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일차 메인 매치인 '부패 경찰' 게임의 그린 팀이 가려진 연합이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그린 팀의 구성원은 9회차 현재까지 살아남은 생존자인 현규, 현준, 그리고 탈락한 세돌, 하린이다.
현규와 현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원리를 이해해보려다가 그린 팀에 주목하게 됐다.
특히 현규와 현준은 성향이 매우 다를 뿐이지 플레이스타일은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
'자기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하고 여러 연합에 발을 걸쳐두는 스타일'
데플2의 여러 참가자들에게서 같은 성향이 보이는데,
현규와 현준도 그렇기에 '그린 팀'을 느슨한 연합 관계로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가려진 연합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딱히 비밀 연합도 아니었음에도 편집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은 그저 잠시 교류한 사이일 뿐 연합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적어도 세돌은 처음부터 연합할 생각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규와 현준(그리고 하린)의 어떤 행동은 연합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설명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연합의 시작 : 1일차 메인 매치 부패 경찰
부패 경찰 게임에서 현규는 '부패 경찰'이 되고, 현준, 세돌, 하린은 '일반 경찰'이 되며, 같은 그린 팀이 된다.
부패 경찰 게임에서 가장 조명을 많이 받은 팀은 규현이 있는 블루 팀이고 그린 팀은 처음부터 끝까지 별로 주목받지 않았다.
현규, 현준, 세돌, 하린은 모두 다른 참가자들과 접점이 없는 상태에서 같이 플레이하게 된다.
현규와 현준은 계속 함께 있으며,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시점인데도 현준이가 현규 어깨에 팔을 올리며 친근하게 대하는 장면이 보인다.
그린 팀의 협력도 나쁘지 않았다. 세돌과 하린 사이에서 반목이 있긴 했어도, 마지막까지 티노 체포 가능한 위치에 가장 근접했다.
현규가 부패 경찰로 밝혀지고, 그린 팀 내에서도 규현이 있는 블루 팀 못지않은 반발과 충격이 있었을 수도 있다.
부패 경찰이 밝혀지고 나서 생활동으로 올라갈 사람을 선정하는 시간이 오기 전에 그린 팀끼리 모여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현규가 "제가 한번 막아볼게요" 하고 말하고, 현준과 하린은 "저희 구해주세요"라고 한다.
현규는 세하가 있는 레드 팀과 맞서서 승리한 부패 경찰+도둑 팀에 그린 팀 구제를 요구한다.
현규는 생활동과 감옥동으로 갈라지면 연합을 맺기 어렵다는 큰 판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한 걸로 보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린 팀에서 혼자 생활동으로 올라가게 된 현규는 세돌, 현준, 하린 중 1명을 생활동으로 같이 올려 확고한 자기 편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또 자기 전략이 실패하더라도 그린 팀에서는 끝까지 노력한 현규에게 호감을 갖게 되니 이득이다.
현규가 물러서지 않은 결과 사다리타기로 세돌이 생활동 멤으로 결정되지만, 세돌은 바로 지영에게 권리를 넘겨준다.
이때 현규를 포함한 그린 팀 멤버들은 다소 당황하지 않았을까. 그린 팀 몫으로 얻어온 자리를 블루 팀에 넘겼으니...
사실 이 시점에 현준이나 하린이 생활동으로 올라갔으면 현규와 공고한 연합을 형성하면서 판세가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연합의 균열 : 2일차 메인 매치 언노운
생활동과 감옥동에서 각각 하룻밤을 보낸 그린 팀은 다행히 전원 생존해 게임동에서 만난다.
양쪽 모두 히든 스테이지의 비밀을 풀어낸 상태라 생활동과 감옥동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상태.
하지만 현규가 감옥동에서 올라온 현준과 하린에게 음료(?)를 건네며 먼저 다가가는 모습이 보인다.
연습 게임에서 현규는 소희와 주로 대화를 나누고, 현준은 티노를 비롯해 여러 명과 대화를 나누며 돌아다닌다.
흥미로운 장면은 연습 게임이 끝나고 나서 나온다.
현준이 현규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면서 세돌에게 "현규 조금 조심해요. 너무 다 말하지 마"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세돌은 듣기만 한다. 현준은 이때부터 촉으로(?) 현규가 다른 연합을 형성했음을 감지한 듯하다.
그러면서도 메인 매치 도중 현규에게 다가가 규칙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이 보인다.
현준은 코멘터리에서도 자신이 5일차까지 현규를 감옥으로 보내지 않고 현규와 계속 함께 플레이한 이유에 대해
"언노운 게임할 때 현규와 같이 대화를 많이 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준은 같은 감옥동이자 그린 팀 멤버인 하린을 밀어주는 전략을 쓴다.
이때 이미 생활동-감옥동 구도였으므로 현규는 감옥동인 하린을 대놓고 도와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현규가 골인 직전인 하린을 추방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세하에게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다"고 하며 소극적으로 행동한다.
현규는 이때 하린에게 가서 피스 하나 주면 밀지 않겠다고 하고, 현준이 이를 듣고 다른 감옥동 사람들에게 말을 전한다.
결국 하린이 상연에 의해 추방당하고 감옥동이 패하면서 2일차 메인 매치가 끝난다.
연합의 불신 : 2일차 감옥 매치 시간 경매
그린 팀은 또다시 현규를 뺀 전원이 감옥동으로 간다.
이때까지만 해도 현준, 하린은 연합을 맺어 살아남고자 했다.
시간 경매에서 저스틴의 5인 연합 전략이 취소되자 현준, 하린은 먼저 2인 연합 전략을 짜고, 은유를 포섭해 3인 연합으로 만든다.
그런데 시간 경매에서 피스가 1개뿐이어서 절체절명의 위기였던 현준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 일어난다.
3인 연합은 나름대로 잘 돌아갔고 세돌은 연합이 아니었지만 현준은 그에 대해 나름 신뢰를 가지고 그의 옆자리를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돌이 현준의 허점(반팔...)을 간파해서 라운드를 빼앗아가는 사건이 발생하고, 현준은 18라운드에 도박을 걸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날 저스틴과 은유, 하린 사이에서 내분이 일어난다.
이런 감옥동과 같이 갈 수 있을까? 에 대해 현준은 뒤로 물러서서 많은 생각을 했을 듯하다.
연합의 재건 : 3일차 메인 매치 할로윈 몬스터
2일차 밤~3일차 아침에 현규는 생활동 히든 스테이지를, 현준은 감옥동 히든 스테이지를 각각 깨고 돋보이지 않던 막내 라인에서 강자로 급부상한다.
그리고 이때 발빠르게 현규와 접촉해 대화하면서 생활동, 감옥동과는 별개의 연합을 형성하고 크게는 생활동 아래로 들어간다.
하린까지 합류해 현규, 하린, 현준 3인 동맹이었기에 (세돌을 뺀) 그린 팀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하린, 현준이 생활동 연합에 들어가면서 세하와 지영이 생활동에서 팽 당하며 은유와 합치게 되었다.
그린 팀 세돌의 탈락 : 3일차 메인 매치 할로윈 몬스터
하지만 여전히 현규와 현준은 서로 완전히 믿지 못했다.
다른 감옥동 멤버들(특히 세돌)에 대한 태도도 다른데, 이때 현규는 생활동과 이야기하면서 세돌을 칠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반면 현준은 감옥동과도 어느 정도 라포가 형성되어 있었고, 세돌을 자기 손으로 칠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현준이 현규에게 히든 스테이지의 게임을 묻자 현규가 '기사의 여행'을 풀었음에도 '벽바둑'이라고 거짓말한 것이 컸다.
그리고 이 거짓말은 할로윈 몬스터 게임 진행 중에 들통나고 만다.

현준은 생활동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다가 딜러에게 가서 "사람도 죽일 수 있나요?"하고 물어본 다음, 딜러의 대답을 듣고
자신이 피스를 빌려주며 느슨한 연합을 형성했던 은유와, 자신처럼 뚜렷한 연합 없이 겉돌고 있던 저스틴에게 발빠르게 다가가 함께 현규를 치자고 한다.
https://x.com/Hdrama37/status/1922671030578880944?t=xFm0dXbwtDv1e0GLxzJtbg&s=19
https://x.com/dori3021/status/1923317276926759267?t=ntdiu_J7p6QlTTKcwqpp0A&s=19
하지만 그 이후 전개는 아시다시피 티노와 규현이 이중실선의 히든 룰을 먼저 발견하면서 오히려 현준 자신이 탈락 위기에 처해 생활동을 적으로 돌리는 대신 세돌을 탈락시키는 것으로 끝난다.
https://x.com/ineedsktas/status/1922543852415537642?t=_qPPS09aHIfYrWOSeH6mAA&s=19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것처럼 세돌은 적극적인 연합은 안 해도 자신이 빚진 것이 있으면 갚아 주는 성격이라
이때 본인의 피스를 소모해서 순서바꾸기를 사용해 세돌을 살도록 돕고 현규를 쳤다면 감옥동 연합이 힘을 얻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준이 그걸 놓쳤을 수도 있고, 세돌과 감옥동 멤버들이 현규 이상으로 현준에게 신뢰를 못 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날 현준은 생활동 멤버 선택권을 갖게 되는데, 현규를 선택한 것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다.
현준은 인터뷰에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애증의 관계"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세돌이 죽고 감옥동과 완전히 등지게 된 상황에서 생활동의 유일한 끈인 현규를 버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https://x.com/dori3021/status/1922296906660577380?t=3-dAR4ED0pDpOBTd0Lf0Fg&s=19
그린 팀 하린의 탈락 : 3일차 감옥 매치 저격 홀덤
현규와 현준은 생활동으로, 하린은 감옥동으로 가게 된다. 현규와 현준은 생활동에서 감옥 매치를 지켜본다.
두 사람은 하린을 응원하고 티노와 규현은 세하를 응원한다.
3일차 감옥 매치는 역대급으로 장시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끝에 결국 저스틴이 하린을 이겨 하린이 탈락하고 말았다.
하린이 탈락하면서 그린 팀은 사실상 소멸한다.
하지만 새벽 1시 반이 되어 게임이 끝나고 나서도 현규와 현준은 따로 길게 대화를 나눈다.
이때 현규의 문제 발언이 나오는데, 바로 현규가 하린을 죽였다는 이유로 다음날 타겟을 저스틴으로 잡은 것.
현준은 저스틴과 감옥 동기라서 자신이 나설 수는 없다고 난색을 표하지만, 현규가 그런 거 신경 쓰지 말라며 단호하게 말한다.
현규의 말은 본인의 생활동 연합원들을 대하는 태도로 봤을 때 앞뒤가 맞지 않지만,
이 대화를 보더라도 두 사람이 느슨하게나마 이때까지 하린을 연합원으로 생각하고 있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남은 두 사람의 협력과 공존 : 4일차 메인 매치 보물섬
3일차의 격변을 겪고 4일차, 이제 그린 팀 중에서는 현규와 현준만 남았다.
전날 6인 연합을 같이 했던 하린이 떨어지면서 기존 생활동 멤버에 현준만 끼어있는 구도가 되었다.
현준이 메인 매치에서 돋보이는 편은 아니지만 이때는 나름 생활동 연합의 승리에 기여하려 노력한다. 현규의 계산을 도와주고, 소희, 규현과 함께 분홍색 상자의 '위 아래' 단서를 풀면서 틀을 깨고 화살표를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등 본인의 강점을 발휘한다. 그렇게 해서 생활동이 시종일관 압도적으로 게임을 이어가고 소희가 보물상자를 오픈한다.
이 무렵 누구와도 척을 지지 않던 소희가 현준을 견제하는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소희는 보물상자 보상을 이용해 피스가 가장 많은 현준의 피스를 빼앗을 계획을 현규를 따로 불러 말하지만,
현규는 현준이 아닌 감옥동 플레이어들의 피스를 골고루 빼앗도록 소희를 설득해 결국 지영, 은유, 세하의 피스를 빼앗는다.
그 후 현준이 생활동 멤버 선택권을 행사한다. 이때 현준은 소희와 상의한 끝에 티노, 현규, 규현 중에 랜덤으로 뽑자고 하지만 소희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며 규현만 빼달라, 티노가 상대적으로 더 잘 살아 돌아올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힌다.
그 말을 들은 현준이 현규에게 대화를 시도하자, 현규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하면서도 "난 감옥 가기 싫어"라고 하며 생활동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낸다.
현준은 현규에게 자신이 나중에 강탈이나 탈락 같은 위기에 처했을 때 구제해 달라고 하며 티노를 감옥동으로 보내게 된다.
현준의 배신 : 5일차 메인 매치 균형의 만칼라 (현재 진행중)
이날 밤 방을 같이 쓰게 된 현규와 현준.
짐 정리를 하던 도중, 현규는 현준에게 만약 본인이 그 상황이었으면 바로 감옥동으로 보내버렸을 거라며 게임동에서 자신을 왜 살렸는지 의문을 표한다.
사실 현규 입장에서는 별 생각 없이 한 말이었을 수도 있고 현준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 한 말이었을 수도 있지만, 현준은 그 말을 듣고 현규에 대한 '죄책감'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https://x.com/dori3021/status/1922343408082780640?t=JyOhXaMwCQ6r5pNhjn4tFw&s=19
5일차 메인 매치도 현준이 피스 우위를 가진 상태에서 시작한다.
이때 감옥동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단합해 세하, 은유, 지영이 현규를 치기로 하고 규현, 소희에게 접촉한다.
소희는 현준을 치자고 주장하지만 은유는 현준과 감옥동 동기이자 피스 빚이 있고,
다른 멤버들도 현준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보상을 가지고 있는데다 비호감을 적립한 현규를 위협적으로 여긴다.
이때 현준이 은유와 접촉해 5인 연합 중 3인과 비밀 연합을 맺고 현규를 치는 데 가세하면서 현규가 사실상 6:1로 메인 매치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규는 현준의 배신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현준에게 "형 말 들어 제발",
"산수 할 줄 아냐", "십진법으로 계산한 거 맞냐"는 등 주옥같은 어록을 남기면서 2주차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현규가 이때 이미 눈치챘다고 보는 이유는 코멘터리 때문이다.
현규가 산수 발언을 해명하면서 "현준이가 피스 몇 개를 제안받았는지 모르지만 나는 피스를 다 줄 생각이었다"라고 하기도 했고,
은유도 이 상황 직후에 현규가 소희에게 간다고 하면서 배신을 간파한 정황이 나온다.
자세한 건 오늘 공개될 10회차에 밝혀지겠지만.
https://x.com/Hdrama37/status/1922719116390994327?t=I0vKN_LsLP9myXNFMk5cWw&s=19
https://x.com/myong2202/status/1922336094772719641?t=WmR60WNI0Mx7WpcXvE2fWg&s=19
https://x.com/Hdrama37/status/1923429789999755665?t=wdoMPr7_tZtQPR6VPd1mkQ&s=19
와... 쓰다보니 길어졌다.
3주차 풀리기 전에 꼭 올리고 싶어서 아직 더 확인해보고 고쳐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냥 올릴게.
현규와 현준의 입장에서 방송을 보다보면 현규가 마냥 사이코패스 통제광도 아니고, 현준이 마냥 심약한 불안핑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한 명이라도 이 글을 읽고 나와 공감하며 3주차를 같이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