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sports.news.nate.com/view/20240207n01582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과가 지난 대회보다 나은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벤투호는 2019년 대회 8강에서 탈락했지만, 5전 4승 1패 6득점 2실점(득실 +4)을 기록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클린스만호는 6전 2승 3무 1패 11득점 10실점(득실 +1)로 대회를 마쳤다. 승률로 환산하면 벤투호는 80%, 클린스만호는 33.3%에 불과하다.
클린스만호가 벤투호보다 더 좋은 팀으로 평가됐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벤투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뒤 부임했고 2018년 12월 기준 한국은 FIFA 랭킹 53위였다. 반면 클린스만호는 벤투 감독 체제에서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팀을 물려받았고 2023년 12월 기준 FIFA 랭킹 23위인 팀을 이끌고 아시안컵에 나섰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이름값부터가 달라졌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최고의 선수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빅클럽 주전 선수가 두 명이나 더 생겼다.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이재성(마인츠), 조규성(미트윌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등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꾸준히 얻는 유럽파도 4년 전에 비해 늘었다.
또 준비 기간 역시 클린스만 감독이 길었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부임해 약 4개월을 준비하고 아시안컵에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3년 2월 부임해 약 10개월을 준비했다.
FIFA 랭킹이 더 높은 팀을 이끌고 더 오래 준비한 팀을 이끈 결과 8강이 4강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세부 성적은 오히려 하락했고, 경기력은 더 떨어졌다. 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주전 선수를 총동원하고도 3-3으로 비긴 건 한국 축구사에 남을 굴욕적인 경기였다.
이 정도면 클린스만호를 향한 평가는 '4강까지 오르는 데 성공해 지난 대회보다 나아졌다'가 아니라 '지난 대회보다 훨씬 좋은 팀을 이끌고도 이런 경기력으로 4강 밖에 못 올라갔다'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