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55)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자 축구 3연패를 다짐하고 있지만 안팎에서 도움을 받지 못한다. 금메달 주역이 되어야 하는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은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의 허가 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직전에 열리는 A매치 소집 문제까지 겹쳤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15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강인은 원칙적으로 아시안게임이 아닌 축구대표팀에서 A매치 출전이 우선인 선수”라면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9월에도 이 부분에 견해차가 있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9월 A매치 기간(4일~12일) 유럽 원정에 이강인을 포함해 최정예 멤버로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발생하는 차출 문제는 하루 이틀의 얘기는 아니다.
어느 감독이나 최고의 선수를 데려라고 싶다보니 마찰이 빚어졌다.
그럴 때마다 협회의 조율로 파행을 피했다. 5년 전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31·토트넘)이 A매치 대신 아시안게임에 올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학범 전 감독이 대회가 끝난 뒤 금메달의 비결 중 하나로 이 문제를 거론하며 고마움을 내비쳤을 정도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김 전 위원장처럼 조율자를 자처하는 이가 없다. 마이클 뮐러 강화위원장에게 같은 역할을 기대한 것과 달리 클린스만 감독에게 끌려가고 있다는 것이 축구계 중론이다. 대표팀을 관장하고 있는 장외룡 부회장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개막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독은 “권한을 갖고 있는 분들이 움직여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거주하겠다는 약속을 깼는데, 이 부분을 강하게 언급하면서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협회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은 똑같지만 최악의 사태도 각오하는 눈치다. 이강인이 클린스만 감독의 양보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는 플랜 A와 A매치를 뛰는 플랜 B를 모두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이강인이 A매치가 열리는 웨일스로 넘어간다면 프랑스로 돌아갔다가 다시 중국으로 넘어가야 하는 어려움도 각오해야 한다. 손발을 맞추는 시간이 부족한 것을 넘어 선수의 컨디션 유지 면에서도 큰 타격이다. 나머지 해외파들도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속팀을 설득할 명분을 잃는다.
협회 관계자는 “아직 시간은 있다. 클린스만 감독과 조율을 통해 두 대표팀 모두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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