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당신에게 편지를 쓰오.
나는 배운 바가 없어 처음 한 마디를 쓰는 데에도 이리 고됩니다.
때문에 내가 당신에게 처음으로 배운 이야기를 해요.
"인어 공주는 어떻게 되었나요?"
그 답을 나는 반만 알게 된 것 같소.
목소리를 잃은 채 바다를 떠나고 뭍의 사람을 사랑했지만
그건 이루어지지 않는 꿈이었다는 것을.
뭍의 사람은 마음 속에 품은 이가 있었으니
그것은 감히 돌이킬 수도,
꺾을 수도 없는 것이었소.
"동이 틀 때까지 왕자를 죽여라."
"그러면 너는 다시 인어가 된다."
그것은 저주요, 구원이 아니었을테요.
그리하여 기필코 물거품이 된다면,
그것은 스스로 안고 갈 몫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어쩐지 그걸로 끝이 아닐 것만 같아요.
당신이 내게 처음으로 그 이야기를 해 주었고,
벗은 발에 신을 신겨 주었고,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나요.
나는 우리 아가씨의 손 위에 동그라미를 그렸으니까요.
그 때문에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내 핏줄에 바닷물이 흐르는 것처럼,
당신의 몸 속에는 일평생을 앓은 애달픈 이가 있다는 것을 나 이제는 알아요.
왜 모두들 그냥 살아지지가 않는 건지,
이깟 것은 중하지 않다는 듯 몸을 내던지는지
무섭고 독한 눈을 하고서는
그저 부딪히듯 스러지는 이유를
이제는 압니다.
그것을 안 기쁨이 있으니,
혹여라도 나를 위해 서러워 하지는 마오.
당신은 언젠가
애달픈 이의 품에 안기시오.
수미상관 여운 엄청난다... ㅜㅜ
결말이 어떻게 나든 납득 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