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결정전이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이 우승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그러나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도 포스트 시즌에서 ‘미친’ 한국도로공사를 주저앉힐 수는 없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의 한국도로공사는 그야말로 ‘중꺽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의 표본이었다.
냉정한 프로 세계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는 위로의 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흥국생명 선수들도 모두 알 터. 패자로 남는 것이 씁쓸하겠지만 흥국생명에게 뼈 아플 숫자들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을 정리했다.
■0
없었다.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0%가 100%를 이겼다.
흥국생명은 결국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첫 제물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는 1, 2차전을 지면 우승 확률 0%였지만 이번 시즌 리버스 스윕을 이뤄 낸 한국도로공사 덕분에 내년 시즌부터는 5.9%의 확률을 갖게 된다.
■1
딱 한 번 졌다. 그러나 그 1번이 시즌 최종전이었다는 게 불행하다.
■3
우선 결과적으로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갈랐다고 볼 수 있는 챔피언 결정전 3차전 3세트. 세트 스코어 1대1, 20:15로 앞서며 3세트를 쉽게 세트를 가져올 것으로 보였다. 3세트를 따내면 1, 2차전을 내준 한국도로공사는 시리즈 전체 패배가 눈앞에 아른거렸을 터. 그러나 여기서 흥국생명은 2점을 따내면서 어이없게도 상대에게는 10점을 내줬다. 22:25로 3세트를 충격적으로 내줬다. 3세트에 이어 4세트마저 지면서 상대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3세트의 저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챔피언 결정전 4차전까지 2승 2패, 세트 스코어 1대1로 맞선 5차전 3세트. 이번에는 더 참혹했다. 23:19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언가에 홀린 듯했다. 잇따른 범실과 상대 공격 성공으로 한점도 못 따고 내리 6점을 헌납하며 23:25로 뒤집혔다.
시즌 중 초유의 감독, 단장 동반 경질과 그로 인한 ‘감대대’ 시절에도 한 번도 없었던 3연패를 당한 시점도 아쉽다. 이번 시즌 41경기(정규리그 36경기, 챔피언 결정전 5경기)를 치르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록한 3연패가 하필 챔피언 결정 3,4,5차전이기에 더 뼈 아프다.
■10
연경신, 배구 여제, 갓연경 등 배구와 관련된 최고의 수식어를 동원해도 모자랄 김연경의 등번호. 챔피언 결정전 5경기 동안 120점(26-18-22-24-30)을 올렸지만,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능력은 여전했다. 때로는 과장된 몸놀림, 때로는 미간을 좁히며 인상을 써가며 리더로써 동료들의 투지를 북돋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완성형 선수로서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투혼을 불살랐지만, 우승컵은 들 수 없었다.
■100
결과적으로 그 100%의 확률은 책임감 또는 자신감이 아니라 부담감이 된 듯하다. 챔피언 결정전 3차전 3세트 막판부터 이기고 있어도 왠지 뭔가에 쫓기듯 조급하고, 주저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5차전 5세트 들어 몸놀림이 특히 더 비교됐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즐기며 달려드는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에 비해 부담감에 근육이 경직되고 그러다 보니 더 체력이 바닥난 듯 보였다.
■그 밖의 숫자들
흥국생명에 아쉬운 숫자라기보다는 의미 있는 숫자를 살펴보면 우선 158(2시간 38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5차전의 소요 시간이다. 이는 V-리그 여자부 포스트 시즌 최장 경기 시간 기록이다.
또 하나의 뜻깊은 숫자는 3.4. 이 숫자는 챔피언 결정 5차전 시청률. 명승부였던 5차전에 대한 지표 중 하나로 3.4%는 역대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 케이블 가구 기준)이다.
또 26,447도 기분좋은 숫자다. 이는 챔피언 결정전 5경기의 총 관중 수를 나타낸다.
1위 팀 흥국생명의 홈 코트인 인천 삼산체육관에서는 1, 2, 5차전 세 경기 동안 총 17,697명(5,464명-6,108명-6,125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또 3, 4차전(각 4,375명)이 열린 김천 실내체육관에는 총 8,750명의 관중이 직관했다. 명승부만큼 챔피언 결정전 1경기당 평균 5,289명의 역대급으로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http://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94710
냉정한 프로 세계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는 위로의 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흥국생명 선수들도 모두 알 터. 패자로 남는 것이 씁쓸하겠지만 흥국생명에게 뼈 아플 숫자들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을 정리했다.
■0
없었다.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0%가 100%를 이겼다.
흥국생명은 결국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첫 제물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는 1, 2차전을 지면 우승 확률 0%였지만 이번 시즌 리버스 스윕을 이뤄 낸 한국도로공사 덕분에 내년 시즌부터는 5.9%의 확률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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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 졌다. 그러나 그 1번이 시즌 최종전이었다는 게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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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결과적으로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갈랐다고 볼 수 있는 챔피언 결정전 3차전 3세트. 세트 스코어 1대1, 20:15로 앞서며 3세트를 쉽게 세트를 가져올 것으로 보였다. 3세트를 따내면 1, 2차전을 내준 한국도로공사는 시리즈 전체 패배가 눈앞에 아른거렸을 터. 그러나 여기서 흥국생명은 2점을 따내면서 어이없게도 상대에게는 10점을 내줬다. 22:25로 3세트를 충격적으로 내줬다. 3세트에 이어 4세트마저 지면서 상대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3세트의 저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챔피언 결정전 4차전까지 2승 2패, 세트 스코어 1대1로 맞선 5차전 3세트. 이번에는 더 참혹했다. 23:19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언가에 홀린 듯했다. 잇따른 범실과 상대 공격 성공으로 한점도 못 따고 내리 6점을 헌납하며 23:25로 뒤집혔다.
시즌 중 초유의 감독, 단장 동반 경질과 그로 인한 ‘감대대’ 시절에도 한 번도 없었던 3연패를 당한 시점도 아쉽다. 이번 시즌 41경기(정규리그 36경기, 챔피언 결정전 5경기)를 치르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록한 3연패가 하필 챔피언 결정 3,4,5차전이기에 더 뼈 아프다.
■10
연경신, 배구 여제, 갓연경 등 배구와 관련된 최고의 수식어를 동원해도 모자랄 김연경의 등번호. 챔피언 결정전 5경기 동안 120점(26-18-22-24-30)을 올렸지만,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능력은 여전했다. 때로는 과장된 몸놀림, 때로는 미간을 좁히며 인상을 써가며 리더로써 동료들의 투지를 북돋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완성형 선수로서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투혼을 불살랐지만, 우승컵은 들 수 없었다.
■100
결과적으로 그 100%의 확률은 책임감 또는 자신감이 아니라 부담감이 된 듯하다. 챔피언 결정전 3차전 3세트 막판부터 이기고 있어도 왠지 뭔가에 쫓기듯 조급하고, 주저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5차전 5세트 들어 몸놀림이 특히 더 비교됐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즐기며 달려드는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에 비해 부담감에 근육이 경직되고 그러다 보니 더 체력이 바닥난 듯 보였다.
■그 밖의 숫자들
흥국생명에 아쉬운 숫자라기보다는 의미 있는 숫자를 살펴보면 우선 158(2시간 38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5차전의 소요 시간이다. 이는 V-리그 여자부 포스트 시즌 최장 경기 시간 기록이다.
또 하나의 뜻깊은 숫자는 3.4. 이 숫자는 챔피언 결정 5차전 시청률. 명승부였던 5차전에 대한 지표 중 하나로 3.4%는 역대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 케이블 가구 기준)이다.
또 26,447도 기분좋은 숫자다. 이는 챔피언 결정전 5경기의 총 관중 수를 나타낸다.
1위 팀 흥국생명의 홈 코트인 인천 삼산체육관에서는 1, 2, 5차전 세 경기 동안 총 17,697명(5,464명-6,108명-6,125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또 3, 4차전(각 4,375명)이 열린 김천 실내체육관에는 총 8,750명의 관중이 직관했다. 명승부만큼 챔피언 결정전 1경기당 평균 5,289명의 역대급으로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http://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94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