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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조용필, 엘비스 프레슬리가 다 있던 탁쇼3 앙코르
콘서트는 크게 세 개의 콘셉트로 현재의 영탁, 과거의 영탁, 그리고 미래의 영탁을 보여주었다. 과거의 영탁에서는 안동의 한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뒤 바로 서울로 와서 오디션을 보며 끊임없이 도전했던 청년 박영탁을 소환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른 뒤 마이크를 두 손으로 모아 잡고 "스물두 살 박영탁입니다"라고 인사하는 장면은 80년대 젊은 날의 자신과 함께 노래하는 나훈아의 무대를 떠올리게 했다. 가슴 절절한 사모곡 '어매'의 나훈아와 '꿈'을 이루고자 도시를 찾은 조용필이 있었고 엘비스 프레슬리로 완벽하게 변신한 무대를 통해 자신의 근원이 록과 리듬앤블루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그는 잊지 않고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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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로서 영탁의 능력 : 관찰력, 언어 감각, 메시지
영탁이 가진 재능 중 하나는 관찰력에서 비롯된 연기다. 브릿지 영상은 대부분 옷을 갈아입거나 무대 교체를 위해 준비되는 영상이 대부분인데, 아주 제대로 웃길 작정을 하고 만든 패러디 영상이 눈에 띄었다. 전국 투어에서 선보인 <흑백요리사> 속 '요리하는 돌아이'를 패러디한 '노래하는 돌아이'를 보고 있자니 영탁이 제이심포니란 듀오 시절 자신의 앨범 뒤 스페셜 땡큐에 썼던 글인 '더 또라이같이 음악할게요!!'가 생각났다. 이 '똘끼'를 어쩔까나. 이번 앙코르에 처음 등장한 오은영 박사의 금쪽이 솔루션 패러디인 오은탁 박사는 말투와 행동이 너무 비슷해서 영탁 콘서트에 온 건지, <개그콘서트>에 온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 더구나 영탁은 다른 출연자도 없이 혼자 1인 2역을 연기한다. 조만간 배우 영탁이 스크린이나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로 '갑툭튀'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소름 끼치는 코믹 연기에 배꼽을 뺐던 시간이었다. 앞자리에 앉은 관람객의 한마디, "저렇게 웃긴다고?" 개그감 인정!
투머치 토커가 되어 관객들과 수다를 떠는 것도 탁쇼의 특징. 영탁이 왜 소통의 제왕인지 팬들과 호흡하고 함께 즐기는 무대를 체험한다면 바로 알 수 있다. 영탁이 가진 대중을 사로잡는 온리원의 힘을. 또 하나, 그의 음악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영탁의 언어 감각에 주목했을 것이다. 가사를 보다 보면 늘 나만의 것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영탁을 볼 수 있다. 영탁은 자신만의 음악을 찾는 데 성공했을까? 그의 가사에 답이 있다. 비슷한 줄무늬, 블루케찹, 세모난 바퀴, 사막에 빙어. 세상의 모든 삐딱이와 왼손잡이들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는 영탁이 추구하는 음악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깊이를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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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을 맞은 영탁, 레전드로 가는 길
올해 20주년을 맞은 영탁이 걸어갈 길. 한 사람의 놀라운 성장과 레전드로 가는 길에 함께 탑승하는 것은 분명 즐거운 여행이다. 영탁이 조용필과 나훈아가 될 수 있을지, 어느 한 분야의 넘버원이 될 수 있을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넘버원은 언제든 바뀌고 탈환되며 새로이 채워진다. 넘버원이 되는 것이 아닌 가요계의 온리원이 되기를 선택한 영탁, 그의 20주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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