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child.co.kr/mcontent/mcontent_view.htm?smenu=sub4&ar_id=20002022120012
[김효준 무용가는 누구?]
안양예고와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했어요. 지금은 서울예술단에 소속돼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 ‘임학선 댄스 위(We)’ ‘살 무용단’과도 함께 공연하고 있답니다. 그동안 <피지컬 퍼포먼스 : 잠시 놀다> <잃어버린 얼굴 1895> <이른 봄 늦은 겨울> <88> <나우앤댄>, 창작 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등 여러 공연에 참여했어요.
[어떻게 무용가의 꿈을 키웠나??]
처음에는 연기를 하고 싶어서 중학교 3학년 때 연기 학원에 다녔어요. 늦게 시작한 만큼 인문계 고등학교에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예술고등학교로 편입하려 했는데, 당시 안양예고 연기과는 정원이 다 차서 무용과에 들어갔죠. 연기 학원에서 부전공으로 무용을 배웠거든요. 막상 무용을 해 보니 너무 즐겁고 재미있는 거예요.
당시 선생님도 저를 믿고 잘 이끌어 주셨고요. 그렇게 열일곱 살 때 예고 무용과로 편입하면서 무용가의 꿈을 키우게 되었어요.
[늦게 무용을 시작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 예고에 들어갔을 ? 꼴찌를 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일찍 무용을 시작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죠. 자존심도 상하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두렵고, 내가 무용에 재능이 없나 하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해 보자고 마음먹었죠. 그래서 새벽에 혼자 나와 연습하고, 일부러 무용 대회도 더 많이 나가면서 열심히 했어요. 지금 무용을 잘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고 그냥 현재 내가 하는 움직임 자체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렇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실력을 키운 덕분에 졸업할 때는 1등이 됐고, 대학교도 수석으로 입학할 수 있었죠.
[어릴 때 어떤 아이였는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몸을 움직이고 활동적인 걸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3~6학년 때 학교 축구부를 하기도 했죠. 그때는 축구 선수가 꿈이었는데, 부모님께서 반대하셔서 그만뒀어요. 부모님은 제 의지를 확인해 보려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무용에 대해서는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서 찬성하셨대요. 어릴 때 활동적이긴 했지만, 내향적인 성향도 있었어요. 그래서 무대에 설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무용가가 됐어요. 지금 혹시 내성적인 성격의 친구라도 예술을 하거나 무대에 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을 꼭 해 주고 싶어요.
[한국 무용을 왜 선택했는지, 그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한국 무용은 다른 장르에 비해 강렬함 속의 절제된 움직임이 특징인 것 같아요. 곡선적인 아름다움을 포함해 한국 무용만의 호흡과 감성이 따로 있는데, 그게 저와 잘 맞았어요. 그리고 춤을 추면서 연기적으로 녹여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표정 연기 같은 걸 잘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어릴 적 연?를 배운 게 한국 무용을 할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무용 동작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요?]
표현하고자 하는 게 있으면 그걸 머릿속에서 이미지화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이미지를 형상화해서 몸으로 표현하는 거죠. 예를 들어 ‘시간’을 표현할 때 저는 모래 시계를 생각했어요. 시간은 붙잡을 수 없고, 무조건 흘러가잖아요. 그래서 모래를 잡는 시늉을 했다가 다시 잡고 흘려보내는 식으로 동작을 표현했죠. 감정을 표현해야 할 때는 그 감정에 맞는 노래를 틀어 놓고 즉흥적으로 몸을 움직여 봐요. 그러다 마음에 드는 동?이 있으면 그걸 발전시키면서 동작을 만들기도 하죠.
[무용가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체력과 인내심, 그리고 나와 다른 것도 받아들일 줄 아는 열린 마음이요. 일단 체력은 기본적으로 무척 중요해요. 또 몸을 많이 쓰다 보니 어느 순간 힘들고 지칠 때가 찾아오는데요. 안 되는 동작도 될 때까지 계속 훈련해서 해내야 하죠. 평가도 많이 받아서 스스로에 대한 의심도 생기고, 정신적으로 흔들릴 때가 있어요. 그런 걸 다 이겨내려면 인내심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무용은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아서 내가 잘?는 것만 할 수도 없고, 내 고집만 내세울 수도 없어요. 서로 소통해야 해요. 그래서 나와 다른 생각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죠.
[좋은 무용가가 되려고 어떤 노력을 하나요?]
다른 무용수들의 춤도 많이 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해요. 책을 통해 영감을 받기도 해서 책도 많이 읽는 편이에요. 그리고 길을 걷거나 일상생활을 할때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해요. 하나의 동작을 하고자 할 때 그 움직임을 계속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그려 보는 거죠.
[무용가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나를 표현하는 직업이다 보니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춤을 통해 해소할 수 있어요. 무대 위에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는 거죠. 성취감도 커요. 어떤 동작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하는데 안 되던 동작이 어느 순간 되면 그때 느끼는 성취감이 엄청나죠. 땀 흘려 연습한 뒤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일 때 무언가 완성했다는 만족감도 상당해요. 무용은 순간의 예술인데요. 무대 위에서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들을 눈에 담는다는 것 역시 매력적이에요.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신체적으로 정말 힘들어요. 무용가에게 나이 제한이 있지는 않지만, 동작므 표현할 때 신체적 부담을 느끼기도 해요. 그래서 계속 신체를 관리하고 훈련하죠. 그리고 무대에 올라가기 전 부담감도 커요. 물론 그 부담감은 좋게 말하면 설렘일 수 있죠. 일정이 불규칙해서 생활 리듬이 보통의 사람들과 달라질 수도 있어요. 서울예술단의 경우는 연습 시간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만, 외부 공연을 할 땐 여러 무용수가 시간을 맞춰야 해서 밤늦게 연습을 시작해 새벽에 끝나는 경우도 많거든요.
[무용가가 되려면 무얼 준비해야 하나요?]
저도 늦게 시작한 편이라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꼭 학교가 아니더라도 무용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보세요. 그러다가 전문적인 무용가가 되고 싶다면 예술 학교에 들어가는 걸 추천해요.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가 무척 중요한데 예술 학교에 가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거든요.
[당장 무용 학원·학교에 갈 상황이 아니라면요?]
예술 학교나 무용 학원 같은 곳에 갈 상황이 안 된다면 유튜브를 통해 춤 영상을 찾아보고 따라서 연습해 보는 게 도움이 돼요. 어떤 춤이든 상관없어요. 결국 모든 춤은 끝에 가서는 장르 구분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다양한 장르의 춤을 접하고 즐기는 게 도움이 되죠. 달리기처럼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좋아요. 나중에 체력적으로 큰 힘이 되니까요.
[한국 무용가로서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꿈이라고 하기엔 조금 거창하고 제 목표는 장르 구분없이 모든 춤을 다 소화할 수 있는 무용가가 되고 싶다는 거예요. 그래서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안무가들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어요.
<어린이동산> 친구들♥
하고 싶은 게 있어서 시작했다면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은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좋겠어요.
지금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즐기고 있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