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볼만한 긴 글이 있어서 가져옴
이 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고
어떤 쪽이 맞다는 건 아니지만
BL과 현실이 부딪힐 때 나타나는 현상을
시즌 2가 잘 포착하고 있는 느낌
연애가 뭘까 생각해보게 됨
현실 안에서 추구하는 판타지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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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https://blramblings.wordpress.com/2026/01/25/is-the-kawaii-lens-causing-issues-for-william-and-izaya-on-the-boyfriend/
정리:
구글 노트북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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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리얼리티 데이팅 프로그램 '더 보이프렌드(The Boyfriend)' 시즌 2는 시즌 1의 인기를 이어가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동시에 시청자들이 출연진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어 중요한 문화적 쟁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른바 **'카와이 렌즈(Kawaii lens)'**는 성인 남성들의 실제 연애를 왜곡된 시각으로 보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됩니다. 본 에세이에서는 이 '카와이 렌즈'가 어떻게 리얼리티 쇼의 본질을 흐리고, 성숙한 성인의 관계를 오해하게 만드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1. '카와이 렌즈'의 정의와 심리적 기제
일본 문화에서 **'카와이(Kawaii)'**는 단순히 '귀엽다'는 의미를 넘어 작고, 무해하며, 연약하여 보호가 필요한 상태를 뜻합니다. 이러한 속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보호 본능을 자극하며, 대상의 행동을 더 쉽게 용서하고 변명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미학이 로맨스 서사, 특히 BL(Boys' Love) 장르의 관습과 결합하면 시청자에게 강력한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갈등은 단순한 오해로 재해석되고, 욕망은 부드럽게 정화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필터가 실제 성인들의 연애를 다루는 리얼리티 쇼에 투영될 때 발생합니다. 이 렌즈는 순수함을 보상하고 성인으로서의 성적 주체성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훈련시키기 때문입니다.
2. 시즌 1의 유산과 보미-후웨이 커플의 '안전한' 환상
이러한 경향은 시즌 1의 다이와 슌을 '아기(babies)'라고 부르며 그들의 갈등을 순수함의 증거로 미화했던 팬덤의 모습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시즌 2에서 이 '카와이'한 역할을 계승한 인물들이 바로 보미와 후웨이입니다.
- 보미는 연애 경험이 없고, 디즈니 같은 사랑을 꿈꾸며, 인형을 달고 다니는 모습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안전하고 순수한' 존재로 낙점되었습니다.
- 후웨이가 자신의 감정이 사랑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카와이 렌즈를 낀 시청자들은 보미의 일방적인 헌신을 '사랑스러운 헌신'으로 보며 후웨이가 곧 사랑을 깨달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들의 관계에서 과거의 성적 이력이나 육체적 긴장감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으며, 오직 '귀여움'만이 로맨스의 유일한 자격처럼 여겨집니다.
3. 윌리엄과 이자야: 환상을 깨뜨리는 '현실 성인'의 등장
반면, 윌리엄과 이자야는 카와이 렌즈가 제공하는 안락한 환상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존재들입니다. 이들은 30대이며, 과거에 이미 서로 알고 지내며 육체적인 관계를 맺었던 복잡한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카와이 렌즈를 사용하는 시청자들에게 이들의 관계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성숙한 소통과 갈등 해결: 이들은 앉아서 대화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행동의 변화를 위해 협상합니다. 윌리엄이 자신의 방어 기제를 무너뜨리고 눈물을 흘리는 감정적인 순간조차, 정형화된 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한' 장면으로 치부됩니다.
- 솔직한 성적 욕망: 이들은 단둘이 있을 시간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성인으로서의 욕망을 숨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카와이 렌즈 하에서 **성적 주체성은 일종의 '오염'**으로 간주됩니다. 윌리엄의 과거 사생활 영상이 유출되었을 때, 유출 자체의 범죄성보다 '그런 영상을 찍은 행위' 자체를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된 것은 이들이 더 이상 '순수하고 무해한(Kawaii)' 존재가 아니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 정직함의 역설: 윌리엄이 과거 연애에서 키스를 통해 바람을 피웠던 사실을 고백했을 때, 이는 정직함이 아닌 '불신'의 증거로 낙인찍혔습니다. 반면 이자야는 외모가 더 부드럽고 달콤하다는 이유로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설정되며, 그 역시 관계의 실패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은 간과됩니다.
4. 미학적 판단과 도덕적 비난의 혼동
결국 윌리엄과 이자야를 향한 비난은 도덕적 잣대라기보다는 미학적 취향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사랑이 오직 '작고, 부드럽고, 순수한 것'이어야만 진짜라고 믿습니다.
이들에게 윌리엄과 이자야의 관계는 너무나 뜨겁고, 흉터가 많으며, 노골적입니다. 이들은 귀여움이라는 보호막을 갖고 있지 않기에 더욱 엄격한 잣대로 평가받으며, 그들의 성인으로서의 주체성은 '레드 플래그'나 '독성(toxicity)'이라는 단어로 손쉽게 라벨링됩니다.
5. 결론: '캐릭터'가 아닌 '사람'을 바라보기
'더 보이프렌드'는 우리에게 두 가지 형태의 사랑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하나는 동화 같은 귀여운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복잡하고 치열한 성인의 사랑입니다.
우리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은 자신이 선호하는 커플을 응원하는 법이 아니라, 성인 남성들을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판타지 속 캐릭터로 보기를 멈추는 법입니다. 출연진은 우리가 마음대로 조종하거나 정의할 수 있는 '트로프(tropes)'나 '커플링(ships)'이 아닙니다.
사랑은 때로 귀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때로 지저분하고, 과거의 상처를 들춰내며, 노골적인 욕망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두 성인이 그 모든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선택하는 과정이야말로 리얼리티 쇼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진실된 로맨스일 것입니다. 이제는 출연진의 눈에서 '카와이'라는 필터를 거두고, 그들의 있는 그대로의 인간성을 존중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