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이보영 “모성애 강요에 반발심...고민 많았다”
846 2
2018.03.19 12:05
846 2
“엄마 덕분에 내가 있는 거죠. 작품에서 ‘사랑 받은 아이는 어디에서나 당당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거든요. 그 말처럼 내가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올 수 있던 이유는 엄마가 나를 잡아줬기 때문이에요. 확실한 내 편이 있다는 게...”

질문이 나오자마자 배우 이보영은 바로 눈시울을 붉히다가 이내 눈물을 떨궜다. “겨우 잘 참아왔는데 이런 포인트에서 눈물이 터진다”며 웃어 보이는 그였지만, 여전히 울먹거리는 목소리는 듣는 이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었다. 누군가의 딸로서, 엄마로서 흘리는 그 눈물에 어떤 것들이 담겨있는지.

‘엄마’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보기만 해도 눈물이 쏟아지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다. 그러니 배우 이보영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이보영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마더’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았다. 그가 연기한 수진은 아동학대를 당하는 혜나(허율)를 데려와 자신이 엄마가 됐다. 드라마는 수진이 혜나를 자신의 딸 윤복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촘촘하게 표현했다. 그 과정에서 이보영은 엄마가 아닌 사람이 진짜 엄마가 되어가는 심경을 처절하게 그렸다.

누구나 그렇듯, 수진은 자신이 엄마이면서 엄마의 딸이기도 했다. 이보영은 혜나 엄마뿐만 아니라 영신(이혜영)의 딸로서도 깊은 감정을 표현해냈다. 특히 수진은 영신이 입양해온 딸이었다. 드라마는 엄마의 여러 군상을 담고 있었다. 그를 통해 혈육이 아닌 이들이 어떻게 엄마와 딸의 관계가 되어 가는지, 엄마라는 존재는 과연 어떤 것인지 깊은 고찰을 남겼다.


■ 굳이 슬픔을 떠올리지 않아도 되는 연기란

“체력적으로는 힘든 게 없었어요. 아이가 있어서 그랬는지 오히려 이런 현장이 다시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어요. 일단 초고는 14회, 완고는 10회까지 나온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고요. 수면시간도 어느 정도 보장이 됐어요. 한 장면 빼고는 늦어도 오후 11시에는 끝났어요. 보통 미니시리즈는 밤을 새면서 연기를 하기 때문에 대사를 빨리 외우는데 급급해지거든요. 이번에는 캐릭터 숙지가 된 상태에서 연기를 할 수 있었고, 감정이 힘든 걸 떠나 한 번에 촬영이 끝날 수 있게끔 해주셨어요”

한 번에 촬영이 끝났다는 건 이보영이 그만큼 수진 역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동시에 작품 또한 그 몰입을 도왔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보영은 작가의 꼭꼭 씹어야 하는 문학적인 대사, 그리고 이를 이해하고 모습을 그려냈던 감독을 언급했다. 아동학대와 모성애, 듣기만 해도 힘든 감정을 연기하면서도 이보영이 “감정적으로 힘든 건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였다.

“끝나고 나니 마음이 아픈 건 있죠. 지난 방송 보면서도 엄청 울었고, 지금도 인터뷰 하면서 우느라 계속 휴지가 앞에 있어요. 다만 나는 감정을 따라가면서 배우와 호흡했고, 에너지를 어떻게 쏟을지 계산을 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어요. 계속 ‘울어야지, 슬퍼야지’ 생각한 게 아닌 거죠. 오히려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 속에서 잘 지내다가 윤복이 보면 그냥 눈물이 나오고, 그렇게 촬영한 거예요. 게다가 배우들이 예상을 빗나가는 연기를 해줬기 때문에 이런 감정 분리가 가능했고요”


■ 엄마이기에 부를 수 있는 이름… ‘윤복’

아무래도 아역배우에게 힘든 촬영이 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대중은 드라마 시작 전부터 아역배우의 정신적 건강을 걱정했다. 하지만 이보영 표현에 따르면 윤복을 연기한 허율은 대견했다.

“다들 어린 아이가 학대 장면을 어떻게 견딜까 생각하셨는데 오히려 그건 문제가 안 됐어요.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촬영을 하면서도 학대인 건지도 모르는 거죠. 물론 맞는 장면 등에서는 느끼는 부분들이 있었겠지만 잘 해내더라고요. 현장에서도 ‘넌 다른 아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이니 집중하자’ 등 말을 해주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연기가 확 살아서 그냥 윤복이가 되어 있었어요. ‘왜 이렇게 눈물이 안 멈추지’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라고 말하는데, 그때부터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윤복이에게 후폭풍이 오래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이보영은 작품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허율을 ‘윤복’이라고 불렀다. 윤복이를 언급할 때 그의 표정은 성인배우가 아역배우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물가에 내놓은 딸을 걱정하는 듯한 눈빛과 미묘한 입매였다. 직업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이보영이 이미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나올 수 있는 표정이었다.


■ 엄마이기에 부를 수 있는 이름… ‘윤복’

아무래도 아역배우에게 힘든 촬영이 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대중은 드라마 시작 전부터 아역배우의 정신적 건강을 걱정했다. 하지만 이보영 표현에 따르면 윤복을 연기한 허율은 대견했다.

“다들 어린 아이가 학대 장면을 어떻게 견딜까 생각하셨는데 오히려 그건 문제가 안 됐어요.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촬영을 하면서도 학대인 건지도 모르는 거죠. 물론 맞는 장면 등에서는 느끼는 부분들이 있었겠지만 잘 해내더라고요. 현장에서도 ‘넌 다른 아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이니 집중하자’ 등 말을 해주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연기가 확 살아서 그냥 윤복이가 되어 있었어요. ‘왜 이렇게 눈물이 안 멈추지’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라고 말하는데, 그때부터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윤복이에게 후폭풍이 오래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이보영은 작품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허율을 ‘윤복’이라고 불렀다. 윤복이를 언급할 때 그의 표정은 성인배우가 아역배우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물가에 내놓은 딸을 걱정하는 듯한 눈빛과 미묘한 입매였다. 직업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이보영이 이미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나올 수 있는 표정이었다.



■ 엄마와 딸, 결국 서로 사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

이보영이 캐릭터가 아닌 엄마로서의 자신을 하나 둘씩 꺼내놓을수록 그가 ‘마더’를 선택한 이유는 더욱 가슴 깊숙이 다가왔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면 결코 하지 못했을 작품이다. 이보영은 이 틀을 깨고 진정한 모성애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내가 엄마가 아니었다면 감히 이 연기를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캐릭터를 다 표현할 수 있는 정도가 안 됐을 거예요. 엄마인 사람과 아닌 시청자들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차이가 있더라고요. 수진과 윤복의 관계에서도 그렇지만, 혜영과 수진의 이야기에서 더 마음아파 하는 분들도 있었죠. 아직 결혼하지 않은 분들은 수진을 ‘딸’로서 더 깊이 받아들인 거예요”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은 단순히 ‘엄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엄마라는 단어를 똑 떼어 놓고 논할 수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마더’는 엄마가 된 딸,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딸의 엄마. 세 명 중 누구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법을 알았던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꼭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다인 게 아니라, 부모자식간의 관계에는 더 많은 것들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초반에 정적이기도 하고 대사가 문학적이기도 해서 시청자들이 인내심을 갖고 이 호흡을 따라와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나중에는 많은 엄마들과 딸들이 보면서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던 것 같아서 뿌듯해요”
culture@heraldcorp.com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삼성전자 X 더쿠 ] 덕질은 갤럭시💙 덬들의 오프 필수템, 해외 스케줄도 Galaxy S24와 함께! 2 00:05 19,58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44,34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392,58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59,95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567,59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47,70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504,6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59,57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0 20.05.17 3,065,69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37,92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07,77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0951 유머 아빠 과자 먹여드리는 효조 22:03 46
2400950 유머 아빠 챌린지 진짜 잘하시네 🚘 저번보다 훨씬 잘하시네 🤭 w. 나영석 해야 챌린지 비하인드 22:03 65
2400949 이슈 미국 방송에서 라이브 보여준 엔믹스 22:01 241
2400948 이슈 육군 입대 후 시간이 갈수록 뽀둥해지는 송강 2 22:00 598
2400947 정보 🎬2024 연간 영화 관객수 TOP 10【+α】(~4/30)-再🎬 22:00 48
2400946 이슈 범죄도시4 본 애들아 범도5 나오면 본다 vs 안본다? 36 21:59 610
2400945 유머 아 이 손님 '오타쿠' 같다 3 21:57 480
2400944 유머 오늘자 우당탕탕😝 우당탕걸즈 쌍둥이🐼🐼 21:57 566
2400943 이슈 구현도 대박인 미니어처 일본과자 1 21:56 796
2400942 기사/뉴스 열애설 넘어 결혼 임박? 블랙핑크 리사, ♥재벌2세 남친과 동반 행사 참석 18 21:56 2,695
2400941 이슈 권정열 고3 성적표.jpg 17 21:56 1,732
2400940 이슈 엔하이픈 니키 정원 조금 늦은 뉴스쿨 vs 올드스쿨 챌린지 2 21:56 148
2400939 유머 개그우먼 김혜선에게 잘 못 걸린 아이돌ㅋㅋ 6 21:56 805
2400938 유머 우연히 삑삑이장난감을 찾고 좋아 죽는 코요테(가수×) 4 21:54 401
2400937 유머 스파이더맨 옷 입고 사진 같이 찍으면 10달러 받는 꿀알바 3 21:54 455
2400936 이슈 무도 세대들이 아직 무도를 보는 이유 3 21:53 837
2400935 이슈 정용화 인스타그램 업뎃 1 21:53 460
2400934 유머 김지원이 생각하는 본인 외모 콤플렉스 18 21:50 3,131
2400933 이슈 어렸을 때랑 똑같은 눈매로 캐릭터 닮은꼴 많은 남자아이돌.jpg 1 21:49 820
2400932 기사/뉴스 3년간 햇반·라면 먹고 종일 게임만…불안 심해지면 결국엔[청년고립24시] 5 21:49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