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관계자는 11일 국민일보에 “아직 정 회장의 입장 표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정 회장이 한마음축구대회에서 “조만간 감독 선임과 관련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론이 악화하면서 직접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협회가 책임지고 설명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일단 절차적 정당성 문제부터 해명해야 한다. 감독 선임을 맡은 전력강화위원회가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임생 이사 독단적으로 선임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업무를 이어받는 절차에 대해 “협회(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으나, 이는 협회 규정에 어긋난다. 정관상 이 이사가 맡은 기술총괄이사와 기술발전위원장의 업무는 A대표팀 감독 선임과 무관하다. 관련해 최근에는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폭로와 함께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면접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 알려지며 논란의 불씨가 더 커지는 중이다.
결국 침묵을 지키던 홍 감독은 K리그1 22라운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솔직한 심정으로 (대표팀에)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밤을 새우면서 생각했고 나를 버렸다. 이제 나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며 감독직 수락 이유를 밝혔다.
홍 감독도, 이 이사도 이번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며 고개 숙였지만, 개인이 책임지기엔 한계가 있다. 본질은 협회의 미비한 행정력과 감독 선임 시스템 붕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협회 의사결정 구조의 정점에는 정 회장이 있다. 모든 일의 방향키를 정 회장이 쥐고 있다는 걸 축구팬들은 다 알고 있다. 지난 2월부
터 최근까지 축구 현장 곳곳에 그를 겨냥한 걸개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유다.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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