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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워너원 이후 보이그룹들에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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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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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의 데뷔 쇼케이스는 어지간한 인기 가수들도 전 석을 채운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고척돔에서 열렸다. 그들은 데뷔하자마자 실시간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음악 순위 프로그램 1위만 15번을 기록했다. Mnet ‘프로듀스 101’에서 ‘국프’(국민프로듀서)로 불리는 시청자들의 투표로 결성된 그들은 ‘프로듀스 101’의 인기와 함께 데뷔 후에도 큰 인기를 얻으리라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의 인기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많은 보이그룹 기획사들에게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됐다. 워너원이 단번에 시장의 파이를 상당 부분 가져간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음악 방송 프로그램의 무대 순서가 바뀌는 것은 각 팀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다. 워너원은 음악 방송에 출연하는 내내 가장 인기가 많은 가수에게 내주는 후반부에 등장했다. 데뷔 3개월 차 보이그룹이 소속된 소규모 기획사 관계자 A씨는 “워너원뿐만이 아니다. 초반에는 (‘프로듀스 101’ 출연 멤버가 있는) 핫샷보다 우리 팀이 뒤쪽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핫샷이 첫 방송 이후에 온라인에서 높은 영상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우리 무대 순서가 뒤로 밀렸다.”고 말했다. 용국&시현, MXM처럼 이미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팀을 비롯해 추후 데뷔를 결정지은 JBJ, 더 보이즈 등이 팬덤 인지도 면에서 월등히 앞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견 보이그룹 관계자 B씨는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면서 ‘프로듀스 101 시즌 2’가 시작하기 전에 이미 우리 팀이 데뷔를 한 상태였다면, 뉴이스트와 핫샷처럼 애들을 출연시켰을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팀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출연을 포기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프로듀스 101 시즌 2’에 자사 연습생을 내보내지 않은 중소형 기획사, 또는 팬덤을 막 만들기 시작하는 대다수 1~2년 차 보이그룹들은 워너원과 ‘프로듀스 101 시즌 2’가 일으키는 효과로 인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B씨는 “워너원 때문에 우리 회사에 속한 팀도 기존에 있던 팬덤이 다소 무너지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보다는 막 팬덤을 쌓아가는 시기에 놓인 1년 차 아이돌 그룹들 팬덤이 무너진 걸로 알고 있다. 그 회사들에게는 답답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보이그룹 기획사 관계자 C도 “술자리에 오면 다들 걱정하고 있다. 심지어 워너원은 ‘원픽’ 그룹이라 타깃층이 너무 광범위해서, 웬만큼 연차가 높아서 팬들의 충성도가 높은 팀이 아니면 다들 불안해한다.”며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프로듀스 101 시즌 2’의 영향으로 인해 리얼리티 예능에 집중하는 팀도 생겼다. ‘프로듀스 101 시즌 2’에 출연해서 큰 인기를 끌었던 크래커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주학년이 포함된 보이그룹 더 보이즈의 ‘꽃미남 분식집’은 첫 회 만에 네이버 V앱을 통해 1천만 하트를 받았다. 크래커엔터테인먼트의 모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 측은 “더 보이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꽃미남 분식집’에 집중하고 있다. 멤버들 개성을 잘 드러내서 눈길을 끌고, 팬덤을 착실히 모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얼리티 쇼를 통한 캐릭터 형성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프로듀스 101 시즌 2’ 이후 데뷔까지 다시 리얼리티 쇼로 팬덤을 다지는 것이다. 다만 로엔 측은 “주학년이 ‘프로듀스 101 시즌 2’에 출연하면서 주목받은 게 사실이지만, 워너원과는 전혀 다른 길로 자기 그룹 준비에 들어간 거다. 특별히 워너원을 신경 쓰면서 준비하는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다시 한 번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팀이 얼마나 오랫동안 꾸준히 자신들의 콘셉트를 밀고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현재로서는 이것이 워너원에 대응하는 기획사들의 유일한 답이기도 하다. 데뷔 2개월 차에 접어든 한 보이그룹 관계자 D씨는 “우리는 오랫동안 기획하고 오랫동안 연습생 생활을 한 친구들이라 다른 방식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워너원은 활동 기간이 끝나면 그 친구들도 재데뷔를 해야 하고, 결국은 우리처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팀들과 다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규모 리얼리티 쇼를 통해 데뷔가 결정되고, 그만큼 엄청난 인지도와 함께 데뷔한 보이그룹은 동종업계 관계자들에게 불안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모니터링을 하면 할수록 그쪽(워너원 및 ‘프로듀스 101 시즌 2’ 출신)과 너무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지금 당장 거기에 집중해봤자 의미 없고, 소용도 없다.” 관계자 C의 말은 얼핏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대한 한탄처럼 들리기도 한다. 기존 대형 기획사 신인 이상으로 출발선 자체가 다른 팀이 등장하면서, 중소 기획사들은 과거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인피니트와 방탄소년단 같은 경우는 또 나올 수 있을까. 현재 상황을 과거 논란이 됐던 프랜차이즈 빵집 소규모 빵집 사이의 경쟁에 비유한 C의 말은 그에 대한 비관과 희망이 동시에 담겨 있는 듯하다. “그쪽은 프랜차이즈 빵집이고 우리는 소규모 빵집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빵집에 유명한 빵이 있다고 해서 그걸 따라서 만들 순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시장의 큰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은 승산 있는 게임이라 믿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색깔을 다지려고 한다.”는 많은 관계자들이 하는 공통된 발언이었다. 그들은 기대를 현실로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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