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2월에 대학교 졸업했고 지금은 백수인 덬임
나랑 제일 친하고 자주 만나는 친구들은 두 명인데 둘 다 전문대라 진작에 졸업해서 이미 몇 년 전부터 직장에 다니고 있음
셋이 있는 단톡방이 있어
하루에도 많으면 카톡이 몇백개씩 쌓일만큼 활발한 카톡방임
근데 이 카톡방에서 두 친구는 주로 회사 얘기를 함
어느 주임님이 어쨌고 다른 팀 누가 뭐해서 업무가 넘어왔다 일하기 싫다 화난다
이런 얘기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함
나는 사실 회사에 대해 아직 잘 몰라서 무슨 얘긴지 이해도 못하겠고 공감도 잘 안돼
나 3~4학년쯤에 얘네 취직했으니 지금 거의 2년? 3년째 이러고 있음
처음에야 나도 와 직장생활 신기하다... 힘들겠구나ㅠㅠ 힘내라ㅠㅠㅠㅠ 했었지
근데 매~~번 회사 얘기 업무 얘기가 주를 이루니까 나는 되게 지친다
둘은 직장인이니까 서로 하는 말을 잘 알아듣고 그러는 거 같은데 난 무슨 소린지도 모르겠고...
카톡 쌓이는 거 구경하다가 나중에 카톡방 들어가서 한번에 읽고 그냥 아 그랬구나 하게 됨
그리고 나랑 친구들이랑 버는 수입이 달라지니까 씀씀이도 차이가 나게 됨
나는 불과 얼마전까지 용돈받는 학생이었고 지금은 집에 눈치보이는 백수인데 친구들은 못해도 한달에 이백만원 가까이는 버니까....
계절이 바뀌면, 또는 월급받으면 막 옷산다 신발산다 가방 좀 골라줘라 하는데 나는 거의 2년째 옷을 산 기억이 없거든
카톡방에 오늘 자기 뭐 샀다 자랑할 때 마다 그냥 ㅎㅎ.... 응 부럽다... 하게 된다
친구들이 가끔씩 밥이나 커피 사주는 게 진짜 너무 고마운데 또 한편으로는 내가 빨리 취직해서 이걸 갚아야 하는데 하면서 우울해지기도 하고...
여행도 맨날 가자고 하는데 솔직히 내가 돈이 어디있어
가까운 일본 정도만 해도 몇십만원은 깨지는데... 놀고 먹는 백수 주제에 집에다가 여행가게 용돈 좀 주세요 라고 하기에도 눈치 보이고
그래서 매번 그냥 너희끼리 갔다와 하다보니 이미 친구들 둘이서만 여행 다녀온 게 세네번은 됨
아무튼 이렇다보니 뭐랄까 나혼자 소외감을 점점 느낀다
뭐 사이가 멀어진 건 아닌데 그냥 나혼자 그렇게 느끼게 되네
카톡방이 울려도 바로바로 들어가지 않게 되고
직접 만나서 수다떨 때에도 회사 하소연하면 난 제대로 이해도 못했으면서 야 힘들겠다 어휴 하면서 그냥 같이 동조하는 척 하고...
다 내가 취직하면 해결될 일인 거 아는데 지금 공부하는 게 있어서 취직하려면 최소 반년 정도는 더 있어야 해서 참 만사가 답답하고 그래
너네 자꾸 회사 얘기만 할 거면 너네끼리 갠톡으로 얘기해 라고 하고 싶다가도 이러다가 얘네랑 정말 멀어지면 어떡하지 싶어서 그만두게 되고 ㅎㅎㅠㅠ
그냥 새벽에 주저리 써봄
덬들 다 좋은 하루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