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이영택 감독은 "마지막 정지윤이 때리기 전까진 반칙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미들 랠리를 끊을 수 없었다. 그 볼이 터치가 되고, 심판은 그 전 상황을 정상적인 플레이라고 봤다. 우리 벤치에선 포히트라고 보고 (비디오 판독)부저를 누른 거다. 볼 데드 후라서 판독 요청을 받을 수 없다니, 도대체 부저를 언제 누르란 소리냐"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미들 랠리는 V리그가 국제배구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올시즌부터 새롭게 도입한 규정이다. 하지만 이영택 감독 뿐 아니라 외국인 사령탑들 역시 V리그의 미들 랠리 적용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앞서 우리카드-현대캐피탈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고,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도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6일 문제의 규정에 대해 검토했지만, '현재 기조를 유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녀 배구 14개 팀에도 같은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은 프랑스와 일본, 우크라이나, 이란, 체코 등에서 20년 넘게 배구 지도자로 일해온 베테랑이다. 앞서 현대캐피탈전에서도 문제의 4히트 상황을 지켜봤던 그다.
파에스 감독은 "V리그 규정이 그렇다는데, 내가 이야기한다고 바뀌는 게 있겠나"라며 답변을 주저했다. 하지만 '미들랠리는 로컬룰이 많다는 비판을 받던 V리그가 세계배구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도입한 규정'이라는 말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원칙적으로 국제 규정은 최대한 빨리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게 맞다"면서도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9월 기술위원회에서 이미 지금 같은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때 (연맹에선)'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첫 시즌이고, 감독과 수석코치가 소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이해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막상 리그가 시작된 뒤의 현실은 다른 것 같다."
파에스 감독은 "감독이 (상대의)4히트를 예상하고 부저를 누를 순 없지 않나"라며 이영택 감독의 주장에 공감했다.
이어 "4번째 터치가 된 시점이 파울인 건데, 이미 (득점이)선언된 뒤는 판독 신청을 할수 없다고 하니까…폴란드리그처럼 비디오 판독 규정이 조금 다른 경우도 있다"면서도 "국제대회의 경우 비디오판독 요청을 태블릿으로 빠르게 할 수 있다. 8초가 지나면 비디오 판독 요청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다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마틴 블랑코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은 "그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영상을 직접 보진 못했다. 말하기 어렵다"며 고민했다.
그는 "해외리그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다. 원칙적으로 파울이 발생한 순간 바로 중단하고 (판독을)요청하는게 맞다. 심판들도 인간이다. 실수할 수 있다. 우리도 부저를 미처 누르지 못한 사이에 플레이가 이미 끝날 수 있다"면서 "(감독 입장에서)참기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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