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추행 지목 이윤택 “남성중심시대의 못된 행태로 진심으로 반성…연극 작업 내려놓겠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의 성폭력 폭로를 두고 “진심으로 반성한다. 스스로 벌을 달게 받겠다. 연극 작업을 일체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윤택 감독은 1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날의 행태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지난 남성중심시대의 못된 행태라고 자책하고, 스스로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금부터 연극 작업을 일체 내려 놓겠다”면서 “지난 30년간 필사적으로 달려왔던 시간을 멈추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라고 했다.
이윤택 감독은 “저와 함께한 연희단거리패는 이제 이윤택의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스스로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10년 전 지방 공연 때 여관에서 이윤택 감독에게 당한 성폭력 사실을 밝혔다. 김 대표는 글에서 “여관방을 배정받고 후배들과 같이 짐을 푸는데 여관방 인터폰이 울렸다. 밤이었다. 내가 받았고 전화 건 이는 연출이었다. 자기 방 호수를 말하며 지금 오라고 했다. 왜 부르는지 단박에 알았다. 안마를 하러 오라는 것이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성기 주변을 안마하라는 이 감독 요구를 거부하고 방을 나왔다고 했다.
전날 이윤택 감독이 국립극단 직원에게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윤택 감독이 2015년 국립극단에서 ‘문제적 인간 연산’을 제작하던 중 극단 직원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국립극단 측은 직원이 ‘공론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해 이윤택 감독을 더이상 국립극단 작품에서 참여시키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그 연출이 국립극단 작업 중 여배우를 성추행했고, 국립 작업을 못하는 벌 정도에서 조용히 정리되었었다는 기사를 접했다”며 “여전함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많이 고민하다 글을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폭력은 성폭행뿐 아니라 신체적 추행과 언어적 성희롱 등 모든 성범죄를 포괄하는 용어다.
다음은 이윤택 감독의 발언 전문.
“지난날의 행태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남성중심시대의 못된 행태라고 자책하고, 스스로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연극작업을 일체 내려 놓겠습니다. 지난 30년간 필사적으로 달려왔던 시간을 멈추고 자연인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저와 함께한 연희단거리패는 이제 이윤택의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스스로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관심과 애정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2141356001&code=9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