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에 소피가 간파했듯이 베네딕트는 절대 자신에 대해 얘기 안 하던 사람이잖아 타인의 세계는 유영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드러내지 않는... 근데 소피를 만나고 그게 무너짐 잘못된 제안을 하기도 하고 순서가 엉망이기도 하지만 결국 마음을 열게 되고 그게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거란 것도 알게 됨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고백하기도 하고(고백씬) 너도 날 알아주면 좋겠다고 하면서 먼저 본인에 대해서 모든걸 말하기도 하면서(온실데이트씬) 경계 밖의 조연에서 주인공으로 거듭났다고 할까? 단순한 사랑고백을 넘어서 시청자로 하여금 지난 시즌들에서 베네딕트가 보여준 방황과 결핍을 비로소 이해하게 만들었음
마찬가지로 소피도 스스로 마음의 성벽을 쌓은 캐릭터임 약간 자낮상태로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고 투명인간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베네딕트가 계속 문을 두드려서 결국 마음이 열렸음
특히 잘 썼다고 생각한 부분이 베네딕트가 유언장 본 거 맞냐고 왜 아리민타 말을 믿었나고 물을때 소피가 그러잖아 그냥 그렇게 믿었다고... 난 이 부분 베네딕트가 레인실을 못 찾는거랑 궤를 같이 하는 거라고 생각함 시청자 입장에서는 왜 소피가 레인실인걸 못 알아보지 싶고 왜 아리민타의 말만 듣고 지레 포기한거냐 싶지만 스스로 만들어낸 한계와 결핍이 눈과 귀를 가려서 진실을 바로 앞에 두고도 보지 못하게 만든거지(비유 아닌 비유)
그래서 두 사람이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소피가 레인실이라는거, 아리민타의 말이 거짓이라는걸 깨닫게 되는거고 베네딕트, 소피 각자의 존재가 비로소 선명해짐 결국 극 속에서 두 사람이 자기 인생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는거!!! 이거 완전 개쩌는 주인공 서사잖아... 감동 미쳤음
그리고 또 연관해서 생각한게 계급차 로맨스라면 사회적 시선이나 현실적인 난관을 극복하는 외부와의 싸움에 집중하기 마련이고, 실제로 파트2 후반에 가족들의 지지와 여왕의 자비로 갈등이 해소되는게 다소 극적으로 느껴져서 불호포인트로 언급되기도 하는데
난 이번 시즌4 서사의 핵심은 "사회에 맞설 용기"보다 "마음을 여는 용기"에 있다고 생각함 단순히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대단하겠지만 큰 감흥 없었을듯 사회적 투쟁을 바라고 보는 드라마도 아니고ㅋㅋ 반면에 내면의 장벽(물론 이건 신분차에서 비롯된 심리적 장벽도 포함됨)을 허물고 온전한 자신을 내보이게 된다? 맛잘알 이게 더 입체적인 성장 아닐까 싶음ㅋㅋ 그래서 드라마도 오히려 신분 차이는 어렵지 않게 해결되도록 했고 베네딕트와 소피가,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가 브리저튼 세계관 안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또 영향을 주고받는지 집중했다고 생각함
난 브리저튼 원작은 안 읽었고 드라마만 매시즌 나올때마다 그냥 오로지 "재미"로만 봤거든 근데 이번 시즌은 좀 더 깊이있는 서사와 캐릭터성 있는거 같아서 이 시리즈를 다시 봤다고 해야 하나 긍정적으로 보게 됐음ㅋㅋ 글이 길어졌지만 걍 휴일동안 열심히 본 감상 공유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