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무렵에 읽었을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책 두편이 어린왕자랑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인데
어쩌면 많지 않은 나이지만 내 생애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두권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가 너무나 큰 울림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그 책이 어린아이가 더이상 어린아이가 아니게 되는, 가혹하면서도 살다보면 반드시 지나쳐야하는 순간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함..
내가 생각하는 어린아이가 어린아이가 아니게 되는 순간은 자신의 삶이 꼭 내 깨끗한 소망대로는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알게되는 순간인데
예를들어 내가 절실히 꾸는 꿈이 반드시 이뤄지진 않는다는걸 아는 순간.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와 당면하는 순간임.
그러니까 어른들의 변명이라고만 생각했던, 삶은 절대로 행복하기만 한게 아니라는 말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는 순간..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제제가 바로 그 순간을 당면하게되는 과정에 대해서 그리고 있는데
중학교 1학년 무렵인가 책을 읽던 나도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쯤에 내 안의 어린아이가 상실되는 끔찍한 기분을 느꼈었음. 무슨 일이 생겨난다고 해도 지울 수 없는 슬픔이라는게 있다는걸 책이 나한테 이해시켰기 때문에.
특히 그부분의 묘사를 보면..'한 바보 왕자가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글썽이며 물었습니다..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인데
여기서 말하는 '바보 왕자'가 꼭 '어린 왕자'를 말하는 것 같아서 더 가슴이 미어졌었음... 끝까지 '어린'왕자로 별을 떠났던 순수한 왕자가 사실은 그렇게 어른이 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왜냐면 그때쯤 나도 어린 왕자보다 비행사를 이해하는 입장이 됐었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작가가 나빴다는 생각도 좀 듬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나는 왜 사람들은 태어나서 행복하게만 살 수 없는지 진심으로 궁금했고 방법을 찾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으니 삶은 정말 알수없는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ㅋㅋㅋㅋㅋ
가끔은 정말 소망한다면 모두가 행복하게 살수 있다고 믿었던 어린시절의 내가 부럽고 그립고 또 빛나게 느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