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전문가들은 홍명보호의 첫 경기가 사실상 '참패 수준'이라고 정의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팔레스타인은 같은 조의 다른 중동 팀에 비해서도 객관적 전력이 열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내용을 떠나서 반드시 승점 3을 가져왔어야 했다"며 "승점 1에 그쳤기에 진 거나 다름없는 최악의 결과"라고 혹평했다.
이어 "팔레스타인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4-4-2 포메이션과, 이전과 똑같은 경기 전술을 들고나왔다. 상대의 수비적인 형태를 어떻게 파훼할 지 게임 플랜을 세세하게 마련했어야 했다"며 "전반전에 적어도 2골은 넣었어야 했지만 유효 슈팅이 1개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박찬하 SPOTV 해설위원은 "실망감과 분노 등 감정을 떠나서 당황스러운 경기였다"며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 사령탑이 됐지만 그래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결과는 가져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문성 한국프로축구연맹 해설위원 역시 "결과는 물론, 경기력 자체도 유럽파를 모두 불러들여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홈에서 그런 모습을 보인 건 믿기 어려운 경기"라고 말했다.
이들은 좌우 전환의 속도가 현저히 느린 게 저조한 공격력의 원인이라고 봤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빌드업의 템포, 좌우 전환의 속도는 무조건적으로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지현 위원 역시 "손흥민(토트넘)은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 붙어 있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누비는 프리 롤 역할을 부여받았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손흥민에게 두 명 이상의 수비를 붙이는 만큼 손흥민을 미끼로 반대쪽에서 찬스를 만들어내는 패턴이나, 1차 빌드업에서 좀 더 빠르고 직선적인 공격으로 바로 뒷공간을 파고드는 공격 루트를 준비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중앙을 통한 공격 전개에 실패해 경기장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한 것도 지적됐다.
한준희 위원은 "특히 전반전 공격이 너무 좌우 양 측면으로만 치우쳤다"며 "중앙과 하프스페이스 활용이 심각하게 부족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장지현 위원은 "선수들이 경기장 전역에 퍼져 있다 보니 패스 거리가 길어지고, 순간적으로 빠른 판단을 못 하면서 측면에서 고립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며 "그러다 보면 공이 뒤로 갈 수밖에 없고, 또 공수 간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문성 위원은 "결국 감독 능력이고, 전술 문제다. 빌드업의 깊이나 선수를 어떻게 배치해서 중앙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에 대한 해법이 없었기 때문에 볼이 겉으로만 계속 도는 형태가 반복됐다"고 짚었다.
박찬하 위원은 "선수도, 벤치도 결과를 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모험을 피하다 보니 계속 측면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며 "가운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