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데스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고
손케의 부재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어
근래까지도 미드필더 포지션 얘기할 때마다
에릭센 떠나고부터 없다고 언급하는 사람들이 있었음
그게 내 기분을 나쁘게 해도 팩트인 걸 부정할 순 없잖아
근데 저 주어가 손흥민이다?
그럼 더 부정할 게 없다고 봄
데스크시절부터 2025년까지
우리팀에서 가장 영향력있던 한명을 뽑으라면
지난 10년간 경기장 내에서뿐만 아니라
라커룸에서도 경기장 밖에서도
구단 전체 스태프들에게까지
가장 영향력 있던 단 한 사람을 뽑아야한다면
모두가 손흥민을 뽑을 거임
당연하지
멀리 갈 것도 없이 유로파 우승 전후 분위기를 봐
라커룸이 손흥민 중심으로 똘똘 뭉쳤었잖아
리그 순위가 안좋았어도 잡음 한번 안나왔음
물론 감독의 영향도 컸겠지
근데 그 감독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하려고
이용한(어감이 좀 그렇지만) 선수가 손흥민이었잖아
손흥민을 위해 트로피를 들자
손흥민과 함께 역사에 남자
이거 국뽕멘트가 아님
감독이 한 말이고
선수들이 인터뷰한 내용이고
기자들이 취재한 팩트잖아
그만큼 큰 존재였으니
현재 빈자리가 큰 건 어쩔 수 없지
어느 팀에나 그런 선수들이 있잖아
그런 선수 한명 없다면 오히려 슬픈 일 아냐?
괜히 클럽들이 나서서
레전드 벽화 만들고 동상 세우고 그러겠냐고
그런 선수들은 존재 자체로
선수들과 팬들에게 팀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시키잖아
나는 이번에 손흥민 고별식까지 멋지게 하고
레전드 대우 제대로 하고 보내줘서 너무 좋았어
왜? 최소 지난 10년간 우리팀엔
이렇게 레전드 대우 받으며
제대로 떠나보낸 선수가 없어서 슬펐거든
성골유스마저도 어영부영 그냥 떠나보냈는데
손흥민과의 이별은 모두에게 낭만을 선사했잖아
그러니 이렇게 큰 선수가 떠난 뒤에
빈자리를 느끼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지
과도기에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고
근데 말야
데스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데스크같은 공격조합이 또 나오길 바라지?
손케의 부재를 언급하는 사람들은
손케같은 듀오가 또 나오길 바라지?
에릭센의 부재를 느꼈던 사람들은
매디슨이 온다고 했을 때 두팔 벌려 환영했지?
그러면 손흥민의 부재를 언급하는 사람들은 어떻겠어?
손흥민처럼 우리팀에 충성하고
팀의 중심이 되어줄 선수들이 계속 나오길 바라겠지?
그게 로메로든 매디슨이든 쿨루셉이든
모두의 기대를 듬뿍 받고 있는 무어든
누구든 말야
그러니 손흥민이 없어서 그래라는 말을
그냥 그대로만 받아들이고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말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