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sports.naver.com/kfootball/article/586/0000081680
전북의 위기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일시적 경기력 저하, 선수들의 자신감 부족 등의 문제도 있지만 달라진 리그 구조와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전략 없이 기존 관습대로 팀을 끌어온 것이 진짜 이유로 꼽힌다. 과거와 달리 K리그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는 젊은 선수들은 이제 전북이 아닌 유럽 무대로 나간다. 최근 2년 사이 정상빈·오현규·양현준·배준호·김지수·이한범 등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선수들 모두 같은 선택을 했다.
K리그 구단들 입장에서도 과거 전북이 지불한 10억원에서 20억원 사이의 이적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유럽 구단에서 받고, 유럽파를 탄생시켰다는 명예와 명분까지 잡는 쪽을 더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전북이 지금 과거의 이적료를 주고 데려올 수 있는 선수는 유럽에 진출하지 못할 경쟁력을 지닌 선수, 혹은 K리그2의 유망주들에 국한된다. 이것이 과거 압도적이던 전북의 팀 전력을 다른 팀들이 덤벼볼 만한 수준으로 떨어트렸다.
여기에 김기동(FC서울)·이정효(광주FC) 같은 전력의 한계치를 넘어서게 하는 전술가들이 등장하며 전북의 위치는 더 위태로워졌다. 올해는 윤정환(강원FC)·김은중(수원FC)·정정용(김천 상무) 감독까지 그런 흐름에 가세하자 전북의 경쟁력은 더 급격히 떨어졌다. 전북도 페트레스쿠 감독과 작별한 후에는 더 이상 이름값이 아닌, 감독 개인의 전술 능력과 게임 모델, 리더십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1982년생 김두현 감독을 선택했다. 하지만 2년 동안 누적된 문제와 선수단의 피로감을 일거에 털어내기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팀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시간이 강등권이라는 위기와 맞닿았다는 점이다. 작년의 수원처럼 '결국은 이겨낼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순간 강등이라는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현재의 전북은 우승이 아닌 생존과 싸워야 한다는 현실 인식을 구단이 강하게 가져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25년 K리그2 무대에서 전북이 승격을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보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요약
1. 리그 구조와 환경이 달라졌는데 기존의 방식을 계속 유지
2. 그 결과 과거보다 수급하는 선수의 퀄리티가 하락하게 됨
3. 최강희 이후 전북에 부재했던 전술가형 감독
4. 그리고 이제 정말로 부족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