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이십대 중반이 됐는데 지금껏 누굴 좋아해본 건 그 때 단 한번 뿐이었어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3년간.
혼자 몰래 좋아하면서 바라보는 동안 그 애는 여자친구를 사귀었고 어느 때는 내 친구를 사귀었고 또 다른 여자친구가 생기고 했어.
내가 다닌 중,고등학교는 붙어있었고 보통 중학교에서 그대로 고등학교로 진학했기 때문에 걔랑 같은 반이 되었던 기회가 한 번 있었어. 평소 남자애들이랑 잘 어울리고 지금까지도 남자인 친구들이 많은 나인데, 걔랑은 이상하게 말 섞는 것도 어렵고 같은 반이 되어도 친해질 수가 없더라.
그래서 데면데면 인사는 하고, 공통적으로 어울리는 친구들 사이에 섞여 웃기만 하는 사이가 되었어.
아직까지도 그 장면이 기억이 나.
해가 질락 말락해서 주황빛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나는 창가 자리 책상에 걸터 앉아서 핸드폰 게임을 하고있었어.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왜인지 교실에는 나 혼자뿐이었는데 문이 열리더니 걔가 들어오는 거야. 진짜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고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가는데 참았어. 힐끗 보면서 인사하고 눈은 핸드폰 액정으로 고정했는데, 내가 게임을 잘 하고 있는건지 어쩐지 모르겠더라고.
걔는 그 사이에 내 바로 앞으로 와서 자기 자리의 책상 두개를 붙이더니 그 위에 누웠어. 졸리다고 좀 잘거라면서. 그리고 나한테 안추우면 입고 있는 가디건을 빌려달라고 했어. 나는 냉큼 어깨에 두르고 있던 가디건을 건넸고, 걔는 그걸 이불 삼아 덮고 정말로 자기 시작했어. 핸드폰 게임을 켜 놓은채로 자는 그 애를 흘끗 흘끗 쳐다보다가 게임에 애써 집중하다가.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종이 울렸어. 잠에서 깬 그애가 졸린 눈으로 일어나서 몸 위에 덮여져 있던 가디건을 들었어. 그리고 핸드폰 게임을 하느라 양손으로 핸드폰을 붙잡고 있는 내 어깨에 가디건을 둘러줬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그 순간은 정말 그렇게 느껴졌어. 그 애는 가디건을 둘러주고 난 후에 씩 웃더니 고맙다고 인사하고 교실을 나갔어. 그 후에 졸업할때까지 우리는 이렇다할 접점이 없었고 지금은 거의 모르는 사이나 마찬가지가 됐어. 겨우 이십분 남짓한 별 거 아닌 일인데도 벌써 6년이 지난 지금, 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 나는 게 신기해. 그 때 그 햇살과 가디건의 감촉, 걔의 웃는 얼굴 같은 거. 걔가 그립고 아직도 좋은건 아니지만 그 때 그 장면을 떠올리면 아직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것 같아. 살면서 그런 감정,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있을까? 꼭 한 번 다시 느껴보고 싶은데.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3년간.
혼자 몰래 좋아하면서 바라보는 동안 그 애는 여자친구를 사귀었고 어느 때는 내 친구를 사귀었고 또 다른 여자친구가 생기고 했어.
내가 다닌 중,고등학교는 붙어있었고 보통 중학교에서 그대로 고등학교로 진학했기 때문에 걔랑 같은 반이 되었던 기회가 한 번 있었어. 평소 남자애들이랑 잘 어울리고 지금까지도 남자인 친구들이 많은 나인데, 걔랑은 이상하게 말 섞는 것도 어렵고 같은 반이 되어도 친해질 수가 없더라.
그래서 데면데면 인사는 하고, 공통적으로 어울리는 친구들 사이에 섞여 웃기만 하는 사이가 되었어.
아직까지도 그 장면이 기억이 나.
해가 질락 말락해서 주황빛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나는 창가 자리 책상에 걸터 앉아서 핸드폰 게임을 하고있었어.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왜인지 교실에는 나 혼자뿐이었는데 문이 열리더니 걔가 들어오는 거야. 진짜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고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가는데 참았어. 힐끗 보면서 인사하고 눈은 핸드폰 액정으로 고정했는데, 내가 게임을 잘 하고 있는건지 어쩐지 모르겠더라고.
걔는 그 사이에 내 바로 앞으로 와서 자기 자리의 책상 두개를 붙이더니 그 위에 누웠어. 졸리다고 좀 잘거라면서. 그리고 나한테 안추우면 입고 있는 가디건을 빌려달라고 했어. 나는 냉큼 어깨에 두르고 있던 가디건을 건넸고, 걔는 그걸 이불 삼아 덮고 정말로 자기 시작했어. 핸드폰 게임을 켜 놓은채로 자는 그 애를 흘끗 흘끗 쳐다보다가 게임에 애써 집중하다가.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종이 울렸어. 잠에서 깬 그애가 졸린 눈으로 일어나서 몸 위에 덮여져 있던 가디건을 들었어. 그리고 핸드폰 게임을 하느라 양손으로 핸드폰을 붙잡고 있는 내 어깨에 가디건을 둘러줬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그 순간은 정말 그렇게 느껴졌어. 그 애는 가디건을 둘러주고 난 후에 씩 웃더니 고맙다고 인사하고 교실을 나갔어. 그 후에 졸업할때까지 우리는 이렇다할 접점이 없었고 지금은 거의 모르는 사이나 마찬가지가 됐어. 겨우 이십분 남짓한 별 거 아닌 일인데도 벌써 6년이 지난 지금, 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 나는 게 신기해. 그 때 그 햇살과 가디건의 감촉, 걔의 웃는 얼굴 같은 거. 걔가 그립고 아직도 좋은건 아니지만 그 때 그 장면을 떠올리면 아직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것 같아. 살면서 그런 감정,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있을까? 꼭 한 번 다시 느껴보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