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체코축구협회가 충격적인 패배에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체코축구협회가 1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반 하섹 체코 축구 대표팀 감독의 경질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체코축구협회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다비드 트룬다 회장의 하섹 감독과 수석코치 야로슬라프 베셀리의 경질 제안을 받아들였다"라며 "트룬다 회장은 지난 주말 페로제도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돌아온 대표팀과의 미팅을 바탕으로 이렇게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과거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이었던 1962 칠레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했던 동유럽 강호 체코는 최근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인구 5만에 불과한 약소국 페로 제도에게 일격을 당했기 때문에다. 

하섹 감독이 이끌던 체코는 지난 13일 포르샤븐에 있는 토르스볼루 경기장에서 열린 페로제도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유럽 지역 예선 L조 7차전에서 1-2로 패했다. 

페로제도는 현재 FIFA 랭킹 136위의 유럽 최약체 팀 중 하나다. FIFA 랭킹 39위인 체코와 비교도 되지 않지만, 체코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후반 22분 하누스 쇠렌센에게 선제골을 내준 체코는 후반 33분 아담 카라베츠가 동점 골을 넣어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3분 만에 마틴 아그나르손에게 결승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체코가 경기를 주도했지만, 유효슈팅 3개 중 2개를 실점하면서 결정력에서 차이를 보였다. 체코는 슈팅 14개, 유효 슈팅 1개에 그치며 결정력이 부족했다.

페로제도가 돌풍을 일으키며 무려 4승을 챙겨 체코와 경쟁하고 있다. 체코가 현재 2위(4승1무2패, 승점 13), 페로제도가 3위(4승 3패, 승점 12)로 체코가 바짝 추격당하는 중이다. 

유럽지역 예선은 각 조 1위 팀이 본선행을 먼저 확정하고 2위 팀과 3위 이하 팀 중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상위 4개 팀이 유럽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아직 11월에 1경기가 남아있지만, 체코는 1위 크로아티아(승점 16)를 따라잡기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크로아티아는 11월에 두 경기를 남겨놓아서다. 오히려 페로제도의 추격을 신경써야 하는 입장이다. 페로제도는 11월 15일 크로아티아를 만난다. 체코는 15일 일정을 쉰 뒤 18일 지브롤터와 최종전을 앞두고 있어 체코가 2위 달성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종전을 한 달 앞두고 페로제도전 충격패하는 등 2위 달성 여부와 상관 없이 체코 축구를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트룬다 회장은 "축구 책임 그룹과의 미팅에서 우리는 과거의 국가대표팀 미팅과 페로제도전을 평가했다. 우리는 내가 하섹과 베셀리 코치의 즉각적인 경질이라는 결정을 취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트룬다 회장이 말한 축구 책임 그룹에는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 즈데넥 그리게라, 아돌프 사데크 이사, 그리고 파벨 네드베드 국가대표팀 단장이 배석했다. 

체코는 즉각적인 결정 이후 새 감독을 선임해 내달 11월 13일 카르비나에서 산마리노와 친선 경기를 가진 뒤 지브롤터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