?
지쌤, 노래.
좀만 늦게 태어날 걸 그랬어, 지쌤 제자였으면 노래도 듣는건데. 툴툴거리는 승지의 말은 귀에 닿지 않았다. 영원은 고개를 숙이고 웅얼거리며 말을 꺼냈다.
그거... 가요같은 게 아니고... 그냥 왕 묘호 외우는...
아는데.
영원은 슬쩍 고개를 들고 승지를 올려다보았다. 근데 왜 듣고싶어요, 라고 물어오는 눈빛에 승지는 선선히 답했다.
그냥 지쌤이 부르는 노래가 듣고싶어요.
솔직한 답에 영원은 다시 고개를 숙여야했다. 저녁이 다 되어 노을이 비쳐드는 교무실은 고요하고 푸근했다. 영원에게도 드리운 저녁 햇살이 발개진 얼굴을 조금 감춰주었다. 적막을 비집고 나온 건 자그마한 목소리였다.
한 번 만이에요...
승지는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작게 한숨 쉰 영원의 입에서 미성이 흘러나왔다. 교무실안을 가득 채운 노래가 감미로워 승지는 바지 주머니에 꽂아둔 핸드폰에 녹음이 잘 되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나중에 권쌤 모닝콜, 조선왕조 송 으로 바꼈다구 함.
지영원 - 조선왕조 송 (feat. 권쌤 두근거리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