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sports/volleyball/article/056/0011040557
■ ‘내가 나라를 팔아먹었나…’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에서 아쉬운 준우승으로 도드람 2020-2021 V리그를 마치고 한 달여 만에 기자를 만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재영-이다영 선수 학교폭력 폭로가 나오고 뒤이어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을 때 근거 없이 떠도는 말과 무성한 의혹 제기에 힘들면서도 경기를 하고, 기자회견을 빠짐없이 나서야 했을 때, 내가 나라를 팔아먹었나 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계속 계속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텼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텼나 싶더라고요.”
(중략)
■ 겨울옷마다 진통제가 후두두…몽유병처럼 끝없이 걸었다.
“제가 지도자로 7번째 시즌을 보냈는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을 통틀어서 가장 길었고 힘든 시즌이었어요. 경기력으로 흔들리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겠는데 이건 외부 요인으로 팀이 휘청이니까 고통스러웠죠.”
“당시는 정말 선수들이 있으니까 눈물이 나도 꾹 참고 코트에 나갔죠. 굳게 마음 다잡았죠. 선수들도 힘든 상황을 견디고 이겨나가는데 제가 어떻게든 책임져야죠. 감독이니까. 리그를 다 마치는 게 제 책임이다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텼는지 몰랐는데 최근에 겨울에 입었던 옷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는데 옷마다 주머니에서 진통제가 후두두 떨어지더라고요. 두통 때문에 약을 항상 먹고 경기에 나갔죠.”
두통은 종일 이어졌다고.
“저희 구단 숙소 건물 뒤에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있어요. 거기를 계속 걸었죠. 잠을 못 자서 괴로우니까 걷고 또 걷고. 새벽이 될 때까지 걷다가 야간 순찰하시던 직원이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제가 몽유병 환자처럼 돌아다니니까요.”
■ 흔들릴 때 잡아준 ‘감사의 방’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고 준우승했지만, 마지막 3차전 세트 스코어 3대 2의 접전을 펼친 데에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박미희 감독은 지난 시즌을 견뎌낸 선수들에게 진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연경이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어떻게든 한 점이라도 올리려고 하고. 훈련 때에도 높은 집중력을 보일 때 정말 고마워서 뭉클했습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학폭 논란으로 팀을 떠나고 전력이 약해져 힘이 부쳤을 때에도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나설 수 있었던 건 ‘감사의 방’이라는 전체 채팅 방 역할이 컸다고 박미희 감독은 귀띔했다.
“서로 어수선하니까 저희가 감사의 방을 하나 만들었죠. 특별하고 거창한 감사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들을 선수들도 남기고 저도 남기고. 어떤 선수는 ‘오늘 좋아하는 반찬이 나온 저녁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 어떤 선수는 ‘오늘 커피가 맛있었어요.’라고 하고.”
■ 과거는 과거, 새 시즌에는 다를 것!
지난 시즌 시작 전에 준비한 것이 많아서 통합 우승도 하고 싶었다는 박미희 감독은 3월 30일 챔피언 결정 3차전을 끝내고 아쉬웠던 시즌을 ‘과거’로 보냈다.
누구한테라도 위로받고 싶었던 시즌. 사람과 말, 글로 받은 상처가 너무 많아 치유를 꼭 하고 싶다고 시즌 마지막 기자회견을 마친 박미희 감독은 한결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
지난달 강원 태백에서 열린 전국남녀 중고 배구대회를 시작으로 최근엔 전국남녀 종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충북 제천을 찾아 선수 발굴에 바쁘게 움직였다. 외국인 선수 선발도 완료했다.
이제부터 국내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단 구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잔류가 확정되지 않은 김연경이 변수.
흥국생명 구단은 시즌 종료 뒤 김연경과 한 차례 만났다. 국가대표팀 훈련 중인 김연경이 네이션스 리그를 마치고 돌아오는 6월 중순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은 지났다. 과거의 일이다. 악재를 넘고 일어선 박미희 감독이 지난 시즌 초반보다 더욱 화려하고 더욱 강해진 흥국생명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 ‘내가 나라를 팔아먹었나…’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에서 아쉬운 준우승으로 도드람 2020-2021 V리그를 마치고 한 달여 만에 기자를 만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재영-이다영 선수 학교폭력 폭로가 나오고 뒤이어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을 때 근거 없이 떠도는 말과 무성한 의혹 제기에 힘들면서도 경기를 하고, 기자회견을 빠짐없이 나서야 했을 때, 내가 나라를 팔아먹었나 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계속 계속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텼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텼나 싶더라고요.”
(중략)
■ 겨울옷마다 진통제가 후두두…몽유병처럼 끝없이 걸었다.
“제가 지도자로 7번째 시즌을 보냈는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을 통틀어서 가장 길었고 힘든 시즌이었어요. 경기력으로 흔들리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겠는데 이건 외부 요인으로 팀이 휘청이니까 고통스러웠죠.”
“당시는 정말 선수들이 있으니까 눈물이 나도 꾹 참고 코트에 나갔죠. 굳게 마음 다잡았죠. 선수들도 힘든 상황을 견디고 이겨나가는데 제가 어떻게든 책임져야죠. 감독이니까. 리그를 다 마치는 게 제 책임이다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텼는지 몰랐는데 최근에 겨울에 입었던 옷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는데 옷마다 주머니에서 진통제가 후두두 떨어지더라고요. 두통 때문에 약을 항상 먹고 경기에 나갔죠.”
두통은 종일 이어졌다고.
“저희 구단 숙소 건물 뒤에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있어요. 거기를 계속 걸었죠. 잠을 못 자서 괴로우니까 걷고 또 걷고. 새벽이 될 때까지 걷다가 야간 순찰하시던 직원이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제가 몽유병 환자처럼 돌아다니니까요.”
■ 흔들릴 때 잡아준 ‘감사의 방’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고 준우승했지만, 마지막 3차전 세트 스코어 3대 2의 접전을 펼친 데에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박미희 감독은 지난 시즌을 견뎌낸 선수들에게 진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연경이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어떻게든 한 점이라도 올리려고 하고. 훈련 때에도 높은 집중력을 보일 때 정말 고마워서 뭉클했습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학폭 논란으로 팀을 떠나고 전력이 약해져 힘이 부쳤을 때에도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나설 수 있었던 건 ‘감사의 방’이라는 전체 채팅 방 역할이 컸다고 박미희 감독은 귀띔했다.
“서로 어수선하니까 저희가 감사의 방을 하나 만들었죠. 특별하고 거창한 감사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들을 선수들도 남기고 저도 남기고. 어떤 선수는 ‘오늘 좋아하는 반찬이 나온 저녁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 어떤 선수는 ‘오늘 커피가 맛있었어요.’라고 하고.”
■ 과거는 과거, 새 시즌에는 다를 것!
지난 시즌 시작 전에 준비한 것이 많아서 통합 우승도 하고 싶었다는 박미희 감독은 3월 30일 챔피언 결정 3차전을 끝내고 아쉬웠던 시즌을 ‘과거’로 보냈다.
누구한테라도 위로받고 싶었던 시즌. 사람과 말, 글로 받은 상처가 너무 많아 치유를 꼭 하고 싶다고 시즌 마지막 기자회견을 마친 박미희 감독은 한결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
지난달 강원 태백에서 열린 전국남녀 중고 배구대회를 시작으로 최근엔 전국남녀 종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충북 제천을 찾아 선수 발굴에 바쁘게 움직였다. 외국인 선수 선발도 완료했다.
이제부터 국내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단 구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잔류가 확정되지 않은 김연경이 변수.
흥국생명 구단은 시즌 종료 뒤 김연경과 한 차례 만났다. 국가대표팀 훈련 중인 김연경이 네이션스 리그를 마치고 돌아오는 6월 중순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은 지났다. 과거의 일이다. 악재를 넘고 일어선 박미희 감독이 지난 시즌 초반보다 더욱 화려하고 더욱 강해진 흥국생명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