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차의 니지쿠로는 LGBTQ+ 십대의 마음을 울린 음악이 테마였습니다.
제가 15살 16살때는, LGBTQ+라는 것으로 인한 고민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마음의 안녕조차 유지하기 힘든 시기였습니다.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랐기때문에 정해진 규칙이나 규율도 많았고, 자유롭지 않은, 게다가 권리에 대한 주장은 도저히 할수 없는 환경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당시 유일하게 저를 구원해준것이 음악이었습니다. 어떤 박해를 받는, 어떤 부조리한 일들이 계속 되어도, 4인실의 방 한구석에서 듣고 있었던 그 음악이나, 아주 잠시 주어진 자유시간에 들었던 잊을수 없던 그 노래가 나를 나라는 존재로 있을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당시, 시설의 물품이었던 워크맨이나 콤보로 음악을 들었는데,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물건이었기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취향이 담긴 워크맨은, 얕았던 저의 음악세계를 다채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적 없는 개구쟁이였던 초등학교 6학때, 시설 친구들과 대화중에 누군가가 "우타다 히카루 대단해. First Love 같은 곡 한번 들어봐" 라고 얘기한걸 듣고 그때 워크맨으로 듣게 됐습니다. 훌륭한 악곡에 압도당해서 정말 울면서 그저 뇌 속에 각인시키듯 들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이후로는 여러 곡들을 접해보는것이 취미가 되었습니다. 특히 '桜流し' 'For You' 'Eternally'는 제 인생의 찬가입니다. (*우타다 히카루씨는 논바이너리라고 공언하셨기때문에 그녀라는 표현을 써서 표기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므로 이름으로 지칭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桜流し'라는 곡은, 인트로의 끝을 알수 없는 덧없음이나, 말할 것도 없이 굉장히 좋은 멜로디와 종반에 걸친 현악과 드럼은 언제 몇번을 들어도 감동하게됩니다. 제가 해석할 도리는 아니지만,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만약 지금의 나를 볼수 있다면 뭐라고 생각할까요. 당신 없이도 살아가는 나를' 이라는 가사입니다. 인생은 결국 '당신'으로 이루어져있고, 죽을때까지 '당신'을 떠올릴거예요
비슷한 시기에 자주 듣던 Cashmere Cat씨는 제 음악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9'이라는 앨범을 특히 좋아하는데, 그가 만드는 음악에 매료당한것을 계기로 저 자신도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내키는대로 만든, 아직 완성단계와는 거리가 먼 상태였던 'Melancholy Mellow'라는 곡을 처음으로 들려준 사람은 저를 돌봐주셨던 양어머니입니다. 듣고 좋으셨는지 제가 음악을 만드는것을 긍정적으로 응원해주셨습니다. 음악 이외에도 어딘가 독창성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것에 끌립니다. 예를들면 사람도 독특한 사람쪽이 끌리고, 음악도 독특한 쪽에 더 매력을 느낍니다. 음악을 만드는것은 나를 한없이 개방시키고 현재나 과거의 감정을 구현하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제가 저 자신을 자랑스럽게 느끼는 정체성이 되어, 제 감정을 감당할수 없을때라던가 끝없는 고민에 빠졌을때 음악을 만들면서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으로 마음이 안정됩니다. 그리고 들어주시는 분들과 제 감정을 함께 공유하는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파고들면, 자신 안에서 깊이 잠들어있는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체험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듣는 순간 어딘지 그리운 마음이 느껴지는 곡을 만드는것을 좋아하는데,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마치 그 장소에 있었던 것처럼, 마치 그 풍경을 본 적이 있는것 같은 착각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게이인것이라던가, 이성애자 남성에게 첫눈에 반해서 짝사랑으로 고민하던 사춘기 시절에는, 역시 음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느낍니다. 우타다 히카루씨의 'ともだち(친구)' 라는 곡의 한 구절중에 '친구는 될수 없어, 왜냐면 너무 만지고싶으니까. 친구는 될수 없어, 이제 너의 첫번째가 아니면 의미가 없으니까' 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 노래를 듣고 있던 당시, 저에겐 다니던 대학에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항상 함께 있으면 즐겁고, 그는 모두에게 평등하고 매우 다정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그는 이성애자였기때문에 항상 그를 향한 마음을 억눌러가면서 대했습니다. 이성과 평정심을 유지하기위해서 짝사랑 노래들을 듣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어느날, 그의 집에서 자게 될 일이 생겨서 그의 본가에 놀러간적이 있는데, 평소에 방 안에 둘만 있을 일은 거의 없어서, 시종일관 긴장으로 어떻게 돼버리는줄 알았습니다. 그날의 숙박은 즐겁고 무사히 끝났지만, 나중에 제 감정이 제어가 되지 않을것 같고, 그를 좋아하는 것이 나 자신을 좀먹는다는 것을 깨닫고 그에게 '우린 친구가 될수 없어'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마디로 그와는 사이가 소원해졌어요. 그는 저를 친구로서 소중하게 생각해줬기때문에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이후엔 대학에 수업 받으러 가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신주쿠 2번가 생활에 몰두했습니다. 그 거리에서의 경험이나 여러 사람들을 만난 덕분에 이성애자에게 호의를 가지는 일도 없어지고, 혼자서 살아갈수 있는 감함이나 타인을 대하는법을 하루하루 배워갔습니다.
저에게 있어 '음악'은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스스로를 치유하고 '내가 이 세상에 있어도 된다'라고 긍정해주는 존재입니다
-나카니시 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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