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여배) 도쿄올림픽 영광에서 멀어진 VNL을 보며 [한유미의 배구생각]
2,406 21
2022.07.25 09:06
2,406 21
첫 칼럼에서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을 중계하면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불과 1년 전 우리는 도쿄올림픽에서의 성공에 심취하고 감격했다. 선수들의 땀과 의지가 만든 성과였다.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쟁 속에서 4강에 도달한 한국 여자배구는 그렇게 대중적 인기를 구가했다. 김연경뿐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셀럽’이 되어 구름 관중을 몰고다녔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한국 여자배구는 VNL에서 12연패를 당하는 현실과 직면했다. 12경기에서 단 세 세트만 따내는 졸전을 반복했다. 해볼 만하다고 봤던 태국이나 캐나다 등에도 완패를 당했다. 중계를 하면서도 마음이 복잡해졌다. 불과 1년 만에 한국 여자배구는 왜 이렇게 됐을까.

당장 김연경과 양효진의 부재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여자배구를 지탱하는 두 선수는 도쿄올림픽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팀의 기둥이었다. 이들이 빠진 대표팀의 전력 하락은 불가피했다. 문제는 두 선수는 대표팀에서 은퇴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여자배구는 김연경과 양효진 없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내가 대표팀에 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김연경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었다. 한 두 명이 빠져도 당시엔 역할을 분담해 공백을 메웠다. 당연히 김연경이 있을 때 전력이 나았지만 없다 해서 아예 무너지거나 포기하지는 않았다. 지금 대표팀도 김연경 없는 팀에 적응해야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해결사가 부족해도 더 끈기 있게 하면 상대는 지치기도 했다. 결국 노력과 마인드의 차이다. 이번 VNL만 봐도 많은 팀들이 최정예로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꼭 우리만 김연경이 없다 해서 급격하게 떨어질 이유가 없다.

선수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을 것이다. 선수 출신으로 그들이 성의 없이 경기에 나섰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VNL을 계기로 선수들이 세계의 현실을 인식하고 더 노력하길 바란다. 여자프로배구가 출범한지도 이제 17년이 지났다. 프로마인드 이상의 태도와 자세가 필요하다.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을 만드는 동시에 구체적인 개인의 목표를 정해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김연경은 비시즌 미국에서 사비를 들여 몸을 만들었다. 우리 선수들도 이제 그 정도의 마음으로 프로팀, 대표팀에 임해야 한다.

코트 밖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도쿄올림픽의 영광을 뒤로 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VNL을 통해 봐야 한다.

당장 유소년 교육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제2의 김연경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대해서도 안 된다. 로또 당첨을 기다리며 일을 아예 안 하는 것과 다름 없다. 그렇다면 전체의 상향평준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을 더 탄탄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 여자배구는 ‘역피라미드’처럼 서 있다. 프로팀이 7개나 되지만 초중고 인프라가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 예전부터 지적됐던 문제인데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 교육 방침으로 인해 개선이 어렵다면 프로팀에서 직접 나서는 것은 어떨까. 프로축구에서는 팀이 무조건 유소년 팀을 운영해야 한다고 한다. 직접 선수를 키워 쓰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제도인데 단점도 있지만 뚜렷한 장점이 많아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안다. 대한민국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 각 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각자도생할 길을 찾는 게 아니라 공생할 방법을 모색해야 도쿄올림픽에서의 영광을 언젠가는 재현할 수 있을 것 같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468&aid=0000867938
목록 스크랩 (0)
댓글 2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드라마이벤트] 고현정, 스타 제작자 해임!? 지니TV 월화 드라마 <나미브> 1-2회 선공개 특별 시사회 초대 이벤트 17 00:02 1,951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4,005,23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795,07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145,457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517,738
공지 알림/결과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일정🏆 9 09.03 12,413
공지 알림/결과 🏐23-24시즌 배구방 인구조사 결과🏐 20 02.04 42,610
공지 알림/결과 🏐22-23시즌 배구방 인구조사 결과🏐 44 22.12.12 63,219
모든 공지 확인하기()
817 스퀘어 여배) 송강호, 여자 배구 '아기자기' 발언 사과 "잘못된 단어 선택" 16 12.02 1,233
816 스퀘어 여배) [오피셜] 도로공사, 바티스타 대체 선수로 타나차 재영입 "韓 다시 오고 싶었는데 기회 주어져 기쁘다" 10 12.02 1,046
815 스퀘어 여배) GS칼텍스 실바, 와일러 메디컬리포트 18 11.29 797
814 스퀘어 여배) 24-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순위 10 11.12 876
813 스퀘어 여배) '5연패' 도로공사의 한숨, "새 아시아쿼터, 12월에나 결정 날 듯" [IS 장충] 3 11.10 253
812 스퀘어 여배) 조혜정 전 GS 감독 별세…"배구야, 너를 만나 즐겁고 행복했어" 9 10.30 1,145
811 스퀘어 여배) 페퍼 자비치 교체 3 10.29 1,190
810 스퀘어 여배) [배구인] 마스터 차 vs 강소휘 2 10.21 595
809 스퀘어 여배) 24-25시즌 경기 일정 4 10.21 779
808 스퀘어 여배) 24/25시즌 배구경기장 원정석 정리 4 10.20 643
807 스퀘어 여배) 여자부 신인드래프트 신청자 명단 2 08.20 822
806 스퀘어 여배) 미국 LOVB 리그 2025/1/8 ~ 4월 중순 07.19 605
805 스퀘어 여배) 유럽 전지훈련 소집 명단 13 07.15 1,844
804 스퀘어 여배) 24-25시즌 여자부 보수 TOP 10 7 07.01 1,616
803 스퀘어 여배) V리그 신인왕도 출전합니다. U-20여자배구 대표팀 아시아선수권 출사표(빙고맨) 1 06.27 695
802 스퀘어 여배) avc u20 대표팀 단체사진 1 06.25 952
801 스퀘어 여배) V리그 女선수들, 실업배구팀으로 12명 대거 이동 9 06.20 2,390
800 스퀘어 여배) 240613 프랑스전 공식사진 1 06.13 780
799 스퀘어 여배) 240613 프랑스전 공식기록지 2 06.13 763
798 스퀘어 여배) 연느님 유느님 그리고 이광수 4 06.08 1,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