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화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해보다가 쓰게 되었음. 우승자가 현준이란 결론은 아님. 지금 살아남은 다른 참가자들도 나노로 분석해보면 주인공 우승자 서사 만들수 있을듯. 오히려 자세히 분석해보고 나니 우승은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냥 내 최애라서.
나는 jjy빠라서 짓솟겜 모두 좋아했고 대탈출도 다 봤음. 물론 데플1도 봄. 아직 데플의 정체성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데플1을 보면 짓의 두뇌 게임, 솟의 사회 실험 요소를 통합해 시즌을 관통하는 서사를 중시하는 것 같고 그게 내 취향 저격 지점이었음. 데플1의 궤도 vs 석진시원 구도 생각하면 됨.
근데 이게 현실 인물들이 나오는 리얼리티 쇼로 드라마에 가까운 서사를 만들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지. 데플1, 2는 아직 한계가 많이 보임.
서바 프로에서 서사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3가지.
- 게임 설계(플롯)/플레이어 선정(캐릭터)/편집(연출)임.
이중 제작진은 플롯과 캐릭터를 미리 정할 수 있지만 리얼리티니까 게임의 결과나 우승자를 정할 수는 없음. 그럼 결국 후반부에 활약하는 우승자와 준우승자 중심으로 최대한 편집해주는 수밖에 없음. 그래서 편집과 연출을 보면 어느 정도 후반부를 예측할 수가 있음. (짓솟겜과 데플1은 그랬는데 아닐시 니말이 맞음)
현준은 4화까지 분량 심하게 없었는데 1주차 보고 최애됨…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어. 그냥 계속 눈길이 가고 신경쓰였음.
1~4화: 병풍기
병풍 그 자체. 내가 1주차 분량을 여러 번 돌려봤는데 분량이 걍 없음ㅋㅋㅋ 굳이 캐릭터성을 드러내는 키워드로 이 시기의 현준을 정의해보자면 ‘심약함’과 ‘이세돌과의 관계성’ 정도?
첫번째 감옥 매치(하나 빼기)에서 운 좋게 첫 생존자가 되고 어찌나 긴장했는지 다리가 풀려서 계단에서 주저앉는가 하면 감옥에 가자마자 간수한테 큰절을 함ㅋㅋㅋ
두번째 감옥 매치(시간 경매)에서는 세돌 옆에서 반팔을 입고 버튼을 누르다가 세돌에게 근육 움직임을 간파당함. 그런데 여기서 주목한 부분은 세돌이 굳이 말해줄 필요도 없는데 게임 중간에 팔의 움직임이 보였다고 말해준 것. 그 덕분에 현준이 그 뒤로는 플레이할 때 좀더 조심하지 않았을까?? 물론 후반부긴 했지만. 세돌이 자기 승점을 충분히 챙기고 나서 나름 현준을 챙겨줬다고 생각해.
5화: 각성기
가위바위보 게임의 결과 감옥동 사람들을 제치고 히든 미션의 주인공이 되어 암흑 속으로 들어가고 극적으로 살아남음. 4화까지 본 사람 중에 현준이 살아나와 보상을 얻을 거라고 예상한 시청자가 얼마나 있을까? 그만큼 의외의 결과였고 9화까지의 플레이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함. 물론 게임 자체의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크랙까지는 아니고 ㅋ… 정도? 아무튼 이걸로 피스 부자가 됨.
이때 생활동에서는 현규가 기름종이의 여정으로 파이널 진출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얻으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함.
6~7화: 방황기
여기서부터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세게 갈리지 싶음. 피스 부자가 되었으면 동고동락한 감옥동 멤버들과 반란을 도모해야 하는데, 게임하러 나오자마자 생활동에 포섭되어버림. 그런데 가뜩이나 피스가 많아져서 불안한데 현규가 거짓말을 하고 쎄한 행동을 함. 현규 vs 현준 구도의 시작.
현준은 감옥동 동기들의 힘을 빌려 현규를 치려 했지만, 이중실선 트릭을 너무 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몬스터 게임에서 친하게 지냈던 세돌을 보내버리고 저스틴을 고립시키면서 시청률 하락에 지대한 공헌을 함ㅋㅋㅋ
그후 생활동에서 겉도는 부분은 현준빠 입장에서 가슴아프니 자세히 말 안하고 넘어가겠음. 싫어하는 현규를 두번이나 살려서 생활동으로 데려가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현규와 너무 빨리 척지고 싶지 않았던 이유가 가장 컸을 거 같음.
8~9화: 도전기
작법서에서는 주인공이 갖춰야 하는 요소로 ‘공감’과 ‘동경’ 두 가지가 있다고 함.
이중 현준은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고뇌와 번민을 많이 보여줘서 ‘공감’ 쪽이 높음.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같은 느낌. 갑자기 절대반지를 얻은 호빗 같은…ㅋㅋㅋ 그런데 프로도는 간달프를 푹찍해서 보내버리지는 않았으니 세돌을 보내버리고 감옥동을 등진 현준은 여기서 프로도 같은 절대선도 아님.
그럼 공감을 잃게 되고, 동경할 만한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동경’ 쪽이 너무 약함. 긍정적인 반응 중에서도 멋지다는 반응보다는 안쓰럽다, 귀엽다, 같은 반응이 대다수.
스펙이 좋은데 두뇌 서바이벌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뇌지컬이 소희만큼 안 나옴. 두뇌 서바래도 동경 요소는 꼭 뇌지컬만 있는 게 아니지. 이상민이나 성규처럼 판읽기와 정치, 처세술로도 얼마든지 돋보일 수 있음. 또 세하나 지영처럼 따뜻하고 이타적인 플레이나, 은유처럼 솔로 플레이에 강한 면모로 돋보일 수도 있음.
우리의 현준이는 오현민의 적통 후계자(카이스트 수리과라는 뜻)임에도 지금까지 뇌지컬보다는 처세술 쪽에서 희망이 보임. 그 희망을 보여준 회차가 8~9화. 이것도 이상민이나 성규 스타일의 처세술이라기보다는 엄청난 생존 본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긴 함.
티노의 죽음과 세하, 지영, 은유의 반격, 소희와 규현의 ‘허락받은 배신’으로 처음으로 위기를 맞이한 현규는 현준과 연합을 맺음. 하지만 현준이 “오늘 현규 형을 보내버리겠다”고 선언하면서 감옥동과 비밀 연합을 맺음. 궁지에 몰린 현규의 "산수 할줄 알아?" 드립으로 도파민 폭발하면서 9화 끝남. 뒷내용은 아직 안풀림.
10~12화: ???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5~9화에서 현준이 비중이 커졌고 피스도 많아서 준결승까지는 가지 않을까 싶음. 그때부터는 본인 능력으로 살아남아야 하니까 거기서 시청자들이 동경할 만한 요소를 많이 적립해 살아남으면 우승자(주인공)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집에 가겠지?
여기까지 쓰고나니 내가 왜 이걸 썼는지 모르겠지만 쓴게 아까워 올린다ㅋㅋㅋ 넷플릭스는 빨리 플레이어 리뷰 내놓으시오. 마무리는 제일 좋아하는 세하 짤로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