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15년 간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홈(Home) 구장이라고 부르는 곳이니까. 집처럼 드나들던 곳에 오랜만에, 약 8개월 만에 왔다. 다만 모든 게 달라졌다. 라커룸도, 몸 푸는 코트도. 그래도 생각보다 덤덤했다. 프로의 세계에선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여자 프로배구 도로공사의 22년차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39) 얘기다.
황연주는 18일 2025~2026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를 위해 수원체육관에 왔다. 2024~2025시즌을 마친 뒤 2010년부터 입어왔던 현대건설 유니폼을 벗고 도로공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처음 수원체육관에 온 것이었다. 올 시즌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1,2라운드 맞대결은 모두 김천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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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원정’ 라커룸으로 향하던 황연주를 만났다. 오랜만에 수원체육관에 온 소회를 묻자 황연주는 “처음으로 원정 라커룸을 쓰고, 경기 전 몸도 오른쪽 코트에서 푸니까 뭔가 어색하긴 했는데, 의외로 생각보다는 덤덤하네요”라며 웃었다.
평소 눈물이 많아 ‘찡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던 황연주에게 ‘의외다. 되게 감상적인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MBTI가 T냐’라고 묻자 “아니요. 저 F인 거 아시잖아요. 근데 이럴 땐 업무적인 ‘T’스러운 면이 나오네요”라고 답했다.
갑작스런 김천행에 황연주는 약 10여년 만에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 시절, 처음엔 숙소생활을 하다가 10여년 전부턴 숙소 근처에 집을 구해 살며 출퇴근했던 황연주였다. 그는 “오랜만에 숙소생활을 하다보니 편한 것도 있고, 불편한 것도 있네요”라면서 “숙소에서 식사도 다 해결할 수 있고, 운동하기에도 편하긴 해요. 근데 아무래도 숙소 생활을 하게 되면 출입 통제도 있잖아요. 이런 건 오랜만에 경험하니까 어색하긴 하네요”라고 답했다.
올 시즌 모마와 황연주가 새로이 가세한 도로공사(승점 35, 13승3패)는 승승장구하며 선두에 올라있다. 비록 이날 2위 현대건설(승점 32, 10승6패)에게 승점 3을 허용해 승점 차가 3까지 좁혀졌지만,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건설을 만날 수도 있겠다’라고 묻자 “그러게요. 확실히 최근에 현대건설이 좋아졌더라고요. 오늘도 그렇고. 챔프전에서 현대건설을 만나게 된다면 그땐 또 남다른 감회가 들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현역 연장을 위해 새로운 둥지를 찾아나선 황연주의 몸 상태는 문제 없다. 비록 제한적인 롤이지만, 최선을 다 하고 있는 황연주다. “언제까지 뛸 진 모르겠지만, 그게 1~2년이 될지라도 현역일 때는 최선을 다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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