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물 빼고, 물 막고… 코미디같은 세종보
818 1
2018.08.17 06:35
818 1
환경부, 녹조 없애겠다며 세종보 완전 개방… 보를 무용지물로
정부청사 앞 인공호수 세종호 말라가자 "임시 보 만들라" 권유



16일 오전 세종보에서 상류 쪽으로 5㎞ 떨어진 세종시 해무리교. 다리 위에서 본 금강은 마치 강물을 둘로 갈라놓은 듯 왼쪽과 오른쪽이 달랐다. 강이 흐르는 방향의 왼쪽은 물이 마르고 녹조가 핀 반면 오른쪽은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고 물이 풍성했다. 오른쪽 강변에서 강 한가운데 하중도(河中島·하천에 있는 섬)까지 약 130m 길이의 돌무더기로 만든 보(洑)가 강 오른쪽으로 흐르는 물을 막아 가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세종시는 지난 3월 크고 작은 돌무더기를 철제 망태에 담아, 이름도 없는 이 물막이용 보를 만들었다. 높이 1~3m, 폭 4m가량으로, 4대강 사업으로 들어선 금강 3개 보(백제·공주·세종보)에 비해선 규모가 작은 '간이 보'다. 세종시 관계자는 "국내 가장 큰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의 담수량을 유지하기 위해 공사비 약 2억원을 들여 임시로 설치한 것"이라고 했다.

원본보기
세종보 5㎞ 위쪽에 130m ‘임시 보’ - 세종시가 국내 최대 인공호수인 ‘세종호수’의 담수량을 유지하기 위해 임시로 만든 물막이용 보 모습(사진 가운데 직선 부분). 세종시는 환경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세종보 수문을 열어 세종호의 물이 부족해지자 지난 3월 약 2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높이 1~3m, 폭 4m가량의 이 ‘돌무더기 임시보’를 만들었다. 사진 위쪽 작은 건물은 세종호수로 물을 끌어대는 양화취수장이다. /신현종 기자

세종호수공원에는 약 32만㎡(약 9만8000평) 규모의 인공호수가 위치해 있다. 담수량은 50만t에 달한다. 공사 초기 금강의 물을 끌어다 만들었지만, 여름철에는 물이 증발되는 등 일정한 수심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 인공호수는 하루 평균 약 1400t의 금강 물을 끌어들여 사용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환경부가 세종보 수문을 활짝 열어 금강의 수량이 줄어들자 취수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작은 대체 보를 세웠다는 게 세종시 설명이다. 세종보 수문 개방 이전인 작년 10월 이 지역의 수심은 2m를 넘었지만 보 수문을 열면서 한때 강이 바닥을 보일 정도로 물이 말랐다가 지금은 수심 1m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 '간이 보'로부터 5㎞ 아래 위치한 세종보는 작년 11월부터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 물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보 개방 전 500m에 달하던 하폭은 50m 수준으로 줄었다. 물을 담으려고 만든 세종보는 완전 개방해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어놓고 다른 한쪽에서는 임시 보를 만들어 물을 끌어다 쓰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포클레인으로 강바닥을 파내거나 고른 뒤 돌무더기를 쌓았다"면서 "(물막이용 보 건설은) 환경부 권유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금강 녹조 문제를 해결한다는 이유로 세종보 수문을 활짝 연 환경부는 "수문 개방으로 강물 수량이 줄어드니 대책을 세우라"고 세종시에 여러 차례 통보했다고 한다. 물막이 공사가 진행 중이었던 올 2월엔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수문 개방에 따른 대책 추진 현황을 파악하러 공사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공사비 2177억원을 들여 2012년 완공한 세종보를 녹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유로 수문을 개방해 사실상 보 기능을 상실시킨 환경부가 정부세종청사 바로 앞 세종호수의 수량 부족을 이유로 금강 상류에 또 다른 보 건설을 권유한 것이다.

문제는 작년 11월 이후 10개월째 수문을 열었지만 세종보의 녹조 현상은 오히려 심해졌다는 점이다. 환경부 수질 측정망에 따르면 마이크로시스틴 등 독성 물질을 내뿜는 남조류 개체 수는 지난 6일 현재 1만7185마리로 작년 8월(6360마리)과 2016년 8월(3040마리) 최대 측정치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소(湖沼) 수질 지표 가운데 하나인 엽록소a(엽록소를 구성하는 주된 색소로, 녹조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 농도 역시 최근 세 차례 측정(7월30일, 8월 1·6일) 결과 물 1㎥당 89.5~129.7㎎로, 수질 최하등급인 '매우 나쁨'(70㎎ 초과) 수준이었다. 저수량이 수문 개방 이전보다 82.5%나 감소한 데다,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들면서 수질이 악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16일 자료를 내 "수문 개방에 의한 저수량 감소만으로 세종보의 녹조가 악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올해는 폭염 등으로 특히 상황이 안 좋은 것"이라고 했다. 세종시는 이 자갈 보가 임시 시설이어서 추가적인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환경부에 문의하니 보 개방 모니터링이 연말까지 예정돼 있어 올해 연말이 되면 확실히 (보 개방 여부가) 결정이 난다고 하더라"며 "그전까지는 임시로 (자갈 보를) 유지 보수하면서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일부 정부 관계자는 "세종보 수문 개방 이전에는 물이 그득 차 있었던 금강 상류 지역이 지금은 마치 허허벌판처럼 변했다"면서 "수문 개방으로 강물이 마르면 녹조 문제 해결도 어렵지만 넉넉한 물이 담긴 경관도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고 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P사 감성 가득! 라이언 레이놀즈 영화 <이프: 상상의 친구> F감성 풀충전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4 00:09 29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642,66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117,15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902,07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396,488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398,12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450,42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7 20.09.29 2,288,74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7 20.05.17 2,994,9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568,24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926,96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95128 이슈 사람들이 블핑콘서트 처음 가서 제니 라이브 듣고 놀라는 이유 1 00:33 475
2395127 이슈 실시간 침착맨의 세븐틴 마에스트로 먼저 본 후기 4 00:32 513
2395126 이슈 결말까지 너무 좋았던 용두용미 드라마들.jpg 6 00:31 530
2395125 유머 민희진을 보고 생각이 봐뀐 이찬혁 13 00:31 1,557
2395124 이슈 9년 전 오늘 발매♬ 니시노 카나 'もしも運命の人がいるのなら' 1 00:30 18
2395123 이슈 11년 전 오늘 발매된_ "너나 잘하세요" 1 00:30 71
2395122 정보 봄바람에 둥둥 떠다니는 이것, 꽃가루 아닙니다 1 00:29 469
2395121 이슈 tripleS 트리플에스 <ASSEMBLE24> Concept Photo 서아, 하연, 주빈, 린, 마유, 니엔, 연지, 카에데, 유빈, 나경, 수민, 유연 1 00:29 124
2395120 이슈 멤버 슈가 콘서트에서 미리 공개했던 방탄소년단 알엠 2집 선공개곡 Come back to me 2 00:29 168
2395119 이슈 김수현&아이유&우영&은정&수지&옥택연 - Dream High(드림하이) 00:29 72
2395118 유머 아이브, 이서 지켜주는 원영웅니.shorts 6 00:28 284
2395117 이슈 월요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4 00:27 615
2395116 이슈 침착맨 무한 아주나이스 후기 67 00:21 6,563
2395115 유머 짜잔바오🐼 14 00:20 1,096
2395114 이슈 26년 전 오늘 발매♬ GLAY '誘惑' 00:19 50
2395113 이슈 음색 좋은 라이즈 신곡 도입부 원빈파트 21 00:18 684
2395112 이슈 NCT 도영 솔로 데뷔 앨범 [청춘의 포말] 초동 마감 17 00:18 1,354
2395111 기사/뉴스 의대 정원 자율조정 결국 지방 국립대만 '증원 감축' 되나 2 00:18 539
2395110 정보 [메가필드 뮤직페스티벌] 타임테이블 00:18 497
2395109 유머 아이바오 극대노한날 16 00:18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