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의 미들블로커 듀오 정호영과 박은진이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정관장이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25-23, 22-25, 25-22, 20-25, 15-10)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정관장의 입장에서는 순위 경쟁에서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3위 GS칼텍스가 직전 경기에서 승점 획득에 실패했기 때문에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했다. 다행히 승점 2점을 챙기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정관장이다.
이날 정호영과 박은진은 중앙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양효진-이다현이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서도 호각세로 다투며 결국 팀 승리와 함께 판정승을 거뒀다. 정호영은 64.71%의 공격 성공률로 14점을 올렸고, 박은진은 유효 블록 7개를 만들며 6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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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의 준수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고희진 감독은 약간의 아쉬움을 표했다. 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금 아쉽다. 선수들도 왜 내가 아쉽다고 말하는지를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쉬운 플레이를 하고 나서 탄식만 할 때는 지났다. 이제는 해내야 할 때”라며 정호영과 박은진에게 쓴 소리를 남겼다.
두 선수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정호영이 “원래 당근은 별로 없기 때문에 별 기대는 없다(웃음). 지시사항을 잘 이행 못한 것 같다고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맞는 말”이라며 웃음을 터뜨린 박은진은 “원래 칭찬에 많이 인색하시다(웃음). 언젠가는 우리 팀 미들블로커들 참 잘한다는 칭찬을 감독님이 인터뷰실에서 하실 수 있게 더 열심히 해보겠다”며 유쾌하게 발전을 다짐했다.
경기 도중에도 고 감독은 두 선수에게 열띤 피드백을 건넸다. 코트 위에서 박은진의 손을 끌어 당겨가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을 정도였다. 박은진은 “그럴 때 하시는 얘기는 항상 같은 주문이다. 블로킹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나랑 (정)호영이 중 누가 실수를 해도 다른 한 사람을 끌어당겨서 우리 둘에게 꼭 세트로 전달하신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취재진이 “그래도 같이 혼나면 좀 낫냐”는 질문을 던지자 정호영은 “매는 같이 맞으면 그냥 둘 다 아픈 법”이러며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끝으로 박은진이 두 선수를 대표해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중요한 경기를 자꾸 놓치면서 순위 경쟁에서 어려움이 반복됐다. 지금은 직접적인 경쟁 상대와의 대결이었던 IBK기업은행전에서 승리를 거뒀고, 선두 현대건설까지 잡으면서 지난 시즌보다 좋은 흐름을 탄 것 같다. 우리의 목표는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닌 3위 등극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봄배구를 넘어 3위 자리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정호영과 박은진이라는 든든한 기둥이 지키고 있는 정관장의 중원은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두 선수가 끝까지 지금의 집중력과 의지를 유지하면 대전에도 따뜻한 봄바람은 불어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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