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팔레스타인과의 경기를 졸전으로 마치자, 경기가 열렸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A매치가 열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구전용구장인데, 지난해 잼버리 콘서트를 기점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잔디가 손상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관리 책임에 대한 비난 여론도 쇄도하고 있다.
축구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지난해 잼버리 콘서트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경기장에서 콘서트가 개최되면서 잔디가 회복할 시간이 없었다며 콘서트 개최를 막을 수 없다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어길 경우 주최 측에 강력한 페널티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6일 데일리안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가 심각하게 손상된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8월 열린 '잼버리 콘서트'라고 다수의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잼버리 콘서트를 위해 운동장 위에 무대를 설치하면서 무거운 무게에 눌린 잔디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콘서트 개최를 앞두고 축구 팬들은 경기장의 잔디가 손상될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잼버리 콘서트가 열리기 직전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말 그대로 '관리가 잘 된 잔디'였다고 한다. 서울시설공단은 2019년부터 꾸준히 잔디 상태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며 2021년 10월에는 10억 원을 들여 하이브리드잔디로 교체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잔디는 천연잔디와 인조잔디가 95:5의 비율로 혼합돼 인조잔디의 파일이 천연잔디의 뿌리와 엮여 결속력을 높이고 외부 충격으로 인한 잔디 패임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효과는 선수 부상 예방과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지난달 K리그 경기 직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잔디 상태가 아쉽다. 선수들에게도 부상이 올 수 있는 잔디 상태였다"며 "좋은 선수들이 와 부상을 당하면 국가적으로도 손해 같다.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잔디 생육의 적정 온도는 15~25도"라며 "잔디 관리를 위해서는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축구 경기를 최소화하고 충분히 휴식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잼버리 콘서트로 인해 잔디 상태가 악화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잼버리 콘서트와 관련해서는 이미 복구가 완료됐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향후 콘서트 개최로 인한 잔디 손상 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문화체육행사 개최 시 잔디 손상이 없도록 행사 주최 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만 답했다.
https://v.daum.net/v/20240907043046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