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20살 때 편의점 알바하다가 취객 아저씨 때문에 펑펑 운 후기 (장문주의)
29,605 267
2017.03.17 10:49
29,605 267

안뇽 후기방에 글 처음 써본다
노잼이어도 잘 봐줘!


나덬은 스무살 때 고향 떠나 홀로 외롭게... 타지로 대학을 옴
그 당시 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고
안 그래도 우리집 못 사는데 
자취방 월세+생활비로 엄마 등골 빼먹는 것 같아서 하루하루가 좀 힘들었음
(좋은 대학교가 아니라 더....) 


그래서 평일에 학교 끝나고 자정까지 총 7시간 동안 알바를 했음
내가 알바로 생활비를 쓰니까 엄마도 훨씬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음


하지만 나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
공부와 알바를 같이 하는 것도, 진상 손님 대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음...^^
안 그러려고 해도 속으로 자꾸 여유로운 친구들이랑 나랑 비교도 되고...

여러모로 자존감이 굉장히 떨어져 있는 상태였음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일했던 편의점은 위치 특성상 저녁 9시 넘으면 손님이 뚝 끊김
나는 몸이 약해서 가끔 이유 모르게 아프곤 하는데
그 날도 그랬음


밤 11시쯤이었는데, 머리가 너무 아프고 토할 것 같아서
거의 죽어가는 상태로 카운터에 앉아 있었어
손님이 간~혹 오긴 했는데 대부분 그냥 살 거 사고
(당연하게도) 내 상태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


머리를 거의 카운터에 박고 끙끙 앓고 있었는데
어떤 거하게 취한 아저씨 손님이 오셨어


나는 밤까지 일하면서 많은 진상 취객을 만나봤기 때문에
술냄새 풍기는 아저씨가 오자마자 x됐다....라고 생각함


그 아저씨가 나한테 오더니 
"학생 어디 아파?" 라고 취해서 뭉개지는 발음으로 물어보심
나는 그때도 정말 죽어가는 상태로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대답함
그랬더니 아저씨가 그냥 편의점을 나가심

아프다니까 나를 배려해서 나간 건가... 생각하면서
또 엎드려서 죽어가고 있었음


근데 몇 분쯤 지나고 갑자기 눈 앞으로 뭐가 탁! 놓여지는 거임
봤더니 아까 그 취한 아저씨가 뛰어오셨는지 헉헉거리면서
나한테 병에 들어 있는 해열제를 내밀었음 ㅠㅠ
보자마자 눈물이 펑펑 터지더라...


내가 계속 울기만 하니까 아저씨가 빨리 먹으라고, 먹고 아프지 말라고
그러시더라ㅠㅠ
해열제 봤더니 아기 캐릭터가 그려진 유아용 해열제인거야ㅠㅠㅠㅋㅋㅋ
가격표도 붙어 있었는데 모르는 편의점 알바한테 사주기엔 좀 비싼 값이었음ㅠㅠ


내가 너무 감동 먹고 나도 모르겠는 감정들이 막 차올라서 계속 울다가
아저씨가 사다주신 정성이 있으니까 뚜껑 까고 꼴깍 꼴깍 마심 
다 먹고 나니까 아저씨가 나한테 술취해서 정신 없으신데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


여기 오는 손님들은 너를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너는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라고
남들 눈에 여기 있는 너는 그저 편의점 카운터일 뿐이겠지만
아니라고
너는 너무 소중한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울지 말고
아프지 말고 
힘내라고


이 글 쓰고 있는 지금도 가슴이 막 뛰면서 눈물난다ㅠㅠ
그당시 정말 스무살 청춘이 이런 건가
맨날 편의점에 갇혀서 그런 생각만 했었는데
아저씨 덕분에 진짜 너무 힘났었어ㅠㅠ


혹시 그때의 나 같은 덬이 있다면
아저씨가 나한테 해주셨던 말 새기고
힘냈음 좋겠어!
 
글이 너무 긴데 다 읽어줘서 고마워!!

목록 스크랩 (0)
댓글 26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삼성전자 X 더쿠 ] 덕질은 갤럭시💙 덬들의 오프 필수템, 해외 스케줄도 Galaxy S24와 함께! 2 00:05 19,24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42,915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391,28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58,90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565,830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46,538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9044 그외 나를 위한 브랜드 향수를 처음 사본 후기 1 20:48 77
179043 그외 이거 내가 잘못한건지 궁금한 후기 15 19:53 565
179042 영화/드라마 고질라 마이너스 원 19:29 57
179041 그외 닌텐도 스위치 게임 추천 부탁하는 중기!!!!! 6 19:21 223
179040 그외 나 지금 귀뒤로 넘기는 숏컷인데 똑단발 만들고 싶은 초기 1 18:53 170
179039 그외 초면에 반말하는 사람 심리가 뭐지? 6 18:46 303
179038 그외 매일 바퀴벌레 실시간 ASMR 듣는 후기 2 18:36 329
179037 그외 운전 중 클락션 눌렀다가 시비붙은 후기 2 18:12 433
179036 그외 이주일 안 움직였더니 기초체력 없어진 후기 2 16:32 476
179035 그외 셀프로 젤네일 하려면 기본재료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 초기... 4 16:25 147
179034 그외 손절한 친구들, 헤어진 구연인들 다 떠오르는게 피곤한(?) 중기 16 15:51 844
179033 그외 불면증 있는 덬들에게 추천하는 아로마 에센셜 오일 + 사용법 5 15:37 247
179032 그외 우울증 약 먹고 공황장애 생긴 후기 3 15:10 315
179031 그외 사무실에서 쓸 키보드를 찾고있는중에 '무접점 키보드' 소음이 궁금한 후기 14 14:51 530
179030 그외 임플란트 4개랑 틀니하면 치과를 몇번정도 가는지 궁굼한 중기 3 14:45 237
179029 그외 이 글 쓴 원덬이 찾는 초기 (후기방 글 검색 중 찾은 글임) 5 13:57 816
179028 그외 쌍수 고민 중인데 병원가면 의사쌤이 할 말도 정해주나..ㅋㅋ 하는 초기 3 12:40 563
179027 그외 아빠가 보험 해지한다해서 (내가)협박했더니 병원도 안가는 중기 4 12:25 643
179026 그외 적외선조사기와 파라핀 중 어느게 좋을지 고민되는 초기 12 12:17 273
179025 그외 부산까지 점보러 예약하고 가는데 가는 고속도로 위에서 취소당한후기 7 10:57 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