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부터였으니 두달 조금 넘었넴
둘 다 동거할 생각이 있어서 계획적으로 착착 진행된 건 아니었고
반쯤은 홧김에, 반쯤은 아다리가 맞아서 이렇게 되어부렀어
남친과는 9년 정도 만났는데, 최근 1년은 서로 너무 바빠 한 달에 한 번 겨우 얼굴 볼까 말까할 정도였어
어릴 때야 피곤해도 굳이 집앞까지 찾아가서 얼굴 보고 오는 게 됐는데
30대가 되니까 다음 날 출근도 생각해야 되고, 직업상 철야작업도 많아지고 하다보니 일 끝나면 둘 다 쓰러져 자기 바쁨...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롱디하는 느낌으로 지내면서
우리 어서 빨리 자리 잡아서 결혼하자는 말을 밥먹듯이 나누게 됨
그러다 올봄, 내가 살던 집 계약이 끝나게 되었어
그래, 이 참에 우리 가까운 곳에서 살며 자주 좀 보자 얘기가 됨
난 직업특성상 어느 지역으로 옮겨도 관계가 없어서 내가 남친 직장 근처로 옮기기로 했음
근데 이사를 준비하다보니 어느새 남친도 같이 집 보러 다니고 있고, 가전 고르고 있고, 이 집은 이래서 별로다, 저 집은 내가 출근이 힘들다.....
잉??????? 이건 뭔가 반동거 느낌인데???????????
해서 며칠 간의 심도 깊은 대화 끝에, 그래! 같이 살자! 어예!!!!!!!!!!!
라고 결론이 남
그래도 나 딴에는 오만 고민 다 하면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어
입주하기 전날까지도 혼자 별의 별 상상의 나래를 다 펼치면서 울고불고 난리부르스를 췄던...
그리고 혼자 온갖 소설과 드라마를 다 써본 동거의 현실은....
개꿀잼이라고 한다
매일 남친 얼굴 보는 게 이렇게 잼날 줄이야!!!!!!!!!
9년 만나면서 이렇게 내게 맞춤인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같이 살아보니 더욱 그러하다 ㅠㅠ
막연하게 내년 쯤엔 슬슬 결혼하자 했던 실체없던 계획도 오히려 선명해지고 있움
걱정했던 양가 종교 문제도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해결이 나서 ...뭐지? 싶을 정도
여기다 말하긴 좀 그런 가족 문제도 있었는데, 휘리릭하고 결론이 잘 나부렀엉!
지인들이 너네 결혼 언제 하냐 물으면 언제나 35살 전엔 할 거라 얘기했었는데
요즘엔 결혼 언제 하냐 물으면 내년 가을이라 못박아 얘기함 ㅋㅋㅋ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내, 내 일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던 남친이
이젠 바로 내 곁에서 매일 이끌어주고 어떨 땐 채찍질해주면서 날 복돋아주는 것도 넘나 좋고
복잡한 가정사로 힘들었던 나를 위로해주던 사람이 이젠 내 앞에 지키고 서서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것도 넘나 고마움
같이 사는 게 정말, 진짜, 매우, 미친듯이 좋아서 더쿠에다 자랑글 쓰고 싶어 손가락이 드릉드릉했는데
그래도 좀 살아보고 적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참았거등
근데 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못참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죠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출근할 때 뽀뽀 쪽 하고 나서는 것도 너무 좋코!!!!!!!!! 일 마치고 같이 손 잡고 집에 걸어오는 것도 너무 좋탕!!!!!!!!
진!!!!!!!!! 쨔!!!!!!!!!!! 조!!!!!!!!!!!!!!!!! 탕!!!!!!!!!!!!!!!!!!!!!!!!!!!! 호에에에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