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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우리 강아지 좋은 곳에서 아프지 말라고 말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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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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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아표출&긴 글 미안해..
5월달쯤 카테에 강아지가 많이 아프다는 글을 썼었어
그 때 덬들이 진심으로 위로해줘서 용기도 얻었고 힘도 받았었어
우리 머루도 3개월간 모두 응원해줘서 힘내서 버텨온 거 같아
깊게 잠든 머루 옆에 누워있는데 잠이 오질 않아서 켄시로 생각나고 쯔요시 글 읽고싶어서 들어왔다가 덬들한테 마지막으로 위로 한 번 더 받고 싶었나봐
우리 머루 좋은 곳 가라고 이제 아프지 말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엊그제까지 밥 잘 먹고 물도 스스로 화장실도 스스로 가던 애였는데 갑작스럽게 하루만에 상태가 최악으로 치닫더니 어제 오후 3시반쯤 무지개 다리 건넜어..

나한테나 갑작스럽지 사실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었을 거라고 응급상태로 어제 처음 방문해 입원시켰던 병원 수의사 선생님이 그러셨어
오늘 나온 머루 검사 결과는 한 달 전 수치와 비교하면 너무 끔찍한 수치였어..

그리고 그간 다양한 약들을 먹고있었는데 여기 선생님이 보신 머루 상태는 이렇게까지 약을 먹을 수준이 아닌데 과하게 먹고있어서 놀랐다고 하셔서 내가 더 놀랐어
과한 약 처치가 신장이 상하는 걸 도왔을테니까..

그 얘기를 듣고 내가 왜 좀 더 알아보지 못 했을까
더 똑똑하게 굴지 못 했을까
왜 며칠 전까지 계속 다녔던 병원 선생님은 왜 내가 검사를 하겠다고 해도 아직 괜찮다고 날 안심시켰을까
왜 지금 상태에서 과한 약 처치를 했던 걸까
그러면 2년간 나는 우리 머루한테 무슨 약을 먹였던 거지
오만가지 생각이 났지만 이제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이미 머루는 무지개 다리 너머로 떠났는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어제 2시쯤 입원시키고 바로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일찍 퇴근하고 머루 보러가고싶다고 해서 곧바로 동생이랑 엄마랑 병원으로 되돌아갔었어

들어가서 기다리는데 선생님이 나오시더니 안그래도 연락 드리려고 했다 하시는거야
입원실 들어갔더니 상태는 좋지않았지만 한 시간전까지만해도 자의로 숨 쉬고 고개 가누려고 노력하던 애가 동공반응도 없고 숨이 거의 멎을 듯 한 상태였어
심박수가 아주 천천히 떨어지고있다고 지금은 코마 상태라고 오늘 못 넘길 것 같다고 일단 안아주시라고하면서 나한테 안겨주셨는데 그 후로 정말 1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던 거 같아
그리고 내 품에 안겨서 떠났어

입원시키면서..내 욕심일지는 모르지만 만약 안 좋은 상황이 온다면 마지막은 꼭 같이 있어주고싶다고 머루 혼자 보내고 싶지않다고 의사 선생님한테 그렇게 말하면서 울었었는데 내가 운 거, 바란 거 다 알았나봐
우리 다시 돌아올 거 알고 기다렸다가 마지막으로 보고 떠났나 싶어서 머루한테 너무 고마워..

그런데 마지막에 미안하다고만 말했던 게 마음에 걸려
사랑한다고 평소처럼 많이 말해줄 걸
입원실에 넣으면서 입고있던 옷을 벗어주고 왔었는데 아직 미약하게 머루 냄새가 나는 거 같아
머루 냄새 사라지는 거 아까워서 잘 못 맡겠어


16년 10개월 동안 함께였어
내 인생의 절반 이상을 꼭 붙어 지냈어
안아주고싶다..눈 마주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싶다
너없는 세상을 누나가 살아야해
그게 너무 무서워 머루야, 누나랑 너는 똑닮아서 되게 겁쟁이였잖아

그래도..그래도 이제 네가 아프지 않은 곳에서 아플 걱정없이 많이 뛰어다니고 좋은 거 보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 거 생각하면 마음이 좀 나아지는 거 같기도 해
나중에 누나 꼭 마중나와야해, 그 때 꼭 또 다시 만나자
꿈에서도 많이 만나자, 매일매일 찾아와줘
사랑해 머루야, 세상에서 제일 착한 우리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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