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월드에서는 무조건 착한 인물도 무조건 나쁜 인물도 없어요. 대부분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인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안에서도 선과 악이 공존하고 끊임없이 싸우는 인물들이죠.
물론 극적 설정을 위해 절대악이 필요하긴 했지만 김준같은 사람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그런 면에서 절대악을 잘 표현해 주시며 마지막 순간까지 빛내주신 박혁권 배우님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선율이 수현에게 복수하다 연대하게 되는 시점에 대한 질문인데요. 선율 아빠가 죽기 전 엄마와 통화하는 걸 녹음으로 듣고, 이 여자는 복수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을까요? 아버지를 죽인 사람과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무엇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수현이 곧 선율이었고 선율이 곧 수현이었습니다. 복수해야 할 상대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고 연민을 봤고 궁극적으로 타인을 통해 자신 스스로와 화해하고 용서했기에 그게 두 사람의 연대가 가능했던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회차전개방식에 대한 질문입니다. 항상 마지막에 새로운 상황을 노출시키는데요. 수호와 어떤 여성과의 불륜 사진이 나오고, 다음 회에는 수현이 남편을 추적하다 호텔에서 옆집 여자와 만나는 게 나오고, 또 그 다음에는 수호의 불륜 상대가 옆집 여자가 아닌 처제나 다름없는 유리라는 점이 밝혀지고…또 차은우가 김준 밑에서 일하면서 사건들이 하나하나 베일을 벗는 구조, 이런 식의 회차 전개 방식이 가진 특징과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드라마는 거시적인 계획과 미시적인 구성으로 한 회 한 회를 이루어 마지막 회로 달려가는 빌드업의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회마다 시청자분들의 몰입과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가 엔딩이라 생각해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긴 합니다. 일주일을 참고 기다려 주셨던 시청자분들께 답답함을 드려 송구하고, 엔딩 맛집이라는 칭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작가님이 바라는 바람직한 사회상은?
은수현의 입을 통해 말씀드렸듯이 ‘부디 상실의 슬픔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편안해지기를, 세상이 그들에게 조금은 더 다정하기를,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름다운 세상이 오기를, 그래서 언젠가는 아픔이 덜한 시간에 가 있기를’ 이것이 이 드라마 제목이 원더풀 월드인 이유이자 이 드라마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아픈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이 조금은 아픔이 덜한 시간에 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이 세상이 상처 입은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16/0002296404
김남주와 차은우의 쌍방 구원 서사로 마무리된 '원더풀 월드'. 두 사람의 독특한 관계성 또한 매력 포인트였다. '가족 잃은 아픔'이라는 공통된 슬픔을 안고 혐오와 위로를 오가는 관계성을 유지하던 두 사람은 끝내 각자의 아픔을 이겨내고 '원더풀'한 세상을 맞이하게 됐다.
김 작가는 두 사람의 관계성에 대해 설명을 덧붙였다. 로맨스 너머 또 다른 관계성을 지향했다고. "'원더풀 월드'에서 김남주와 차은우가 보여준 관계가 일반적 의미의 로맨스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가장 대립할 수밖에 없는 극단적 관계에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진심을 통해 마음을 맞닿았던 이들의 관계를 '여백의 로맨스'라고 말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6년 만에 우연히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얼싸안지 않고, '이젠 괜찮아요'라는 문자 한 통을 건네며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는 그 모습도 넓은 의미의 여백의 로맨스가 아닐까 한다"고 귀띔했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08/0000220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