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간판 수비수 김민재와 팬들의 갈등이 불거졌다. 경기 후였다. 김민재가 관중석으로 다가가 팬들을 향해 양손을 들어 올리며 ‘자제해달라’는 느낌의 동작을 취했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후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듯한데 그건 아니”라며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못하길 바라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팔레스타인전을 0-0으로 비긴 뒤 같은 달 10일 오만 원정에선 3-1로 이겼다. 3차 예선 첫 승리였다.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팬과 KFA의 갈등 사이에서 목소리를 내기가 매우 어렵다.
9월 A매치 2연전을 모두 소화했던 이강인의 말처럼 선수들은 홍 감독을 믿고 따라야 한다.
다만 KFA를 향한 팬들의 분노를 선수들이 앞장서 가라앉힐 필요는 없다.
9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전이 매진되진 않았지만 5만 9천576명이란 적지 않은 관중이 함께했다. 그들이 정 회장과 홍 감독을 향해선 분노를 표출하면서도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경기장을 찾은 이유는 명확했다. 선수들이다.
팔레스타인전을 찾았던 팬 가운데 한국 선수들에게 야유한 이는 없었다.
팬과 KFA의 견해차는 매우 크다.
팬들이 분노하는 지점을 KFA는 이해하지 못한다. 현재 팬들의 분노는 정 회장, 홍 감독이 사퇴해야 가라앉는다.
반면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경기력을 보이면 여론은 돌아설 것이란 게 KFA를 중심으로 뭉친 축구인들의 생각이다.
선수들도 기사와 유튜브를 챙겨본다. 24일 국회에서 있었던 일을 모를 리 없다
아무것도 해결되지도 해소되지도 않았다.
유럽 빅리그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는 역대 최고의 대표팀이다. 그들의 수장이라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존중을 강요하는 리더는 20세기에나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