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양민혁(18)은 올 시즌 K리그1 최고의 신인이다. 프로로 데뷔하자마자 리그 38경기에 모두 출전해 최연소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의 역사를 쓴 데 그치지 않고, 12골·6도움으로 시즌을 마쳤다.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그의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은 일찌감치 예견된 장면이었다. 강원도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19승7무12패·승점 64)을 차지했다.

K리그에서 가장 밝게 빛난 샛별은 이제 토트넘(잉글랜드)으로 향한다. 토트넘은 오랫동안 양민혁을 유심히 지켜봤고, 어린 나이에도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7월 계약을 체결했다. 강원에서 올 시즌을 마무리하고 토트넘에 합류하게 했다. 이로써 양민혁은 막 주목받기 시작한 유망주에서 1년 만에 세계 최고 무대에서 뛰는 기대주가 됐다.

물론 ‘꽃길’만 보장돼 있진 않다. 대선배 손흥민(32)이 토트넘 주장으로 버티고 있어 낯선 환경에도 믿을 구석이 되겠으나, 오직 실력만으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주전 경쟁은 오롯이 양민혁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할 몫이다.

그러나 양민혁은 움츠러들지 않는다.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뒤 그는 “K리그에서 곧장 토트넘으로 이적했기에 주변에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부딪치겠다. 토트넘에서 골로 내 자격을 증명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민혁은 16일 런던으로 출국한다. 공격수들의 대거 부상으로 고민하는 토트넘은 그에게 조기 합류를 요청했다. 당연히 최우선 과제는 적응이다. 런던에 도착한 뒤 보름 동안 신변정리를 하고, 내년 1월 1일 정식으로 토트넘 선수단에 등록할 예정이다. 그는 “일단 새로운 팀 분위기를 잘 익히겠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리그보다 부담감이 덜한 컵대회부터 출전하는 게 빠른 적응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3일(한국시간) 진행된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 조 추첨 결과, 토트넘은 5부리그에 속한 탬워스를 상대한다. 프로와 세미프로가 섞인 팀이라 토트넘으로선 여유로운 대진이다. 내년 1월 10일 펼쳐질 FA컵 3라운드가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양민혁의 데뷔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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