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기술이사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 8가지를 이유를 댔지만 굳이 홍명보 감독이 아니더라도 통용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울산이 빌드업 1위라고 강조했던 기록마저 사실과 달랐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일했던 이영표 해설위원은 "외국인 감독 철학이 이식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냐"는 이임생 기술위원장 답변에 "정말 좋은 감독이 와 팀이 바뀌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봤다. 외국 감독들도 많은 선수를 통제한다. 유독 한국 선수들만 한국인 감독이 통제해야 한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 우리에겐 거스 히딩크라는 좋은 외국인 감독이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우리를 완벽하게 통제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제 홍명보 감독 이야기를 들어볼 차례다. 쭉 대표팀 감독 부임설을 강하게 부정하다가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지휘봉을 잡은 이유가 있었을 테다. 울산에 A매치급 관중이 몰리고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중에 클럽을 박차고 대표팀을 선택했던 피치 못할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한국 축구를 위한 결정"이라는 상투적인 말이 나온다면 곤란하다. 만약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승점 1~2점 차이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하고 시즌 도중 갑자기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스페인 대표팀으로 간다면 납득 할 수 있을까. "맨체스터 시티보다 위험에 빠진 스페인 대표팀을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만 설명한다면 전 세계 미디어는 어떻게 반응할까.
협회의 삼고초려 끝에 결정한 일이겠지만, 홍명보 감독마저 명확한 해명 없이 "위기의 한국 축구를 위한 결정이었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대표팀은 결코 리그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다.
박대성 기자(pd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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