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론되고 있는 외국인 감독들보다 내가 못한 평가를 받는 건 사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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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파 감독으로써 자존심을 강조한 홍 감독의 소신은 지난달 30일 포항전 직전 사전 기자 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 홍 감독은 "나보다 더 좋은 경험, 경력, 성과를 낸 사람을 데리고 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홍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지만, 역으로 말하자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지 못한다면 감독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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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홍 감독은 5일 저녁 리그 경기가 끝난 뒤 이임생 기술 이사와 면담을 했고, 이튿날 축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로와 대화를 나눈 끝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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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감독 선임 행정'…홍명보 신임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
돌고 돌아 홍명보였고, 결국 축구협회는 약 5개월간 헛심만 쓴 채 애초 1순위 카드로 점찍었던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아쉬운 건 크게 두 가지다. 협회의 협상 능력과 전력 강화위원회의 보안 유지 실패. 협회는 전임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위약금 부담으로 인해 유명 외국인 사령탑을 상대로 제대로 된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전력 강화위원회는 걸핏하면 후보자 면면을 언론에 유출해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 게다가 전력 강화위원회와 축구협회가 관심을 보인 후보자 중 상당수는 같은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치르는 상대 국가인 이라크와 호주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경쟁국가의 감독을 빼오는 상식 밖의 행위여서 두고두고 축구팬들의 질타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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