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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키스마이) 아름다운 악마♪츄테배 레스게임 타마편_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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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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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네."

불꽃축제날이다. 그와 약속했던 날.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져있는데

"츄덬아, 오늘 약속 있는거 아니었어? 엄마가 도시락 다 싸놨어~"

아악, 엄마! 왜 쓸데없이 행동력이 좋은거야! 아니, 이건 내가 신나서 엄마한테 축제갈거라고 자랑자랑해서 그런거니까 결국 내 잘못인가..
이제와서 '허허 어머님 제가 그새끼한테 놀아나서 불꽃놀이는 갈 수가 없답니다 데헷☆' 이라고 말할수가 없어진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옷장을 뒤졌다.

그러니까 이건 절대, 절대 타마모리가 있을 것 같아서 가는건 아니다! 절대!

**

약속 장소가 가까워질수록 긴장감에 몇 번이나 도시락이 든 가방을 떨어뜨릴 뻔 했다. 
축제표 엄마 도시락은 호화판이다. 이거, 절대 혼자서는 못 먹는다. 

축제 장소엔 사람들이 가득했다. 하, 올 리도 없겠지만 와도 못 찾겠구나. 쓴 웃음을 흘리며 나는 대충 축제로 들뜬 거리를 걸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뜬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나는 무작정 걸었다.

'...피곤해.'

꽤 안까지 들어온 것 같았다. 물론 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반 친구라도 만났으면 그 친구랑 도시락이라도 나눠먹으며 수다라도 떨텐데. 
나는 다시 발걸음을 돌려 앉을만한 곳을 찾아 다녔다. 기왕 나온거, 엄마표 호화스러운 축제 도시락이나 먹고 들어가야지.

팍-

"아앗!"
"아, 미안해요~"

어딜 급하게 가던 아저씨와 부딪혀서 넘어지고 말았다. 
넘어지면서도, 다행히 도시락은 필사적으로 지켜서 망가지진 않았지만, 그 덕에 팔이 쓸려 상처가 났다. 

"아,따가워."

자리에 주저앉아서, 도시락을 끌어안고 있는 여자애. 팔뚝에 상처가 나서 피가 조금 나는 여자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이 축제 거리에서, 혼자서 그러고 있는 여자애. 그게 바로 나였다.

"진짜, 짜증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아, 안돼. 여기서 울면 더 비참해지는거야. 정신 차려! 넌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라서, 백마탄 왕자님이 나타나 위로해주는 그런 전개는 없어! 그렇게 중얼거리며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았다. 도시락을 끌어안고, 근처 벤치를 찾아서 그 자리에 앉았다.

".....하......."

지칠대로 지친 몸에, 쓰라린 상처가, 그리고 지금 이 곳에 없는 그가 짜증이 났다. 그냥, 지금 내 상황 모든게 하나하나 짜증이 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아, 씨...진짜..........."

이젠 나도 모르겠다. 나는 오늘만큼은 비련의 여주인공인 셈 치고 울기로 했다. 
짜증나, 짜증나.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그는 오지 않았다. 그렇겠지. 눈 앞에서 대놓고 '최악이다' '저질이다' 말했는걸. 그리고 무엇보다도,

"걘 그냥, 내가 재밌어서 장난 친 것 뿐인데..."
"..바보 아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와서 고개를 돌렸다.

"하, 힘들어....... 좀 앉을게."
"...타마모리?"

왠지 땀 범벅인 그가 내 옆자리에 앉으려 해서 나는 엉겁결에 옆으로 공간을 옮겼다. 그가 앉자 열기가 훅, 느껴졌다. 평소엔 그렇게 서늘했는데, 오늘 그는 굉장히 뜨끈뜨끈했다. 내가 지금 환상을 보고 있나? 힘들어 죽으려고 하는 땀범벅인 타마모리라니?

"여기..왜.."
"바보야, 여기가 다리 앞이야? 찾느라고 죽는 줄 알았잖아."

그는 그렇게 말하며 손부채질을 해댔다. 방금 전까지 얼떨떨해서 잊고 있었는데, 문득 거짓말을 해서 미안하다는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그렇게 거짓말하면서 사람 놀려먹고 여긴 왜 왔어? 또 놀리러 왔어?"

그는 후, 하고 한숨을 한번 쉬더니, 아직 열기가 남은 뜨끈한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주었다. 땀에 젖어 넘겨진 앞머리가, 매끈한 이마가, 그리고 이마를 따라 쭉 뻗어내려온 콧날이, 여전했다.

그는 여전히 붉은 그 입술을 열어...


"울지마, 울면 못생겼어."
"너 지금 나 약올리러 왔어?"
"못생긴게 맞는데."
"야!"

이 자식이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부글부글, 속에서 분노가 끌어올랐다. 
그렇지 않아도 우는 바람에 얼굴은 점점 더 추한데 대놓고 못생겼다는 말 들으면 나도 상처받는다고!

"왜 귀엽지?"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귀엽다니 그런 막...말....?"

뭐라고?

"내가 진짜 뱀파이어였으면, 그 자리에서 잡아먹고 싶을 정도로, 귀여워."

뒤늦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나는 당황한 나머지 그저 어버버, 거리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그는 웃었다. 그 모습이, 또 천진난만해서 나는 꽁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았다.

"처음엔, 그냥 귀찮아서 그랬어."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뱀파이어라고 하면, 겁 주면 다신 다가오지 않겠다 싶어서.
그런데, 너는 내 비밀을 지켜주겠다고 말했지. 이건 정말 예상 외의 행동이었어."

해가 질 때즈음 되니 조금 어두워져서 그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저 멍하니 그의 말을 들었다.

"그 이후로, 몇 번 지켜본 너는 정말로 그 누구에게도 '타마모리 유타는 뱀파이어'라고 말하지 않았어.
그래서 점점, 나는 네가 신경쓰였어. 작은 일에도 화내고, 웃는 너를 자꾸만 눈으로 쫓고 있었어."

후, 하고 한숨을 한번 쉰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마침 지나가는 등불의 불빛이 그의 표정을 잠시 비춰주었다. 처음 보는 조금 긴장한듯한 얼굴을 한 남자아이가 묘하게 낯설게 느껴졌다. 그는 말없이 내 손을 끌어 그의 가슴팍에 가져다 대었다.

쿵쿵, 내 것인지 아니면 그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심장소리가 들렸다.
정말이지 서투른 말이었다.평소 성격대로 대놓고 말하지 않고 답지않게 돌려 말하는 그 모습이 왠지 필사적이어서, 처음으로 그가 귀엽게 느껴졌다. 

"타.."

괜스레 쑥쓰러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나는 입을 열었다. 그 때.

-퍼엉!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어두운 밤 하늘에 예쁘게 수놓아질 불꽃을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아앗! 불..."

그의 손이 내 얼굴을 꾹, 잡아 고정시켰다. 

"어딜 봐."
"이, 이거 놔!"
"싫어."
"놓으라니까, 못생..."


나는 다음 말을 하지 못했다. 아무렇지 않게 입술로 다가왔다 떨어져나간 따뜻한 감촉이, 왠지 낯설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난 또 독이라도 한 방울 번진 듯 심장이 아파왔다.

"이래도, 불꽃놀이가 더 중요해?"
"무..무슨..!"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혹시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걸까? 펑, 퍼엉- 하고 하늘에서 시끄럽게 터지는 불꽃놀이는 이미 내 귀엔 들려오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정말로 나는 타마모리만 보였다. 시선을 돌리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걸 보면, 나는 정말로 독이라도 들이마신 걸까?

이번엔 천천히, 그가 다가왔다. 코 앞까지 다가온 그는 잠시 멈추었고, 나는 그 잠깐의 멈춤에 갈증을 느꼈다. 

"네가 날 좋아하는 만큼만 널 좋아할거야."
"...넌 뱀파이어가 아니고 악마야."
"맞아."

내 말에 그는 또 픽, 가볍게 웃었다. 잠깐 스쳤던 처음과는 달리, 이번에는 아주 천천히, 천천히...
머릿속에서 새하얗게 터져가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불꽃이 심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는 정말이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악마였다.


~Happy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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